화장실 '자위' 신고하려다 오히려 성범죄자 된다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화장실 '자위' 신고하려다 오히려 성범죄자 된다

2026. 03. 30 18:04 작성
조연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yj.jo@lawtalknews.co.kr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정의감'에 켠 카메라가 족쇄로

'조용히 하면 괜찮다'의 함정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화장실 칸막이 안에서 벌어진 '혼자만의 시간'.


법적으로 문제가 될까?


법률 전문가들은 '공연성'이 없어 처벌이 어렵다고 본다. 하지만 진짜 법적 함정은 따로 있다.


이 장면을 신고하겠다며 스마트폰으로 촬영하는 순간, 행위자가 아닌 촬영자가 돌이킬 수 없는 성범죄자가 될 수 있다고 법조계는 강력히 경고한다.


닫힌 문 안의 행위, '공연음란죄'는 아니다?

남자 화장실 변기 칸에 들어가 문을 잠그고 조용히 자위행위를 하는 경우, 법적 처벌을 받을까?


형법 제245조가 규정하는 공연음란죄가 되려면 '불특정 또는 다수인이 인식할 수 있는 상태', 즉 '공연성'이 핵심 요건이다.


판례는 문을 열어두거나(수원지방법원 2020. 03. 31 선고 2019고단5450 판결), 외부에서 보이는 장소(수원지방법원 안양지원 2023. 4. 19. 선고 2022고단2147 판결)에서 한 행위에만 공연성을 인정했다.


안준표 변호사(법무법인 유한 바른길)는 "칸 안에서 문 닫고, 밖에서 전혀 보이지 않고, 소리도 안 나서 현실적으로 타인이 인식할 수 없는 상태라면 원칙적으로 공연성 인정이 어려워 처벌 가능성이 낮다고 보게 됩니다"라고 설명했다.


즉, 굳게 닫힌 화장실 칸 안은 사적인 공간으로 간주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하지만 안 변호사는 "한국 화장실 구조상 문틈·벽 위로 보이는 경우, 일부러 소리를 내는 경우 등이라면 공연성·추행죄가 문제 될 수 있어, 조용히만 하면 합법이라고 단정하긴 어렵고 항상 위험 부담은 본인이 지는 구조입니다"라고 덧붙이며 섣부른 판단을 경계했다.


정의 구현 위해 폰 들었다간…오히려 '몰카범' 낙인

문제는 그 다음이다.


화장실에서 부적절한 행위를 목격하고 이를 신고할 증거를 남기기 위해 스마트폰 카메라를 켜는 순간, 상황은 180도 역전된다.


행위자가 아닌 촬영자가 성범죄자로 전락할 수 있다.


성폭력처벌법 제14조(카메라등이용촬영죄)는 성적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타인의 신체를 그 의사에 반하여 촬영할 경우 처벌한다고 규정한다.


자위행위 장면은 명백히 이에 해당하며, 화장실 변기 칸은 사생활이 보호되어야 할 공간이다.


안준표 변호사는 "반대로, 그 장면을 휴대폰으로 몰래 촬영하는 사람은 거의 확실히 문제가 됩니다"라고 단언했다.


그는 "상대방 동의 없이 화장실에서 성기·하체를 촬영하면, 신고 목적이라 주장해도 통상 성폭력처벌법상 카메라등이용촬영죄 대상으로 보고, 그 범죄 성립 여부를 두고 수사를 받게 됩니다"라고 경고했다.


범죄 증거 수집 목적의 촬영이 '정당행위'로 인정받으려면 다른 증거 확보 수단이 없고, 촬영이 최소한에 그치는 등 매우 엄격한 요건을 충족해야 해 사실상 인정받기 어렵다.


안 변호사는 "증거가 필요하면 경찰을 바로 부르는 것이지, 직접 찍는 건 매우 위험한 대응입니다"라고 재차 강조했다.

나만 모르는 일상 법률 상식, 매일 아침 배달해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