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개월째 감감무소식" 나도 모르게 보험사기범 되나
"5개월째 감감무소식" 나도 모르게 보험사기범 되나
병원이 기록 잘못했는데… 끝없는 보완수사에 피 말리는 시민

실제 치료를 받고 입원한 시민이 의사의 허락을 받은 외출과 자신도 모르는 병원의 기록 오류로 보험사기 혐의를 받았다. / AI 생성 이미지이미지 생성 요청은 앞의
실제 치료를 받고 입원했지만 경찰은 '보험사기' 혐의를 적용해 사건을 검찰에 넘겼다. 하지만 '보완수사 요구' 통보 이후 5개월째 아무런 소식이 없는 상황.
의사의 허락을 받은 외출과 자신도 몰랐던 병원의 기록 오류가 족쇄가 될까? 기약 없는 기다림에 애타는 시민의 사연과 법률 전문가들의 조언을 들어봤다.
병원 믿고 입원했을 뿐인데…날벼락 맞은 보험사기 혐의
평범한 시민 A씨에게 경찰서 출석 요구서가 날아든 것은 몇 달 전의 일이다. 혐의는 '보험사기'. 다른 병원에서 시술을 받고 회복을 위해 집과 가까운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았던 A씨는 혐의를 완강히 부인했다.
경찰이 문제 삼은 것은 두 가지였다. 입원 기간 3주 동안 두 차례 외출한 사실과, 병원이 실제로는 주사를 처치하고도 서류상으로는 도수치료 등을 한 것처럼 기록을 다르게 기재했다는 점이었다.
A씨는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는 "외출은 의사의 허락과 납득할만한 이유도 있었고, 기록을 다르게 한 걸 몰랐다"며 "주사 같은 건 보험으로 다 보장받기 때문에 병원에서 다르게 청구 안 했어도 문제가 없다는 이유로 혐의를 부정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경찰은 A씨의 사건을 검찰로 송치했고, 검찰은 다시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했다. 그로부터 5개월, A씨의 시간은 멈춰 섰다. A씨는 "사건 진행이 어떻게 되는지도 모르겠고 알 수 있는 방법이 없으니 너무 심적으로 부담이 크다"며 고통을 토로했다.
5개월째 멈춘 사건, 원래 이렇게 오래 걸리나?
A씨의 사례처럼 보완수사 절차가 기약 없이 길어지는 경우는 드물지 않다. 한 변호사는 "보험사기와 관련된 사건은 종종 복잡하고 여러 관련자들이 엮여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추가 조사가 필요한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법률사무소 가온길의 백지은 변호사 역시 "보험사기 사건은 의료감정 등 수사절차가 비교적 오래 걸리는 편"이라고 덧붙였다.
수사 지연만큼이나 당사자를 불안하게 하는 것은 '깜깜이' 진행 상황이다. 형사사법포털에 사건 진행 상황이 즉각 반영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이럴 때 직접 수사기관에 문의하는 방법을 추천한다.
법률사무소 인도의 안병찬 변호사는 "제일 정확한 것은 담당 수사관에게 연락해 알아보는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법무법인 베테랑의 김재헌 변호사는 "관할 경찰서나 검찰청에 직접 문의해 사건번호를 통해 확인하거나, 변호인을 선임하여 공식적으로 진행 상황을 확인하도록 요청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고의성' 입증이 관건…무혐의 가능성은?
결국 이 사건의 핵심은 A씨에게 보험금을 편취하려는 '고의'가 있었는지를 입증하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A씨가 혐의를 벗을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본다.
김경태 법률사무소의 김경태 변호사는 "실제 시술을 받으셨고, 외출도 의사의 정당한 허가 하에 이루어졌으며, 진료기록의 불일치에 대해서도 인지하지 못하셨다는 점 등이 주요 방어 근거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A씨가 받은 주사 치료가 원래 보험 적용 대상이었다면, 부당하게 이득을 취하려는 의도가 없었음을 보여주는 강력한 증거가 될 수 있다.
법원은 환자가 병원의 허위 기록 작성을 알지 못한 상태에서 보험금을 청구했다면 기망의 고의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본다.
수사 장기화가 오히려 A씨에게 유리한 신호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경태 변호사는 "보완수사가 장기화되는 것은 수사기관이 혐의를 입증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의미일 수 있다"며 "불기소 처분의 가능성도 있다고 판단된다"고 전망했다.
다만 라미 법률사무소 이희범 변호사는 "보험사기의 경우 미필적 고의라도 인정되면 쉽게 벌금형 이상의 처분이 나온다"고 경고하며, 수사 단계부터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것을 권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