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위 사실 게시만으로도 ‘사이버 명예훼손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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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위 사실 게시만으로도 ‘사이버 명예훼손죄’?

2019. 09. 06 14:55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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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의 사회적 가치나 평가를 침해했을 때라야 명예훼손죄 성립"

이미지 출처:셔터스톡

A씨는 자신에 대한 '허위 사실'을 온라인에 지속적으로 올리는 사람 때문에 큰 스트레스를 받고 있습니다. 자기와 나눈 대화 내용에 추측을 보태 이야기를 만들어 퍼트리고 있습니다. A씨는 이 사람이 쓴 글의 내용이 사실이 아닌 부분이 너무 많은데, 일부 사실과 그것을 부풀린 허위 사실을 함께 퍼뜨리는 것도 사이버 명예훼손으로 고소 가능한지 물었습니다.
B씨는 전 여자친구가 바람을 피워 다투고 헤어졌습니다. 그런데 이들이 헤어진지 2시간쯤 지나자 누군가가 B씨와 전 여자친구를 헤어지는 장면을 담은 CCTV 사진을 인터넷에 올렸습니다. B씨와 함께 일하는 동료들이 이 글을 읽었고, B씨를 잘 모르는 사람들조차 이 글을 보고 그를 놀렸습니다. B씨는 “명예훼손과 모욕죄로 고소하고 싶다”고 했습니다.


요즘 ‘대한민국은 명예훼손·모욕죄 전성시대’라는 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다툼이 많아지고 말이 많아지면서 일어나는 현상으로 보입니다. 인터넷과 스마트폰 사용이 보편화 되면서 특히 정보통신망을 이용한 사이버 명예훼손이 급속히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온라인 공간에서의 ‘사이버 명예훼손’ 사건은 최근 4년 사이 2배 가까이 증가했습니다. 대검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사이버 명예훼손으로 접수된 사건은 1만 4661건으로 2014년 7447건에 비해 94% 급증했습니다.


사이버 명예훼손은 보이지 않는 사이버 공간에서 이루어지다 보니 별로 죄의식도 느끼지 못한 채 개인적 생각이나 기분을 여과 없이 표출해 저질러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지나가는 말로 한마디 툭 던졌다가 범법행위로 처벌받는 일도 있습니다.


별생각 없이 몇 자 끄적였다가 무거운 처벌을 받을 수 있는 게 사이버 명예훼손입니다. SNS 게시물과 댓글 등을 통해 빠르게 전파되고 파괴력이 큰 데 반해 피해 복구가 어려워 최대 형량이 징역 7년으로 무겁습니다.


명예훼손은 사실을 적시하든, 허위 사실을 적시하든 이를 통해 타인의 명예를 훼손시켰다면 모두 처벌을 받도록 돼 있습니다.

비방할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통해 이루어지는 범죄…사이버 명예훼손

사이버 명예훼손죄는 2001년 7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 개정되면서 신설됐습니다. 이때부터 명예훼손죄가 이용 매체에 따라 나눠집니다. 컴퓨터 스마트폰 등 정보통신매체를 이용해 이루어진 경우(사이버 명예훼손)는 정보통신망법을, 그 외 말이나 종이 등에 기재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 경우는 형법을 적용했습니다.


사람을 비방할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통해 공공연하게 사실이나 거짓의 사실을 드러내 타인의 명예를 훼손한 사람에게는 사이버 명예훼손죄가 적용됩니다.


내용 중에서 특별히 ‘비방할 목적으로’ 행한다는 것과 ‘정보통신망을 통해 이루어진다’는 두 가지가 형법상 명예훼손과 다릅니다.


사이버 명예훼손 중에서도 ‘사실을 드러내어’ 명예훼손을 한 사람에 대해서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이 주어지고, ‘거짓의 사실을 드러내’ 다른 사람 명예를 훼손한 사람은 7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합니다.


이는 형법이 적용되는 명예훼손죄에 비해 훨씬 무거운 처벌입니다. 여기서는 △공연히 사실을 적시하여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자는 2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고 △공연히 허위의 사실을 적시하여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형법 제307조)고 돼 있습니다.


대법원, ‘피해자의 사회적 가치나 평가를 침해했을 때라야 명예훼손죄’

법률사무소 태서의 한지선 변호사는 A씨의 사례와 관련 “가해자가 여러 가지 정황을 바탕으로 추정한 내용을 마치 사실인 것처럼 제3자에게 발언했다면 ‘허위 사실 적시 명예훼손’에 해당될 수 있다”고 답변했습니다.


법률사무소 필승의 김준환 변호사는 그러나 “상대방이 A씨에 대한 허위의 사실을 게시한 것만으로는 명예훼손죄가 성립되는지 여부를 판단할 수 없다”고 말합니다.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명예훼손죄가 성립되려면 ‘피해자의 사회적 가치나 평가를 침해할 수 있는 내용이어야’ 하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김 변호사는 “따라서 허위 사실을 게시했다고 모두 명예훼손죄가 성립되는 것은 아니며, 해당 내용이 대법원 판례의 기준에 부합하는지, 경찰, 검찰, 법원의 실무상 처벌되는 명예훼손죄 수위에 해당되는 지 등에 대한 종합적 검토가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그는 “만일 상대방이 작성한 내용이 A씨의 사회적 가치나 평가를 침해할 수 있는 구체적 사실이거나 구체적 허위의 사실이라면 이는 명예훼손죄에 해당될 수 있으므로 고소 가능하고, 상대방이 만일 A씨에 대해 욕설, 심한 성적 비하 등의 발언을 하였다면 이는 모욕죄에 해당될 수 있으므로 이 또한 고소 가능하다”고 조언했습니다.


법무법인 지후의 민태호 변호사는 B씨 상담사례에 대해 “해당 글의 내용이 허위 사실로서 비방의 목적을 갖거나, 아니면 사실이면서 B씨의 인격적 가치를 훼손시켰다면 명예훼손이나 모욕죄로 고소가 가능하다”고 답변했습니다. 아울러 그 글에 댓글을 작성한 사람들에 대해서도, 그 내용이 이와 유사하다면 별도 고소가 가능하다고 그는 말합니다.


법률사무소 명재의 최한겨레 변호사는 “글을 직접 봐야 정확한 판단이 가능하겠지만, B씨를 특정할 수 있고 주변인들이 B씨 얘기인 것을 알 수 있는 글이라면 공연성이 인정되어 명예훼손 또는 모욕죄 성립이 가능할 것”이라며 “사실인지 허위인지 여부에 따라 사실적시 명예훼손죄 또는 허위사실적시 명예훼손죄에 해당하게 된다”고 했습니다.


김기윤 법률사무소의 김기윤 변호사는 “해당 글의 내용이 인격적 가치를 훼손하는 구체적 사실 혹은 허위 사실의 적시라면 명예훼손죄가, 이에 이르지는 않고 추상적 가치 판단이나 경멸적 감정 표현 정도의 내용이라면 모욕죄가 성립할 수 있다”며 “이 사안의 경우 공연성과 전파성이 인정될 것으로 보이므로 그 글을 통해 피해자가 특정된다면 명예훼손이나 모욕죄가 성립될 것 같다”고 말합니다.

명예훼손죄와 모욕죄 차이점은?

대법원 판례는 명예훼손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공연성과 특정성이라는 요건 외에, 해당 내용이 피해자의 사회적 가치나 평가를 침해할 가능성이 있는 것이어야 한다고 돼 있습니다.


또 모욕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공연성, 특정성이라는 요건 외에 해당 내용이 추상적 가치판단 또는 경멸적 감정의 표현이어야 하며, 상대방의 외부적 명예를 훼손시킬 수 있는 내용이어야 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경찰 검찰 법원의 실무에서 모욕죄는 욕설이나 외모비하, 성적 비하 발언을 한 경우에 성립되는 경향이 있으며, 명예훼손죄는 대법원 판례의 취지대로 피해자의 사회적 평가나 가치를 저해시킬 수 있을 정도의 내용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에 적용하는 경향을 나타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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