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살 중 어금니 '박살'...법원 "스포츠에도 '선'이 있다"
풋살 중 어금니 '박살'...법원 "스포츠에도 '선'이 있다"
'안전배려의무' 위반 시 손해배상 책임... 법조계 "사회적 상당성 넘었다"

풋살 경기 중 헤딩을 시도하던 선수가 뒤에서 달려든 수비수에게 턱을 받혀 어금니가 부러졌다. / AI 생성 이미지
풋살 경기 중 헤딩을 시도하다 뒤에서 뛰어든 수비수에게 턱을 받혀 어금니가 부러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피해자는 예측 불가능한 공격이었다고 호소했다.
법조계는 운동 경기 중이라도 '안전배려의무'를 위반한 사회적 상당성을 벗어난 행위는 명백한 불법행위라며, 손해배상 청구가 가능하다는 일치된 견해를 내놓았다.
"골문 앞 헤딩 순간, 등 뒤에서 날아온 비정한 박치기"
평범한 풋살 경기는 한순간에 악몽이 됐다. A씨는 팀의 패스를 받아 골문 앞으로 쇄도, 헤딩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는 당시 "골키퍼와 충돌위험을 피하기 위해서 골키퍼가 가만히 있는걸 보고 헤딩을 했습니다"라며 스스로 안전을 확보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공중으로 떠오른 그의 오른쪽 턱 아래로, 등 뒤에서 달려들던 수비수의 머리가 작정이라도 한 듯 강타했다. A씨는 "뒤에서 갑자기 뛰어오던 수비수가 저의 오른쪽 아래 턱에 박치기 해 그대로 이빨이 부러지고 오른쪽 턱 아래가 통증이 있습니다"라고 참담한 심정을 전했다. 그는 "머리끼리 부딪히는게 정상일텐데 그가 머리로 박고 저는 오른쪽 턱 밑 끝을 맞았습니다"라며 통상적인 몸싸움이 아니었음을 거듭 강조했다.
"격렬한 몸싸움, 어디까지?"…대법원이 제시한 '안전배려의무'
그렇다면 운동 경기 중 발생한 부상은 어디까지 선수가 감내해야 할 몫일까. 법원은 '안전배려의무'라는 명확한 기준을 제시한다.
대법원 판례(2017다203596)에 따르면, 운동경기에 참가하는 선수는 "경기규칙을 준수하면서 다른 경기자 등의 생명이나 신체의 안전을 확보하여야 할 신의칙상 주의의무"를 부담한다. 물론 축구처럼 신체 접촉이 불가피한 경기에서는 참가자가 어느 정도의 위험을 감수하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법원은 그 행위가 '사회적 상당성'의 범위를 벗어났는지를 엄격히 따진다.
판단 기준은 ▲경기의 종류와 위험성 ▲당시 경기진행 상황 ▲경기규칙 위반 여부와 정도 ▲부상의 부위와 정도 등이다. A씨의 경우처럼 뒤에서 보이지 않는 상대를 향한 공격, 통상적 경합 부위가 아닌 턱을 향한 가격, 치아가 부러질 정도의 심각한 부상 등은 사회적 상당성을 벗어난 행위로 볼 여지가 크다는 것이 법조계의 중론이다.
변호사들 "이건 사고 아닌 불법행위"…손해배상 '가능' 한목소리
다수의 변호사들은 A씨의 사례가 단순한 경기 중 사고를 넘어섰다고 입을 모았다. 법무법인 베테랑 윤영석 변호사는 "운동경기중에 통상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경미한 사건/사고는 서로가 양해가 되어 있다고 할 수 있으므로 손해배상청구를 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사안의 경우와 같이 턱에 박치기를 하는 것은 일반적인 경기 내용을 벗어난 상황이라고 보입니다"라고 명확히 선을 그었다.
법무법인대한중앙 조기현 변호사 역시 A씨의 설명에 근거해 "상대방의 플레이는 통상의 플레이 수준을 넘어선 것으로 보이는 바 그로 인하여 A씨가 상해를 입었다면 상대방에게 배상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라고 분석했다.
법무법인 홍림 김남오 변호사 또한 "운동경기 중 일반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상해에 대해 손해배상 청구가 제한적이나, 이 경우에는 지나친 플레이로 심각한 부상을 일으킨 것으로 보입니다"라며 가해 행위의 과도함을 지적했다.
깨진 이빨, 부서진 턱…치료비부터 위자료까지, '입증'이 관건
손해배상을 받기 위해서는 '입증 책임'이라는 산을 넘어야 한다. 상대방의 행위가 사회적 상당성을 벗어났고, 그로 인해 손해가 발생했다는 점을 피해자가 직접 증명해야 하기 때문이다.
김경태 법률사무소의 김경태 변호사는 "우선 현장에 있던 다른 선수들의 진술을 확보하고, 사고 직후 현장 사진이나 영상이 있다면 보관하시기 바랍니다"라며 증거 확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손해배상의 범위는 치료비, 임플란트 등 향후 치료비, 그리고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까지 포함된다.
법원은 부상의 정도, 치료 기간, 후유증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위자료를 산정한다.
전문가들은 상대방과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확보된 증거를 바탕으로 민사조정이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진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소송에 앞서 상대방이 개인배상책임보험에 가입했는지 확인하는 것도 절차 중 하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