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폭 가해자' 누명 쓴 학생, 행정소송 끝에 징계 전부 취소됐다
'학폭 가해자' 누명 쓴 학생, 행정소송 끝에 징계 전부 취소됐다
"변호사 써서라도 퇴학시킬 것" 학폭 신고 이면의 사실관계
사적 동기 의심되는 피해 학생의 진술만으로 징계 불가 판결

법원은 객관적 증거 없이 피해 학생의 일방적 진술과 정황만으로 내린 교육청의 학교폭력 징계 처분이 처분청의 증명 책임을 다하지 못한 위법한 처분이라며 취소 판결을 내렸다.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중학생 A는 2023년 3월 같은 학교에 재학 중인 B로부터 학교폭력 가해자로 지목되어 신고를 당했다.
B는 A와 A의 친구 등 총 5명의 학생이 2월부터 자신을 지속적으로 비웃고 비하하며 욕설을 했다고 주장했다.
관할 교육지원청은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 의결을 거쳐 같은 해 5월 A에게 B와 신고 학생에 대한 접촉 및 보복행위 금지, 학교에서의 봉사 6시간, 특별교육 이수 등의 처분을 내렸다.
이에 불복한 A는 자신은 B에게 욕설이나 험담을 한 사실이 없으며 처분이 과도하다며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사건을 심리하는 과정에서 A와 B 사이의 과거 갈등과 B의 신고 동기를 의심할 만한 구체적 정황이 드러났다. B는 과거 A의 사진을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무단으로 올렸다가 사과한 적이 있었으나, 정작 학교폭력 심의 과정에서는 이 사실에 대한 진술을 회피했다.
또한 B가 누군가에게 "변호사를 써서라도 퇴학을 시키거나 강제전학을 보낼 것이다. 받은 만큼 괴로웠던 만큼 갚아주고 싶다"고 말한 사실이 확인됐다. 나아가 A와 함께 신고당한 친구 중 한 명에게 "사과 편지에 진심이 느껴지지 않으니 직접 만나서 사과하지 않으면 다시 교육청에 말할 것"이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낸 사실도 밝혀졌다.
증거 제출 곤란하다는 교육청, 입증 책임 다하지 못해
서울행정법원 제23단독(사건번호 2023구단67685)은 교육청이 A에게 내린 접촉 금지 및 학교 봉사 처분을 모두 취소한다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교육청이 제출한 사안조사 보고서에 구체적인 행위 내용 없이 막연한 발언들만 기재되어 있을 뿐, A의 학교폭력 사실을 뒷받침할 직접적인 증거가 없다고 지적했다. 교육청은 목격 학생들이 보복을 우려해 직접 증거 제출이 곤란하다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항고소송에서 처분의 적법성에 대한 증명 책임은 원칙적으로 처분청에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교육청이 B의 진술과 정황 증거만으로 징계를 내린 것은 사실상 A에게 '학교폭력을 하지 않았음'을 스스로 증명하도록 요구하는 것과 다름없어 위법하다는 결론이다.
나아가 법원은 학교생활 중 발생하는 모든 분쟁을 학교폭력으로 섣불리 의율하여 가해자를 양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판시했다.
이번 판결은 명확한 증거 없이 가해자로 몰린 학생의 방어권을 보장하고 처분청의 엄격한 증명 책임을 강조한 사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