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많은 곳 가라" 지시받은 KT 소액결제 피의자, 징역 3~5년 실형 유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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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많은 곳 가라" 지시받은 KT 소액결제 피의자, 징역 3~5년 실형 유력

2025. 09. 22 14:16 작성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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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금융거래법·컴퓨터사기죄 등 중범죄 적용

국제 범죄조직 연루 가능성에 수사 확대

18일 KT 무단 소액결제 사건의 피의자인 중국 국적 남성 A씨가 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 출석하기 위해 수원영통경찰서에서 나오는 모습. /연합뉴스

평범한 승합차 한 대가 아파트 단지를 유유히 맴돌았다. 그 안에서는 수백 명의 스마트폰을 원격 조종해 쌈짓돈을 빼가는 첨단 범죄가 벌어지고 있었다. 일명 '펨토셀(Femtocell)'이라는 초소형 기지국을 이용한 신종 소액결제 사기단이 경찰에 붙잡힌 가운데, 이들의 배후에 국제 범죄조직이 있을 가능성이 제기되며 수사가 확대되고 있다.


"생활 힘들어 500만원 받고 가담" 드러난 범죄 실체

경찰에 붙잡힌 중국 국적의 A씨(48)는 범행 동기를 이렇게 털어놓았다. 그가 윗선으로부터 받은 지시는 간단하지만 치밀했다. "사람이 많은 곳, 아파트가 많은 곳으로 가라."


A씨는 이 지시에 따라 경기 광명시, 서울 금천구 등 인구 밀집 지역을 승합차로 돌며 불법 소형 기지국 '펨토셀'을 작동시켰다. 펨토셀은 반경 10m 내외의 통신을 장악해 주변 스마트폰의 통신 신호를 가로채는 장비다. A씨는 이 장비로 무작위로 접속된 KT 고객들의 스마트폰에 악성 프로그램을 심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상품권 등이 결제되도록 했다.


범죄는 철저히 분업화되어 있었다. A씨가 기술자로 활동하며 소액결제를 일으키면, 또 다른 중국 국적 공범 B씨(44)는 부정결제된 상품권을 현금으로 바꾸는 환전책 역할을 맡았다. 이들은 이런 수법으로 최소 200명의 피해자로부터 1억 2천만 원이 넘는 금액(KT 추산 362명, 2억 4천만 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단순 사기 넘어선 첨단 금융범죄…처벌은?

이들의 행위는 단순 절도나 사기를 훌쩍 뛰어넘는 여러 법률이 얽힌 중범죄에 해당한다. 주범에게는 최소 3년 이상의 실형이 선고될 것으로 예측된다.


① 컴퓨터등사용사기죄 (형법 제347조의2): 펨토셀을 이용해 통신망에 침입하고 부정한 명령을 입력해 재산상 이익을 취한 행위다. 이는 가장 무거운 처벌 조항 중 하나로,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②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불법적인 방법으로 타인의 통신 정보(접근매체)를 획득하고 이를 이용해 전자금융거래를 한 행위다.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되는 중죄다.


③ 전기통신사업법 위반: 허가 없이 전기통신 역무를 이용해 타인의 통신을 매개한 행위로,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해당한다.


이 외에도 무허가 펨토셀 사용에 따른 전파법 위반, 정보통신망에 침입한 행위에 대한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도 추가될 수 있다.


윗선의 존재…국제 범죄조직 뿌리 뽑을까

A씨가 "윗선의 지시를 받았다"고 진술하면서 이번 사건은 국제 범죄조직이 연루된 사건으로 비화될 가능성이 커졌다. ▲중국 국적의 실행범들 ▲기술책과 환전책으로 나뉜 명확한 역할 분담 ▲구체적인 범행 장소 지시 등은 전형적인 조직범죄 행태를 보이기 때문이다.


수사를 통해 조직의 실체가 드러날 경우, 경찰은 총책 등 윗선에 대해 형법 제114조(범죄단체조직죄) 적용을 검토할 수 있다. 이 경우 단순 가담자들보다 훨씬 무거운 처벌이 내려진다.


경찰은 현재 중국에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총책의 신원을 특정하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국제 공조수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여러 혐의가 병합될 경우, 주범 A씨에게는 징역 3년에서 5년, 공범 B씨에게는 징역 2년에서 3년 안팎의 실형이 선고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범행을 자백한 점은 감경 요소가 될 수 있으나,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한 첨단 기술 범죄라는 점에서 죄질이 매우 나쁘기 때문이다. 경찰의 칼끝이 단순 실행범 검거를 넘어 거대한 국제 범죄 네트워크의 뿌리까지 파고들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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