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당한 액수 될 것"이라던 숨진 경비원 손해배상 소송, 변호사들은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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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당한 액수 될 것"이라던 숨진 경비원 손해배상 소송, 변호사들은 '글쎄'

2020. 05. 20 17:59 작성2020. 05. 26 16:10 수정
조하나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one@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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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균 총리도 조문⋯국민들의 분노는 크지만, 위자료는 예상과 다를 수 있다

가해 입주민의 폭행과 경비원 사망 사이의 '인과관계' 입증이 어렵기 때문

서울 강북구 한 아파트 경비원의 폭행 가해자로 지목된 주민이 18일 서울 강북경찰서에서 폭행 등 혐의와 관련해 조사를 마친 뒤 귀가하고 있다. 이 아파트 경비원으로 근무하던 50대 최모씨는 지난달 주차 문제로 이 주민과 다툰 뒤 폭언과 폭행을 당하다가 이달 10일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서울 강북구의 한 아파트에서 입주민에게 폭행을 당했다고 호소한 뒤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경비원. 이 경비원의 유가족이 가해자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그와 동시에 "상당한 액수가 인정될 것"이라는 예측 기사도 쏟아졌다.


하지만 비슷한 사건을 많이 경험해 본 변호사들은 "그렇게 되기는 힘들 것 같다"는 의견을 내놨다.


법원이 이번 사건의 특수성을 고려해 전향적인 판결을 내리지 않는 한 그렇다고 했다. 하지만 기존 판례대로 인정된다면 위자료 액수는 최대 약 3000만원 정도일 것으로 보인다.


'가해 입주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 예정⋯"상당한 액수 될 것" 예측 많지만

고(故) 최모 경비원 유족의 법률 대리인을 맡고 있는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류하경 변호사는 20일 "A아파트 입주민 B씨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류 변호사는 이날 "사망사고에서 정신적 손해배상은 금액이 상당할 것"며 "아직 산정이 완료되지는 않았다"는 입장을 내놨다. 최씨가 생전에 겪었을 고통에 대한 손해배상과 함께 고인의 두 딸에 대한 정신적 손해배상도 함께 청구할 계획이라고 한다. 사망한 최씨의 두 딸에게 상속된 손해배상청구권을 행사하는 일환이다.


사실 이번 사건에 대해 국민들의 분노는 엄청나다. 더구나 숨진 경비원이 생전에 유서로 남긴 녹음 파일이 공개된 이후 가해자 B씨에게 쏟아진 비난과 비판은 어마어마했다. 하지만 대다수 변호사들은 이런 분노가 법정에서까지 통용될 것 같지 않다는 분석이 많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13일 주민에게 괴롭힘을 당하다 극단적 선택을 한 서울 강북구 아파트 경비원의 분향소를 찾아 조문하고 있다. /정세균 총리 페이스북
정세균 국무총리가 13일 주민에게 괴롭힘을 당하다 극단적 선택을 한 서울 강북구 아파트 경비원의 분향소를 찾아 조문하고 있다. /정세균 총리 페이스북


'국민적 분노'는 크지만, 위자료는 크지 않을 수 있다

그 이유는 경비원 A씨의 죽음과 가해자 B씨가 휘두른 폭행 사이의 '인과관계'를 입증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더프렌즈 법률사무소의 이동찬 변호사는 "타인의 생명을 해한 자는 유가족에 대해 손해배상책임이 있다는 민법 제752조를 다투어볼 수 있다"면서도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사망의 직접적 원인이 경비원의 극단적 선택에 의한 것이라 이것이 인정되기 어려울 것으로 봤다.


법률사무소 로마의 이청아 변호사도 "경비원이 자살을 한 부분 때문에 입주자의 폭행 등 불법행위와 사망 간 인과관계가 인정되기 어려울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만약 이런 인과관계가 입증돼도, 손해배상 액수는 적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 변호사는 "설령 사망과의 인과관계가 인정되어 손해배상청구가 인용되더라도 위자료 인정 액수는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이동찬 변호사는 가해자 B씨가 휘두른 폭행 등 불법행위를 근거로 손해배상을 청구한다면, 법원이 받아들여 줄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다만 그 액수는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 변호사는 "많아야 수천만원대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며 "국민들의 분노와 사안의 무거움에 비해 정신적 위자료가 상대적으로 높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익인권법재단 공감의 윤지영 변호사도 "언론보도처럼 '상당한 액수가 인정될 것'인지 여부는 구체적인 사정을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윤 변호사는 "이번 사건의 경우 가해자 B씨가 경비원의 사망이라는 결과를 예측했는지 여부도 따져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공동법률사무소 인도의 김장천 변호사는 숨진 경비원 A씨를 관리하던 회사와 폭행 가해자인 B씨에게 손해배상이 인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역시 예측 액수는 크지 않았다.


김 변호사는 "(지금까지 공개된 사실관계를 토대로 보면) 사용자 보호의무 위반으로 관리 회사와 더불어 가해 입주민에게 대략 2500만원 내외의 손해배상 액수가 인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단, 향후 밝혀질 사실관계에 따라 예측 액수는 변할 수 있다 덧붙였다.


법무법인 오른의 박석주 변호사도 김 변호사와 비슷한 금액을 예상했다. 박 변호사는 "지금까지 법원의 선례를 보면 목숨을 끊은 경비원의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도 3000만원 이상이 인용되기는 어려워 보인다"며 "손해배상의 기준이 있어 예외를 인정하지 않는 한 어쩔 수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법률사무소 오페스의 송혜미 변호사는 산업재해를 인정받아야만 3000만원 정도의 손해배상 금액을 인정받을 수 있다고 했다. 송 변호사는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37조에 따르면 고의나 자해로 발생한 사망에 대해서는 책임이 없다고 규정되어 있지만, 업무상의 사유로 발생한 정신이상 상태에서 근로자가 자해나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이라면 인과관계로 인정할 수 있다고 법률로 명시돼 있기 때문에 이를 근거로 예외적 산재 인정이 가능하리라 예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송 변호사는 지난 2014년 발생했던 사건을 그 예로 들었다. 송 변호사는 "지난 2014년 서울 압구정의 한 아파트 경비원도 주민의 비인격적 대우로 인해 분신한 일이 있었는데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산재를 인정받아 2500만원을 배상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사안에서도 산재가 인정된다면, 손해배상 금액은 비슷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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