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소장 비리 막았더니…'찍어내기 해임' 당한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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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소장 비리 막았더니…'찍어내기 해임' 당한 부회장

2026. 01. 27 15:07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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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차 무시한 해임투표, 법적 효력 있을까?

아파트 관리 비리에 맞선 입주자대표회의 부회장이 보복성 해임 위기에 놓였다. / AI 생성 이미지

아파트 관리 비리에 맞선 부회장이 보복성 해임 위기에 처했다. 관리규약에 명시된 현장투표소 미설치, 해임절차 기간 위반, 소명자료 차별 게시 등 명백한 절차적 하자가 드러나면서, 해당 투표의 효력을 두고 법적 공방이 불가피해졌다.


"비리 막았더니 범죄자 취급"…보복성 해임 투표


한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 부회장은 관리소장의 부정한 업무 처리에 제동을 걸었다가 하루아침에 자리에서 쫓겨날 위기에 처했다. 그는 "관리소장이 용역업체를 부정하게 선정하는 것에 반대하자, 저를 범죄자로 몰아서 해임시키려합니다"라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관리소장이 자신의 소속 외주업체와 주소지가 같은 업체를 선정하려는 것을 막아선 것이 발단이었다. 이후 부회장을 해임하기 위한 투표가 일사천리로 진행됐지만, 그 과정은 온통 의문투성이였다.


현장투표소·기간·공정성, 모두 어겼다


해임 투표 절차는 아파트 관리규약을 곳곳에서 위반했다.

첫째, 규약상 전자투표를 하더라도 현장 투표소를 반드시 설치해야 했지만, 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는 투표소를 설치하지 않고 "관리사무소로 오라"고만 안내했다. 하지만 관리사무소에는 투표소도, 선관위원도 없었다.


둘째, 해임 절차는 30일 이내에 마쳐야 한다는 규정도 어겼다. 해임 결의가 의결된 지 30일이 훌쩍 넘어 실제 투표가 진행됐다.


마지막으로 정보 공개의 공정성도 훼손됐다. 부회장의 소명자료는 최소 게시 기간인 7일만 게시 후 철거된 반면, 그를 해임해야 한다는 자료는 무려 19일간이나 게시되며 입주민 여론을 한쪽으로 몰아갔다.


법조계 "중대한 하자, 무효 가능성 높아"


법률 전문가들은 여러 절차적 하자로 인해 해임 투표 자체가 무효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한다. 김범석 변호사(법무법인 게이트)는 "관리규약에 전자투표를 진행하더라도 현장 투표소를 반드시 설치해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는데, 이를 지키지 않고 관리사무소로 오라고만 한 것은 명백한 절차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소명자료 게시 기간을 차별한 것은 투표 결과에 영향을 미치려는 의도로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우중 변호사(법무법인 선) 역시 신중한 입장을 보이면서도 "관리규약을 보아야 겠습니다만, 현장 투표소가 의무임에도 설치하지 않았다면 문제될 수 있습니다"라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또한 "30일 이내에 마치지 못한 하자도 분명 문제 삼을 수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판례 역시 해임 절차의 정당성을 중요하게 본다. 법원은 해임 결의의 하자가 '절차적 정의에 반할 정도'에 이르면 무효가 될 수 있다고 보며(인천지방법원 2021. 6. 1. 선고 2020가합62159 판결), 투표 절차의 공정성을 해치는 '중대한 절차상 하자'가 있을 경우 해임을 무효로 판단한 바 있다(부산고등법원 2016. 7. 14. 선고 2015나4771 판결).


부회장은 '해임결의 무효확인 소송'과 '지위보전 가처분 신청' 등을 통해 법적 권리를 되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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