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만원에 넘긴 선불 유심 내 명의, 보이스피싱 범죄 '통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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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만원에 넘긴 선불 유심 내 명의, 보이스피싱 범죄 '통로'가 됐다

2026. 03. 03 11:09 작성2026. 03. 03 16:36 수정
조연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yj.jo@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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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 알바'인 줄 알았는데 경찰 수사

즉시 해지 조치, 선처받을 수 있을까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선불유심 개통해주면 7만원.”


온라인 중고거래 사이트의 ‘꿀알바’ 유혹에 빠져 유심 3개를 개통해주고 21만원을 받은 A씨.


그러나 기쁨도 잠시, 자신의 계좌가 보이스피싱 조직의 자금 흐름에 포착되며 경찰 수사선상에 올랐다.


전문가들은 대가를 받고 유심을 넘긴 행위 자체가 처벌 대상이지만, 범죄 가능성을 인지한 직후의 ‘결단’이 처벌 수위를 결정하는 열쇠가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단순 알바'의 함정, 21만원의 대가

A씨의 악몽은 ‘번개장터’에 올라온 게시글 하나에서 시작됐다. 선불유심을 개통해주면 개당 7만원, 총 21만원을 즉시 입금해준다는 내용이었다. 큰 고민 없이 거래에 응한 A씨는 자신의 명의로 선불유심 3개를 개통해 넘겼고, 약속된 돈을 받았다.


하지만 A씨는 곧 자신이 넘긴 유심이 보이스피싱 범죄에 악용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경악했다. 그는 즉시 통신사에 연락해 유심 2개는 개통 직후 바로 해지하고, 나머지 1개는 영구 사용정지를 요청했다.


그의 발 빠른 대처 덕에 유심이 실제 범죄에 사용되는 비극은 막을 수 있었다.


그러나 문제는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얼마 후 경찰이 보이스피싱 조직의 계좌를 추적하는 과정에서 A씨의 계좌로 들어온 21만원의 거래 내역을 확보했고, A씨에게 ‘통신이용자 정보제공 안내 문자’를 발송하기에 이른다.


"해지했어도 불법"… 피할 수 없는 '전기통신사업법'의 잣대

법률 전문가들은 A씨의 상황이 명백한 실정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경고한다. 돈을 받고 본인 명의의 유심을 타인에게 제공한 행위 자체가 이미 처벌 대상이라는 것이다.


더든든 법률사무소 조수진 변호사는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타인에게 돈을 받고 본인 명의로 선불유심을 개통해 넘긴 행위 자체가 전기통신사업법 위반입니다"라고 못 박으며, "유심이 범죄에 실제 사용되지 않았거나 즉시 해지했다는 점은 처벌을 면제시키지 않습니다"라고 강조했다.


즉, A씨가 범죄를 인지하고 즉시 해지 조치를 했더라도, 그 이전의 ‘유심 양도’ 행위만으로도 법의 심판을 피하기는 어렵다는 의미다.


'즉시 해지' 조치, 절망 속 한 줄기 빛 될까

하지만 모든 희망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범죄를 인지한 직후 A씨가 취한 적극적인 사후 조치는 처벌 수위를 결정하는 데 중요한 ‘정상참작’ 사유가 될 수 있다.


법률사무소 유(唯)의 박성현 변호사는 "다만 질문자님은 단순히 금전적 대가를 목적으로 개통했으나, 위험성을 인지한 즉시 통신사에 해지 및 사용정지를 요청했고, 실제로 해당 유심이 보이스피싱에 사용되지 않았다는 점은 중요한 유리 요소입니다"라고 설명했다.


범죄에 사용될 의도가 없었고, 피해 확산을 막기 위해 스스로 노력했다는 점이 수사기관과 법원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법무법인(유한) 한별의 김전수 변호사 역시 "초범이시라면 벌금형이나 기소유예 등 비교적 가벼운 결과로 마무리될 여지도 있습니다"라며 A씨의 사후 조치가 선처로 이어질 가능성을 시사했다.


경찰 조사 임박…'이것'만은 반드시 챙겨야

경찰 조사를 앞둔 A씨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객관적 증거'와 '진솔한 태도'를 한목소리로 강조한다.


법무법인 에스엘 이성준 변호사는 조사 전후에 변호인 의견서나 본인 반성문을 제출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며, "의견서에는 ① 범행에 이르게 된 경위, ② 범행을 인지한 직후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취한 구체적인 노력(해지 조치 등), ③ 실제 아무런 피해가 발생하지 않은 점, ④ 깊이 반성하고 있으며 재범하지 않을 것을 다짐하는 내용 등을 논리적으로 기재해야 합니다"라고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했다.


결국 불법 행위에 연루된 사실은 인정하되, 범죄에 가담할 고의가 없었으며, 뒤늦게나마 피해를 막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는 점을 증거를 통해 입증하고 진심으로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는 것이 향후 처벌 수위를 낮추는 최선의 전략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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