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영업비밀 빼돌린 쿠팡플레이 직원, 안 썼어도 '징역형' 가능
네이버 영업비밀 빼돌린 쿠팡플레이 직원, 안 썼어도 '징역형' 가능
부정경쟁방지법 위반 혐의

쿠팡플레이 직원이 네이버의 스포츠 콘텐츠 관련 영업 비밀을 유출한 혐의로 검찰에 넘겨졌다. /연합뉴스
네이버의 스포츠 중계 관련 영업비밀을 빼돌린 쿠팡플레이 직원이 검찰에 넘겨졌다. 이 직원이 유출한 자료를 회사 업무에 활용하지 않았더라도, 영업비밀 취득 자체만으로 무거운 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직하며 네이버 '대외비' 자료 유출
경기남부경찰청은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부정경쟁방지법) 위반 혐의로 쿠팡플레이 직원 A씨를 검찰에 송치했다. A씨는 2023년 12월 네이버에서 쿠팡플레이로 이직하는 과정에서 스포츠 콘텐츠 제휴·계약에 관한 내부 자료를 유출한 혐의를 받는다.
사건의 발단은 A씨의 퇴사였다. 네이버는 사직서를 낸 A씨를 상대로 자체 감사를 진행했고, 이 과정에서 영업비밀 유출 정황을 포착해 지난해 3월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경찰은 A씨가 네이버의 '대외비' 자료를 빼돌린 것으로 보고, 지난해 12월 그의 주거지를 압수수색했다.
경찰은 압수물 분석을 통해 A씨가 유출한 자료가 ▲공공연히 알려지지 않았고 ▲독립된 경제적 가치를 지니며 ▲비밀로 유지돼 온 정보로서 부정경쟁방지법상 '영업비밀'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다만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유출한 자료를 개인적으로 소지했을 뿐, 쿠팡플레이에 전달하는 등 업무에 활용하지는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 때문에 실제 네이버가 입은 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안 썼어도 '취득'만으로 처벌…업무상 배임죄도 가능
A씨가 유출한 자료를 쿠팡플레이 업무에 사용하지 않았다고 해서 처벌을 피할 수 있는 건 아니다. A씨에게는 최소 두 가지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
첫째는 경찰이 적용한 부정경쟁방지법 위반 혐의다. 현행법(제18조 제2항)은 "부정한 이익을 얻거나 영업비밀 보유자에게 손해를 입힐 목적"으로 영업비밀을 취득·사용한 자를 10년 이하 징역 또는 5억 이하 벌금으로 처벌한다. 법 조문상 '사용'뿐 아니라 '취득' 행위 자체를 처벌 대상으로 명시하고 있어, A씨의 혐의가 인정될 가능성이 높다.
둘째는 형법상 업무상 배임죄(제356조)다. 우리 대법원은 "영업비밀을 경쟁업체에 유출하거나 스스로의 이익을 위해 무단으로 반출했다면 그 자체로 업무상 배임죄가 성립한다"고 판단한 바 있다(대법원 2014도11876 판결). A씨가 이직을 목적으로 자료를 빼돌렸다면, 반출 시점에 이미 범죄가 완성됐다고 볼 수 있다는 의미다. 업무상 배임죄는 10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해진다.
두 죄가 모두 인정되면 더 무거운 처벌을 규정한 법 조항이 적용된다. 다만 A씨가 초범이고 실제 피해가 발생하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과거 유사 판례에 비춰 징역형의 집행유예나 벌금형이 선고될 가능성이 크다.
네이버, 쿠팡플레이에 책임 물을 수 있나?
네이버가 직원 개인을 넘어 쿠팡플레이라는 기업에 책임을 물을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부정경쟁방지법은 직원의 위반 행위에 대해 법인도 벌금형으로 처벌하는 규정을 두고 있다.
하지만 이를 적용하려면 두 가지 조건이 충족돼야 한다. ▲A씨의 유출 행위가 쿠팡플레이의 '업무와 관련' 있어야 하고 ▲쿠팡플레이가 위반 행위를 막기 위한 '상당한 주의와 감독'을 게을리했다는 점이 입증돼야 한다.
현재까지 알려진 바로는 A씨가 자료를 회사에 전달하지 않았기에 '업무 관련성'을 입증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또한 쿠팡플레이가 A씨 입사 시 영업비밀 보호 서약서를 받았거나 관련 교육을 했다면 '감독 의무'를 다했다고 주장할 여지가 있다.
결론적으로 네이버가 쿠팡플레이에 형사 책임을 묻거나 민사상 손해배상을 청구하기 위해서는, A씨의 행위에 쿠팡플레이가 조직적으로 관여했거나 유출된 정보를 통해 이익을 얻었다는 명확한 증거를 확보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