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갚으라 했더니 '스토킹' 역공…전 여친의 이상한 복수
돈 갚으라 했더니 '스토킹' 역공…전 여친의 이상한 복수
경찰의 '불송치' 결정
민사 재판 뒤집을 '조커' 될까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개인적으로는 전 여자친구가 제가 제기한 민사 소송에 대한 보복으로 고소를 한 것이 아닌가 의심하고 있습니다”
전 여자친구에게 빌려준 돈을 돌려달라며 민사소송을 냈다가 하루아침에 스토킹 피의자가 된 한 남성의 사연이다.
그는 교제 관계가 유지되던 시기였다며 억울함을 호소한다.
법률 전문가들은 경찰의 ‘불송치’ 결정이 민사소송에서 상대방 주장의 신빙성을 깨뜨릴 강력한 카드가 될 수 있지만, 이것이 곧바로 승소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라고 입을 모았다.

민사소송 걸자 돌아온 스토킹 고소장
사건의 발단은 한 남성이 전 여자친구에게 제기한 대여금 반환 소송이었다.
소송을 제기하자, 여성은 남성이 자신을 스토킹했다며 경찰에 고소했다.
남성은 “실제로는 그 기간 동안 서로 교제 관계가 유지되고 있었습니다”라며 황당하다는 입장이다.
그는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함께 일본 여행을 다녀온 기록, 고소인이 먼저 연락한 메시지, 교제 사실을 시간 순으로 정리한 타임라인 등을 수사기관에 모두 제출했다.
남성을 더 답답하게 만드는 것은 현재 진행 중인 민사소송에서 상대방이 “제가 집요하고 반복적으로 연락했다는 이유로 채무를 갚지 않아도 된다는 취지의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라는 점이다.
그에게 이번 스토킹 고소는 채무를 회피하기 위한 ‘보복성 소송’으로 비칠 수밖에 없는 이유다.
한 달째 ‘묵묵부답’ 수사관…불송치 ‘청신호’일까?
피의자 조사를 받은 지 한 달이 다 되도록 수사관에게서 아무런 연락이 없자 남성의 속은 타들어 가고 있다.
그는 “최근에는 수사관이 제 메시지에 답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라며 수사가 자신에게 불리하게 돌아가는 것은 아닌지 초조해했다.
이에 대해 대부분의 변호사들은 섣부른 판단을 경계했다.
서아람 변호사는 “피의자 조사 후 한 달가량 경과한 것은 특별히 이례적이라고 보기는 어렵고, 추가 자료 요구가 없다는 사정만으로 불송치로 기운다고 단정할 수도 없습니다”라고 설명했다.
홍윤석 변호사 역시 “현재 수사기관의 내부적인 결정 방향을 외부에서 미리 정확히 알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것으로 보입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반면,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하는 시각도 있었다.
경찰 수사팀장 출신인 윤준기 변호사는 “추가 증거 확보나 보충 조사 없이 조용히 시간이 흐르는 것은 송치보다는 불송치 방향에 가까운 신호로 해석되는 경우가 많습니다”라고 조언해 일말의 희망을 남겼다.
형사 ‘불송치’가 민사 ‘승소’ 보장할까?
남성의 가장 큰 관심사는 형사 사건의 결과가 민사소송에 미칠 영향이다.
스토킹 혐의를 벗고 ‘불송치’ 결정을 받는다면, 이 결정 통지서를 민사 재판에서 상대방 주장의 신빙성을 무너뜨리는 데 활용할 수 있을까?
전문가들은 “매우 유효한 전략”이라고 입을 모으면서도 맹신은 금물이라고 경고했다.
고준용 변호사는 불송치 결정서의 활용 가치에 대해 “이는 상대방이 채무 변제 회피를 위해 주장하는 '집요하고 반복적인 연락'에 대한 신빙성을 직접적으로 탄핵할 중요 증거입니다”라고 그 효과를 명확히 밝혔다.
하지만 서아람 변호사는 “다만 형사 불송치는 범죄 성립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의미일 뿐, 민사상 위법행위 책임을 곧바로 부정하는 것은 아니므로 참고자료 정도의 효력으로 보는 것이 일반적입니다”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형사 절차와 민사 절차는 판단 기준이 달라, 형사상 무혐의가 민사 책임까지 완전히 면제해주는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이와 관련해 문준홍 변호사는 “스토킹이므로 채무를 변제하지 않아도 된다는 상대방의 주장은 아무런 이유가 없습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보복성 고소라면…'무고죄' 역공 카드도
일부 전문가들은 한 걸음 더 나아가 ‘무고죄’ 역공 가능성까지 제시했다.
송승환 변호사는 “질문자의 질문 내용이 사실이고 관련 증거관계가 인정될 경우 상대방은 무고범행을 하였을 가능성이 있으며, 그에 대한 고소 및 처벌 등을 통해 피해회복을 도모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라고 분석했다.
억울하게 스토킹범으로 몰린 상황에서, 불송치 결정은 방어를 넘어 상대방의 허위 고소를 문제 삼는 반격의 출발점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결국 다수의 전문가들은 형사 사건과 민사 소송이 긴밀하게 연결된 만큼, 수사 단계부터 두 사건을 아우르는 정교한 법적 전략을 세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