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의 잦은 캠핑 외박, 이혼 사유 될까?…변호사들 의견도 '분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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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의 잦은 캠핑 외박, 이혼 사유 될까?…변호사들 의견도 '분분'

2025. 10. 28 09:52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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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의 없는 아내의 잦은 외박에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는 남편. 부부간 신뢰 파탄을 주장하지만, 외도 증거는 없는 상황. 법률 전문가들은 '단순 외박'만으로는 어렵다는 의견과 '이미 관계가 깨진 증거'라는 시각으로 나뉘었다.

캠핑 등을 이유로 자주 외박하는 아내 때문에 고민하는 A씨. 이것이 이혼 사유가 될 수 있을까?/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나도 힐링이 필요해” 아내의 선언…남편에겐 ‘신뢰의 배신’이었다


맞벌이를 하며 중학생 자녀를 키우는 평범한 부부. 남편 A씨에게는 주말마다 아내의 행방을 몰라 전전긍긍하는 남모를 고통이 생겼다. 아내가 아무런 상의 없이 2박 3일 캠핑을 떠나거나, 회사 워크숍을 핑계로 며칠씩 집을 비우는 일이 반복됐기 때문이다.


A씨는 "외도를 확인한 것은 아니지만, 상의 없는 외박은 명백한 잘못"이라며 "이로 인한 정신적 스트레스가 극심하다"고 토로했다.


"당신도 운동 갈 때 상의해?"…소통 부재가 부른 깊은 골


A씨가 "앞으로는 미리 상의하고 외박을 하라"고 요구하자, 아내의 대답은 되레 가시가 돋쳐 돌아왔다. "당신은 주말 아침마다 사이클 타러 나갈 때 나와 상의하고 가느냐"는 반문이었다.


아내는 앞으로도 캠핑을 가겠지만 '상의'는 하지 않고 '통보'만 하겠다고 선언했다. 부부 사이의 대화는 이미 오래전 끊겼고, 서로의 일상을 공유하지 않는 상태에서 갈등의 골은 회복 불가능한 수준으로 깊어지고 있었다. 결국 A씨는 법률 상담의 문을 두드렸다.


"이혼 사유 안 된다" vs "충분하다"…변호사들의 엇갈린 시선


A씨의 사연에 대한 변호사들의 의견은 첨예하게 갈렸다. 다수의 변호사들은 '단순 외박'만으로는 법원이 인정하는 이혼 사유가 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법무법인대한중앙 조기현 변호사는 "말한 내용만으로는 도저히 이혼 사유가 될 수 없고 위자료도 청구할 수 없다"고 단언하며 "안 되는 것을 된다고 하는 변호사가 가장 나쁘다"고 경고했다. 법률사무소 인도 안병찬 변호사 역시 "부정행위 등 유책사유를 입증해야 이혼, 위자료 청구가 가능하다"고 선을 그었다. 즉, 외도의 명백한 증거가 없는 한, 아내의 행동을 혼인 파탄의 책임으로 돌리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반면, 이미 부부 관계가 돌이킬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는 시각도 만만치 않았다. 35년 경력의 고순례 변호사는 "부부지간에 이미 대화가 거의 없고, 서로의 스케줄에 대해서 상의는커녕 공유도 하지 않는 상황이라면 이혼이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노경희 변호사 역시 "배우자의 독단적인 행태 및 부당한 대우 등은 재판상 혼인파탄사유에 해당될 수 있다"며 소송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들은 잦은 외박이라는 '행위' 자체보다, 그로 인해 드러난 '신뢰 관계의 완전한 붕괴'에 주목했다.


법원의 저울은 어디로…'회복 불가능한 파탄' 증명이 관건


결국 법적 쟁점은 민법 제840조 제6호가 규정한 '기타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에 해당하는지 여부다.


우리 대법원은 이를 "부부 공동생활 관계가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파탄되고, 혼인생활의 계속을 강제하는 것이 일방 배우자에게 참을 수 없는 고통이 되는 경우"로 해석한다. 김형민 변호사는 "배우자를 존중하지 않는 태도가 반복되어 부부간 신뢰가 훼손됐다면 이혼 사유에 해당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A씨가 이혼 소송에서 승소하려면, 아내의 외박이 단순한 개인의 취미 생활을 넘어 부부 관계의 근간인 신뢰를 완전히 무너뜨렸고, 이로 인해 더 이상 결혼 생활을 유지하는 것이 참을 수 없는 고통이라는 점을 입증해야 한다. 법무법인 쉴드 이진훈 변호사는 "단순 상담을 넘어, 구체적인 증거 수집 방법과 법적 대응책, 자녀의 심리적 안정 방안까지 모색해야 하는 복잡한 사안"이라고 조언했다.


소송만이 답일까…'상담' 먼저, '기록'은 필수


변호사들은 섣부른 소송보다 관계 회복 노력을 우선 시도하라고 입을 모았다. 노경희 변호사는 "배우자를 설득해 부부상담센터에 방문하고, 그 결과를 토대로 이혼 여부를 결정해도 늦지 않다"고 제안했다.


만약 대화와 상담으로도 관계가 개선되지 않는다면, 그때 법적 절차를 준비해야 한다. 법무법인 심 심규덕 변호사는 "외박 일시, 기간 등 구체적인 기록을 남겨두는 것이 향후 소송에서 중요한 증거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내의 행동이 혼인 파탄의 결정적 원인임을 증명해야 위자료 청구도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개인의 자유와 부부의 의무가 충돌하는 현대 사회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이번 사례는, 법원의 최종 판단이 어느 한쪽의 손을 들어주기보다 '관계의 본질'을 어떻게 평가하느냐에 달려있음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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