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식 제공" 지적장애 청년 유인한 부부의 두 얼굴…판사도 분노한 '배달 노예' 사건
"숙식 제공" 지적장애 청년 유인한 부부의 두 얼굴…판사도 분노한 '배달 노예' 사건
가혹행위·임금 착취
1년간 3000만 원 빼앗아

지적장애 청년을 유인해 폭행하고 3000만 원가량을 갈취한 부부에게 법원이 각각 징역 3년과 4년을 선고했다. /셔터스톡
지적장애를 앓고 있는 19세 청년을 유인해 폭행하고 수천만 원을 갈취한 부부에게 법원이 실형을 선고했다. 이 사건을 심리한 재판부는 판결문에 "피해자를 마치 피고인들의 노예처럼 대하였다"고 적시하며 분노를 표했다.

"엉덩이 대라"…판결문에 적시된 참혹함
가출 후 연고가 없던 전주시에 머물던 19세 피해자 C씨는 종합지능지수 66의 지적장애를 앓고 있었다.
지난 2020년 12월, 피고인 A씨와 B씨 부부는 C씨의 지적 능력이 부족하고 일정한 주거가 없다는 점을 노렸다. "숙식을 제공하겠다"며 자신들의 신혼집으로 유인한 이들은 불과 일주일 뒤 본색을 드러냈다.
전주지방법원 제12형사부(재판장 김도형)가 인정한 범죄사실에 따르면, 부부는 C씨에게 돈을 벌어오라며 무자비한 폭행을 일삼았다.
법원은 이들이 "엉덩이를 대라, 무릎 꿇고 손들고 있어라"고 지시한 행위를 두고 "피해자를 마치 피고인들의 노예처럼 대하였다"고 명시했다.
나아가 부부는 겁먹은 C씨에게 원동기장치자전거 면허를 따게 한 뒤 배달 업무를 강요하며 그를 속칭 '배달노예'로 전락시켰다.
여주까지 쫓아가 납치…호미·가위 동원한 엽기적 폭행
견디다 못한 C씨가 본가인 여주로 도망쳤지만, 마수는 끝까지 쫓아갔다.
부부는 C씨의 보호자에게 "피해자가 배달업체에 빚을 지고 도망갔으니 신고를 막아주겠다"고 속여 C씨를 밖으로 불러냈다. 이어 C씨를 차에 태워 다시 전주로 데리고 갔다.
폭행 수위는 엽기적이었다. 지리를 잘 외우지 못한다는 이유 등으로 C씨를 산길 공터로 끌고 가 구타하고, 청소기 스텐봉이나 호미, 가위 등 위험한 물건을 휘둘렀다.
아내 B씨는 가위를 이용해 C씨의 머리카락을 무작위로 듬성듬성 자르거나, 왼쪽 안구 내출혈이 생길 정도로 얼굴을 걷어차기도 했다.
1년간 빼앗은 3000만원…법원, 부부에게 징역 3년·4년 선고
이렇게 1년여간 부부가 갈취한 배달 임금은 약 2,739만 원에 달했다. 아내 B씨는 C씨를 협박해 통장을 빼앗고 구청에서 지급하는 기초생활수급비 약 249만 원까지 추가로 가로챘다.
재판부는 "피해자를 속칭 '배달노예'처럼 대하고 노동력을 착취할 목적으로 약취했으며, 무차별적으로 폭행하고 금원을 갈취해 죄질이 극히 불량하다"고 질타했다.
다만 부부가 범행을 전부 인정하고, 일부 피해 합의 및 공탁을 한 점 등을 양형에 참작해 남편 A씨에게 징역 3년, 가혹행위가 더 중했던 아내 B씨에게 징역 4년을 선고했다.
[참고] 전주지방법원 제12형사부 2025고합7 판결문 (2025. 6. 12. 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