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주 좋은 딸 원해서"⋯신생아 5명 사들여 학대·유기한 부부, 법의 심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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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주 좋은 딸 원해서"⋯신생아 5명 사들여 학대·유기한 부부, 법의 심판은

2025. 10. 14 14:00 작성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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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서 100만~1000만원에 '아기 쇼핑'

잠 안 잔다고 때리고, 사주 나쁘다며 베이비박스에 버려

사진은 기사 본문과 무관한 서울 관악구 베이비박스 모습. /연합뉴스

"사주가 좋은 딸을 원해서." 재혼 부부가 2년간 신생아 5명을 인터넷으로 사들인 이유였다. 이들은 아이를 원했지만, 임신이 어렵고 정식 입양도 여의치 않자 불법의 길을 택했다. 심지어 갓 태어난 생명을 돈으로 거래한 이들의 집은 따뜻한 보금자리가 아닌 또 다른 지옥이었다.


부부는 잠을 자지 않는다는 이유로 아기를 때리고, 사주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태어난 지 일주일도 안 된 아기를 베이비박스에 유기했다. 출생신고조차 되지 않은 아이들은, 2023년 정부의 '출생 미신고 아동 전수조사'를 통해 세상에 드러났다.


'아기 매매'는 10년 이하 징역⋯돈 안 오가도 처벌 가능성

개인 간 아이를 주고받는 행위는 명백한 불법이다. 로엘 법무법인 김수민 변호사는 14일 YTN 라디오 '이원화 변호사의 사건X파일'에서 "아동복지법에 따라 아동을 매매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이를 넘긴 사람과 받은 사람 모두 처벌 대상이며, 시도만 했어도 미수범으로 처벌된다.


김 변호사는 "금전이나 재산적 이익을 대가로 한 거래가 아동 매매의 핵심"이라며 "병원비를 대신 내주는 등 간접적인 대가도 포함된다"고 밝혔다. 돈이 오간 사실은 아동을 상품처럼 거래한 것으로 간주돼 처벌 수위를 높이는 결정적 증거가 된다.


실제로 이 부부는 친모 4명에게 100만원에서 최대 1000만원을 주고 신생아 5명을 사들였다. 이들은 인터넷으로 낙태나 입양을 고민하는 미혼모에게 접근해 "아이를 키워주고 금전적으로 돕겠다"고 속였다. 심지어 친모를 안심시키기 위해 가족관계증명서를 위조하기도 했다.


"잠 안 잔다"며 폭행, "남자아이라서" 유기

부부의 집으로 온 아이들은 가족이 아니었다. 이들은 잠을 안 잔다는 이유로 아기를 손으로 때리고, 부부 싸움을 하다 화풀이로 폭행하는 등 상습적인 학대를 저질렀다. 휴대전화에는 "양육 스트레스 때문에 애들을 버리고 오자"는 대화 내용까지 남아있었다.


특히 사주에 대한 맹신은 끔찍한 범죄로 이어졌다. 남자아이라서, 혹은 사주가 좋지 않다는 이유로 태어난 지 일주일밖에 안 된 아기를 베이비박스에 버렸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이들 부부가 정작 이전에 결혼에서 낳은 친자녀들에 대해서는 면접교섭권조차 행사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결국 아동 매매, 아동 학대, 유기 및 방임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부부에게 1심 법원은 아내에게 징역 4년, 남편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 남편 측은 "자신의 행동이 사회적으로 허용되지 않는 아동학대인지 판단받고 싶다"며 항소했지만, 항소심과 대법원 모두 원심 판단을 유지했다.


베이비박스는 합법일까, 불법일까?

이 사건을 계기로 '베이비박스'의 법적 지위에 대한 논란도 다시 불거졌다. 베이비박스는 부모가 익명으로 아기를 맡길 수 있는 시설이지만, 법적 지위가 명확하지 않다.


김수민 변호사는 "법원은 원칙적으로 베이비박스에 아이를 두는 행위를 유기죄로 보고 있다"며 "지난 5년간 13건의 관련 사건 중 12건에서 유죄가 선고됐다"고 전했다. 다만, 재판부는 양형에서 집행유예를 선고하는 방식으로 실질적인 보호 기능을 일부 인정하고 있다.


유일하게 무죄가 선고된 2022년 사례도 있었다. 당시 친모는 아이를 두고 그냥 자리를 뜬 것이 아니라, 시설 담당자와 상담을 거쳐 아이를 맡겼다. 재판부는 이를 유기가 아닌 위탁 행위로 판단했다. 김 변호사는 "상담 등 인계 과정이 있었는지가 유·무죄를 가르는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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