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임교사 아동학대로 고소했는데 '기소유예'⋯억울하겠지만 '검찰 항고' 추천하지 않는 이유
담임교사 아동학대로 고소했는데 '기소유예'⋯억울하겠지만 '검찰 항고' 추천하지 않는 이유
변호사들 "실무에서 무죄판결보다 받기 어려운 것이 '항고' 인용"
'기소유예'라고 해서 완전 무죄인 것은 아냐
혐의는 인정됐으니 민사소송으로 위자료 청구하는 게 나을 듯

초등학생 자녀가 담임교사에게 학대를 당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 A씨. 교사를 '아동학대'혐의로 고소했지만, 결과는 기소유예 처분이었다. 억울한 A씨는 항고를 할까 고민이 된다. /셔터스톡
"네가 그러니까 공부를 못하지."
갓 초등학교에 입학한 아이를 둔 엄마 A씨. 자신의 아이가 학교에서 담임교사에게 학대를 당하고 있다는 의심이 들기 시작한 지 오래다. 최근엔 확신이 들었다.
아이 말을 들어보면 사태는 심각했다. 다른 아이들은 짝꿍을 매달 바꿔주면서 B군은 두 달 넘게 혼자 앉도록 했다고 한다. 그리고 공개적으로 자신의 아이 이름을 언급하며 "공부도 못한다"고 평가했다. 이게 끝이 아니었다. 반 아이들이 듣는 데서 대소변 관련해 수치심 느낄 말을 했다는 것이다. 아이는 이 일로 심한 우울감을 느꼈다고 했다. 아이의 귀를 꽈배기처럼 비틀어 체벌하기도 했다는 정황도 있다.
이런 일을 한 담임교사 C씨만 생각하면 화가 치솟았다. 이에 A씨는 담임교사 C씨를 아동학대 혐의로 형사고소했다. B군에 대한 차별과 정서적 학대, 체벌 등에 관해 수사가 이루어졌다. 그런데 검찰은 담임교사 C씨에게 '교육 이수 조건'의 기소유예처분을 내렸다.
A씨는 이러한 처분이 불만이다. 이에 불복해 검찰에 항고(抗告)하려고 한다.
변호사들 대부분 검찰의 기소유예 조치가 의외라고 했다. A씨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적어도 벌금형 정도로 기소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A씨가 검찰에 항고하는 것에는 긍정적이지 않았다.
법무법인 효현의 박수진 변호사는 "A씨의 주장이 맞다면, 적어도 벌금형 이상으로 기소할 사안이 아닌가 생각된다"면서도 "항고를 한다고 결과를 뒤집을 수 있다는 보장은 없다"고 말했다. 다만 "교사의 행위에 비추어 기소유예처분이 심히 부당하다고 생각한다면 항고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조언했다.
법률사무소 빛의 김경수 변호사는 "검찰 항고를 통해 수사 과정에서 미진했던 부분을 다시 조사해달라고 요청할 수는 있지만, 기소유예가 바뀔 확률은 낮아 보인다"고 말했다.
공동법률사무소 인도의 안병찬 변호사는 "무죄판결보다 받아내기 어려운 게 항고 인용"이라며 검찰 항고가 어렵다는 의견을 비쳤다. 또한 기소유예가 나온 이유에 대해서 "사안보다 A씨의 고소장 작성이나 증거 제출이 다소 미흡했던 결과 아닌가 싶다"라고 분석했다.
JLK 법률사무소 김일권 변호사는 "담임교사의 여러 학대 사례와 폭력행위를 꼼꼼하게 다시 챙겨보고, 기존 고소장에 없는 위법행위를 찾아내 다시 형사고소 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이다. 그만큼 검찰 항고는 어렵다는 취지다.
변호사들은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낮은 검찰 항고에 매달리기보다는 민사소송을 통해 위자료를 받는 방안을 검토해보라고 권했다. 기소유예 자체가 '무죄'라는 뜻은 아니기 때문이다.
안병찬 변호사는 "검찰이 기소유예처분을 내린 것은 혐의가 인정되는 경우이므로, 민사소송으로 위자료를 청구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조언했다.
법무법인 안심 권희영 변호사도 "실무상 항고가 인용될 가능성은 극히 낮지만, 담임교사 C씨를 상대로 민사상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를 한다면 인용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법무법인 해자현 윤현석 변호사는 종합적으로 대응할 것을 조언했다. 윤 변호사는 "변호사 상담을 받아 형사상 항고, 민사상 손해배상, 그리고 교육청 이의 제기 등을 검토해 볼 수 있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