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여버리겠다"며 70대 노인 무차별 폭행한 20대 남성, '살인미수' 무죄인 이유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죽여버리겠다"며 70대 노인 무차별 폭행한 20대 남성, '살인미수' 무죄인 이유

2021. 08. 26 15:03 작성2021. 08. 26 15:12 수정
박선우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w.park@lawtalknews.co.kr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눈 마주쳤다는 이유로 70대 노인 무차별 폭행

"죽여버리겠다" 말하며 쓰러진 피해자 얼굴 집중 공격 했는데

살인미수 무죄인 이유, 주변에서 만류했기 때문?

'눈이 마주쳤다'는 이유로 70대 노인을 무차별폭행한 남성 A씨가 상해 혐의로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살인미수 혐의도 받았지만 살인의 고의가 인정되지 않아 무죄가 나왔다. 사진은 지난 4월 A씨가 서울 서부지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출석하는 모습./연합뉴스

'눈이 마주쳤다'는 이유로 70대 노인을 무차별 폭행한 남성 A씨(27)가 상해 혐의로 징역 3년을 선고 받았다. 그는 살인미수 등의 혐의를 받고 재판에 넘겨졌지만, 법원은 이에 대해선 무죄로 판단했다.


26일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2부(재판장 안동범 부장판사)는 "A씨가 (피해자의) 얼굴 부위를 여러 차례 공격해 미필적으로나마 살해하려 한 것 아닌가 의심이 되긴 하다"면서도 "상해의 고의를 넘어 미필적으로나마 살해 고의가 있었던 점이 합리적 의심이 없을 정도로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눈 마주쳤다는 이유로 주먹과 발로 피해자 얼굴 폭행한 남성

사건은 지난 4월, 서울 마포구의 한 아파트 1층 엘리베이터 앞에서 벌어졌다. A씨와 피해자 B씨는 같은 동 주민. 평소 A씨는 층간소음 문제로 B씨에게 앙심을 품고 있었다고 알려졌다. 그러다 이날, B씨와 눈이 마주쳤다는 이유로 갑자기 폭행을 시작한 것이다.


A씨는 약 20분 간 주먹과 발로 B씨의 얼굴을 수십회 때리고 밟았다. A씨는 키가 약 190cm로 건장한 체격. 반면 A보다 왜소한 피해자 B씨(170cm)는 바닥에 쓰러진 채로 폭행을 당했다. 이를 본 주민 등 4명이 A씨를 말렸지만 멈추지 않았다. A씨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게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피해자는 안구 함몰과 골절상 등 전치 12주의 피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죽여버리겠다" 말과 함께 폭행한 것은 맞다고 인정한 재판부

재판에서의 쟁점은 A씨에게 살인의 고의가 있었는지 여부였다. 피고인 A씨가 살해할 의도를 가지고 때렸다면, 피해자가 사망하지 않았더라도 '살인 미수'로 처벌할 수 있다.


이에 대해 A씨는 "고의는 없었다"며 "순간 화나는 마음을 주체하지 못했다"고 우발적 범행을 주장했다.


하지만 검찰은 "피해자가 기절해 무방비 상태였음에도 '죽여버린다'는 말과 함께 A씨는 피해자의 얼굴만 공격했다"며 여러 정황들을 종합하면 살해의 고의성이 인정된다고 봤다. 이에 징역 7년을 구형했다.


26일 사건을 맡은 안동범 부장판사는 "A씨에게 살인의 고의가 있었던 점이 합리적 의심이 없을 정도로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결론 내렸다. 살인 미수는 인정하지 않은 것이다.


△피해자가 병원에 갔을 당시 생명에 지장이 없었고 △범행 중에 흉기가 될 만한 것을 사용한 사실이 없고 △"죽여버리겠다"는 말을 했으나 범행 당시 이미 목격자가 신고하고 제지하고 있어 살해가 불가능한 상황이었다는 점도 그 근거로 봤다.


이어 "A씨가 '피해자가 사망할 수 있겠다'고 예상했다고 쉽게 단정할 수는 없다"며 미필적 고의도 인정하지 않았다. 미필적 고의란 내 행동으로 어떤 범죄가 발생할 것을 인식했으면서 그 행동을 저지르는 것을 말한다.


다만 안 부장판사는 "노약자인 피해자를 폭행해 매우 중한 상해가 발생해 현재까지도 피해자는 치료를 받고 있다"며 상해 혐의는 유죄로 인정해 징역 3년을 선고했다.


이 기사는 로톡뉴스의 윤리강령에 부합하는 사실 확인을 거쳤습니다.

독자와의 약속

나만 모르는 일상 법률 상식, 매일 아침 배달해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