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일 김건희 특검이 남긴 반쪽짜리 성적표 "이미 다 아는 내용 정리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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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일 김건희 특검이 남긴 반쪽짜리 성적표 "이미 다 아는 내용 정리만 했다"

2025. 12. 29 13:57 작성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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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혁 전 감찰관 "검찰의 봐주기 수사 의혹, 경찰 국수본이 밝혀야 할 핵심 과제"

180일간 진행된 김건희 특검 수사에 대해 전문가들은 “주변부만 훑은 반쪽 성과”라고 평가했다. /연합뉴스

180일간의 대장정을 마친 '김건희 특검'에 대한 평가는 냉정했다. 29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한 심인보 뉴스타파 기자와 류혁 전 법무부 감찰관은 특검 수사가 주변부는 훑었지만 핵심을 찌르지 못한 반쪽짜리 성과에 그쳤다고 입을 모았다.


명태균·건진법사·양평... 몸통 앞에서 멈춘 칼날

특검의 성적표를 들여다보면 절반의 성공, 절반의 실패가 뚜렷하다.


명태균 의혹의 경우, 무상 여론조사를 대가로 한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는 기소했지만, 핵심인 공천 개입 여부는 밝혀내지 못했다. 건진법사 의혹 역시 금품 수수 사실은 드러났으나, 이것이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와의 '매관매직'으로 이어졌는지는 규명되지 않았다. 양평 고속도로 의혹 또한 실무 공무원 선에서 꼬리가 잘렸다.


심 기자는 "특검이 출범하기 전 언론 보도를 통해 이미 드러난 사실들을 법적으로 정리하는 수준에 그쳤다"며 "우리가 기대했던, 의혹의 실체적 진실로 더 나아가는 부분은 거의 없었다"고 지적했다.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 역시 마찬가지다. 심 기자는 "검찰이 해놓은 수사 결과를 놓고 법리 적용만 달리했을 뿐, 새로운 사실을 캐내지는 못했다"고 평가했다. 다만 류 전 감찰관은 "건진법사가 검찰 단계에서는 진술을 거부하거나 조작했지만, 특검에서는 불리한 증언을 쏟아냈다"며 "제한된 여건 속에서 나름의 성과는 있었다"고 덧붙였다.


수사 동력 꺾은 '검사들의 난'... 내부의 적 있었나

특검이 '빈칸'을 남긴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수사 기간 중반에 발생한 이른바 '검사들의 집단행동'을 결정적 패착으로 꼽았다.


심 기자는 "특검 수사 기간의 절반이 지날 무렵, 수사의 칼끝이 부실 수사 의혹을 받는 검사들을 향하려던 시점에 검사들의 집단 반발이 일어났다"며 "이것이 수사 동력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더욱 충격적인 정황도 제기됐다. 특검이 수사 초기 김건희 여사가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 등에게 보낸 "제 수사는요?" 같은 청탁성 문자 메시지를 확보하고도 적극적으로 수사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 결정적인 증거는 내란 특검이 김건희 특검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야 뒤늦게 세상에 알려졌다.


류 전 감찰관은 "특검이 물증을 확보하고도 수사를 머뭇거린 점은 매우 미심쩍다"며 "공소시효가 남아있는 만큼 이 부분에 대한 철저한 규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공은 경찰 국수본으로... "검찰 수뇌부 수사가 핵심"

특검이 마무리되면서 남은 과제는 경찰 국가수사본부(국수본)로 넘겨질 전망이다. 특히 초미의 관심사는 검찰의 '봐주기 수사' 의혹 규명이다.


류 전 감찰관은 과거 검찰의 도이치모터스 및 명품백 수사에 대해 "능력이 부족한 부실 수사가 아니라, 의도를 가진 축소·은폐 수사였다"고 규정했다. 검찰총장의 지휘권을 배제한 채 이뤄진 밀실 조사나 사후 보고 절차 등이 그 증거라는 것이다.


이제 공은 경찰에게 넘어갔다. 심 기자는 "경찰 내부에서는 국수본의 위상을 드높일 기회라며 전직 검찰총장 등을 수사하는 것에 대해 엄청난 의지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우려는 남는다. 특검과 달리 경찰은 기소권이 없고, 피의자에게 형량을 거래하는 '플리바게닝(유죄협상제)' 권한도 없다. 류 전 감찰관은 "주변인 진술이나 객관적 증거 확보가 관건이 될 것"이라며 "검찰이 조직적으로 수사를 방해한다면 해체 명분만 쌓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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