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는 위험해"…수사망 피해 '두바이'로 날아간 1200억 도박단의 최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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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는 위험해"…수사망 피해 '두바이'로 날아간 1200억 도박단의 최후

2025. 12. 01 11:59 작성
조연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yj.jo@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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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추적 따돌리려 '자금 세탁 천국' 두바이 거점 삼아

여권 뺏고 감금하며 조직 관리한 기업형 범죄의 말로

경찰이 압수한 현금과 휴대전화, 디지털 증거물 등 /연합뉴스

"캄보디아나 베트남은 한국 경찰과 공조가 너무 잘 돼서 위험하다."


수사망을 피하기 위해 동남아시아가 아닌 중동의 '두바이'를 택한 기업형 도박 조직이 결국 덜미를 잡혔다. 이들은 국제 공조가 까다롭고 자금 세탁이 용이하다는 점을 노려 두바이에 '유령 법인'까지 세우는 치밀함을 보였으나, 끈질긴 추적 끝에 1200억 원대 도박판의 막을 내리게 됐다.


"수사 공조 어려운 곳 찾았다"…두바이로 간 그들

30대 총책 A씨가 이끄는 이 범죄 조직은 철저히 '법망 회피'를 최우선으로 움직였다. 통상적인 보이스피싱이나 도박 조직이 캄보디아, 베트남, 라오스 등 동남아시아에 거점을 두는 것과 달리, 이들은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를 선택했다. 동남아 국가들이 한국 수사기관과의 공조가 활발해 검거 위험이 높다는 점을 역이용한 것이다.


A씨 일당은 두바이와 국내에 거점을 나눠 2개의 불법 도박사이트를 개설했다. 이들이 4년간 굴린 판돈의 규모만 약 1200억 원에 달한다. 두바이는 자금 세탁이 비교적 쉽고 국제 공조 절차가 까다로운 탓에 이들은 한동안 수사망을 피해 범죄 수익을 불려 나갔다.


여권 뺏고 '감옥' 같은 합숙…수익금으론 '호화 파티'

이들의 조직 운영 방식은 일반적인 회사가 아닌 '군대'나 '감옥'에 가까웠다. 총책 A씨는 친구와 선후배들을 포섭해 홍보팀, 대포통장 관리팀, 자금세탁팀 등으로 역할을 세분화했다.



SNS를 통해 "고수익을 보장한다"며 청년들을 유혹해 하부 조직원으로 모집한 뒤, 두바이로 보내자마자 여권을 빼앗았다. 현지 실장급 간부들은 팀원들이 도망가지 못하도록 철저히 감시하며 강압적인 합숙 생활을 강요했다.


반면, 범죄로 벌어들인 돈은 수뇌부의 사치에 쓰였다. 조사 결과, 총책과 간부들은 범죄 수익으로 고가의 스포츠카를 몰고 명품 가방을 사들이는 등 유흥비로 탕진하며 호화로운 생활을 누린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약 10개월간의 끈질긴 추적 끝에 총책 A씨를 포함한 조직원 26명을 검거하고 이 중 10명을 구속했다. 또한, 이들이 은닉한 범죄 수익 60억 8천만 원에 대해 기소 전 추징·보전 조치를 완료해 재산을 동결했다.


단순 도박 개장이 아니다…'범죄단체' 혐의 적용의 의미

이번 사건에서 주목할 점은 경찰이 단순 '도박공간개설죄'를 넘어 '범죄단체 조직·가입·활동죄'를 적용했다는 것이다.


법적으로 도박 사이트 운영진에게 이 혐의가 적용되려면 단순한 공모를 넘어 '통솔 체계'가 입증되어야 한다. 이번 사건의 경우 ▲총책-실장-팀장-팀원으로 이어지는 명확한 지휘 계통 ▲역할 분담에 따른 조직적 운영 ▲수익 분배 구조 등이 확인되었기에 범죄단체 성립 요건을 충족한다.


주요 법적 쟁점은 다음과 같다:


  • 가중 처벌의 핵심, '조직성': 형법 제114조에 따라 범죄단체를 조직하거나 가입한 경우, 그 목적한 죄(도박공간개설)의 형량과 동일하게 처벌받을 수 있다. 특히 이번 사건처럼 여권을 뺏고 조직원을 감시하는 등 강압적인 통솔 체계가 확인된 점은 재판 과정에서 양형에 매우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 범죄 수익 전액 환수: 범죄수익은닉규제법에 따라 도박 개장과 범죄단체 활동으로 얻은 수익은 '중대범죄'의 수익으로 간주되어 몰수 대상이 된다. 경찰이 현금과 예금뿐 아니라 가상화폐 등 은닉 재산까지 찾아내 보전 조치한 것은 이러한 법적 근거에 따른 것이다.


  • 해외 도피의 양형 반영: 수사 공조가 어려운 국가를 의도적으로 선택해 범행을 저지른 점은 '범행의 치밀함'과 '계획성'을 보여주는 증거로, 법원이 죄질을 매우 나쁘게 판단하는 근거가 된다.


결국 "한국 경찰이 오기 힘든 곳"을 찾아 두바이로 떠났던 이들은, 그 치밀함이 오히려 족쇄가 되어 더 무거운 법의 심판대 위에 서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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