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승용차 5부제 도입 시 불붙을 법적 쟁점…"버스도 없는데 5부제? 출근 어쩌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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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 승용차 5부제 도입 시 불붙을 법적 쟁점…"버스도 없는데 5부제? 출근 어쩌라고"

2026. 03. 30 13:56 작성2026. 03. 30 13:57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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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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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115달러 돌파로 '민간 차량 5부제' 가시화

출퇴근 대란 우려 고조

교통 소외 지역 주민들 "차 없으면 생계 끊겨"

24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중앙동에 '승용차 5부제(요일제)' 안내 표지판이 세워져 있는 모습. /연합뉴스

"집에서 지하철역까지 걸어서 40분, 버스는 하루에 3번 옵니다. 차 없이 어떻게 출근하나요?"


경기도 외곽에 거주하는 직장인 A씨는 최근 뉴스를 보고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이란 전쟁 격화로 국제 유가가 배럴당 115달러를 돌파하면서, 정부가 '민간 차량 5부제' 도입을 만지작거리고 있기 때문이다.


구윤철 부총리는 앞서 유가가 120~130달러 선으로 오르면 차량 5부제를 민간으로 확대할 수 있다고 시사한 바 있다.


만약 제도가 시행된다면 대중교통 인프라가 잘 갖춰진 서울 도심은 그나마 사정이 낫겠지만, 경기 외곽이나 지방 중소도시 거주자들에게는 당장 생계가 걸린 '발등의 불'이다.


차가 없으면 출근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법은 이들의 억울함을 구제해 줄 수 있을까.



"차 없으면 일도 못 해"… 헌법상 기본권 침해 논란


현재 시행 중인 공공기관 승용차 5부제는 대중교통 접근성이 열악한 지역과 장거리 출퇴근 임직원 차량을 예외로 인정하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민간에 5부제가 의무화되더라도 이러한 예외 규정이 동일하게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만약 획일적으로 5부제를 강제한다면 헌법적 가치와 충돌하기 때문이다. 버스 노선이 전무하거나 첫차·막차 시간과 출퇴근 시간이 맞지 않는 야간 근무자 등에게 차량 운행을 금지하는 것은 단순한 불편을 넘어선다.


이는 헌법이 보장하는 직업 수행의 자유'와 거주·이전의 자유를 본질적으로 침해하는 위헌적 소지가 다분하다.


실제로 법원은 행정처분 적법성을 판단할 때 "행위 목적과 상대방이 입는 불이익 간의 실질적 견련성(연관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판시한 바 있다(대법원 2010두3541 판결).


즉, 에너지 절약이라는 공익도 중요하지만, 그로 인해 특정 지역 주민의 생계가 위협받는다면 비례의 원칙에 어긋날 수 있다는 뜻이다.


"정부가 버스 늘려줘야 하는 거 아냐?"… 얄미운 법의 대답은 'NO'


그렇다면 차량 운행을 막은 정부가 셔틀버스를 제공하거나 대중교통 노선을 신설해 줄 법적 의무는 없을까. 안타깝게도 현행 법체계상 그런 구체적인 의무는 없다.


현행 '대중교통의 육성 및 이용촉진에 관한 법률'은 국가와 지자체에 대중교통 육성 의무를 지우고 있지만, 이는 선언적인 정책적 의무일 뿐 특정 개인에게 대체 교통수단을 제공할 법적 의무를 뜻하지는 않는다.


법원 역시 "당사자가 행정청에 특정 행위를 요구할 수 있는 법규상·조리상 권리가 있어야 한다"며 행정청의 재량 영역을 폭넓게 인정하고 있다(대법원 99두11455 판결 등).


억울한 과태료, '이의제기'로 맞설 수 있다


대체 교통수단도 없는 상황에서 5부제를 위반해 과태료 처분을 받았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흔히 행정소송을 떠올리기 쉽지만, 현행법상 과태료는 행정소송 대상이 아니다. 대신 질서위반행위규제법에 따른 '이의제기' 절차를 밟아야 한다.


과태료 부과 통지를 받은 날부터 60일 이내에 행정청에 서면으로 이의를 제기하면, 해당 과태료 처분은 즉시 효력을 상실한다. 이후 관할 법원에서 열리는 과태료 재판을 통해 처분의 부당함을 다투게 된다.


재판에서는 ▲차량 운행 금지가 비례의 원칙을 위반했다는 점 ▲대중교통 부족이 명백한 예외 사유에 해당한다는 점 등을 중점적으로 호소해야 한다.


다만 주의할 점도 있다. 개인택시 부제 위반 관련 판례들을 살펴보면, 법원은 부득이한 사정을 호소하는 운전자보다 '공익적 목적'을 우선시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과태료 재판에서 승소하려면 자신의 거주지가 얼마나 대중교통 소외 지역인지, 장거리 출퇴근이 얼마나 불가피한지 객관적이고 구체적인 증거로 꼼꼼히 입증해야만 승산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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