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통 벗고 도로 점령한 헬스 퍼포먼스…법이 금지하는 선 넘은 운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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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통 벗고 도로 점령한 헬스 퍼포먼스…법이 금지하는 선 넘은 운동이다

2025. 07. 17 13:48 작성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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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의 탈의한 채 주택가 차도에서 케틀벨 운동

차량 옆 스치는 ‘위험천만’ 모습에 네티즌 갑론을박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한낮의 주택가, 웃통을 벗어젖힌 남성이 묵직한 케틀벨을 손에 쥔 채 아스팔트 위에서 거친 숨을 몰아쉰다. 바로 옆으로 차들이 아슬아슬하게 스쳐 지나가지만, 그는 아랑곳하지 않고 운동에 열중한다. 개인의 ‘건강권’인가, 모두를 위협하는 ‘곡예’인가. 온라인 커뮤니티를 뜨겁게 달군 ‘도로 위 운동’ 논란을 법의 눈으로 들여다봤다.


최근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도로 위에서 운동하는 이들 때문에 불안하다는 글이 잇따르고 있다. 한 유튜버는 상의를 탈의한 채 주택가 차도 가장자리에서 케틀벨을 들고 운동해 논란을 야기했다.


한 유튜버가 주택가 도로에서 케틀벨을 들고 운동하는 모습. /'홍범석' 유튜브 캡처


해당 게시글에는 “길을 완전히 막은 것도 아닌데 뭐가 문제냐”는 일부 옹호 의견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비판적인 반응을 쏟아냈다. 네티즌들은 “혹시라도 케틀벨을 놓치면 어쩔 셈이냐”, “운전하다가 저런 사람 보면 깜짝 놀라서 사고 날 것 같다”, “왜 굳이 위험한 도로에서 저러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쟁점 1. 길 안 막았어도…‘교통방해죄’ 성립 가능

도로를 완전히 막지 않았더라도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 도로 위에서 케틀벨처럼 무거운 기구를 들고 운동하는 행위 자체가 형법 제185조(일반교통방해)에 해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죄는 도로를 손괴하거나 불통하게 만드는 것뿐만 아니라, ‘기타 방법으로 교통을 방해한 자’를 처벌 대상으로 삼는다. 케틀벨을 휘두르는 행위는 운전자의 시선을 불필요하게 끌고, 잠재적 위험(기구를 놓치거나 균형을 잃는 등) 때문에 차량이 속도를 줄이거나 거리를 피하게 만든다. 이는 교통의 안전과 원활한 흐름을 방해하는 행위로 충분히 해석될 수 있다.


설령 형법상 교통방해죄에 이르지 않더라도, 경범죄 처벌법 위반 소지는 다분하다. ‘정당한 이유 없이 길을 막거나 다른 사람을 불안하게 한 사람’은 처벌 대상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도로 위에서 무거운 쇳덩이를 휘두르는 모습은 운전자와 보행자에게 충분한 불안감을 조성할 수 있다.


쟁점 2. 상의 탈의, ‘공연음란죄’는 아니지만…

상의를 탈의한 행위는 어떨까. 형법 제245조(공연음란)를 적용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대법원은 음란 행위를 “일반인을 기준으로 객관적으로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게 하고 선량한 성적 도덕관념에 반하는 행위”로 엄격하게 정의하고 있다. 운동을 목적으로 한 상의 탈의가 이 기준을 충족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하지만 범죄가 아니라고 해서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이 행위 역시 경범죄 처벌법상 ‘다른 사람을 귀찮고 불쾌하게 한’ 행위로 처벌받을 수 있다.


법의 잣대는 그 행위가 통행을 ‘막았는지’ 여부를 넘어, 공동의 공간을 ‘위협했는지’를 묻고 있다. 도로 위가 개인의 건강을 과시하는 위험한 무대가 되는 순간, 그로 인해 발생하는 모든 책임 역시 오롯이 개인의 몫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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