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상품이라더니 먼지 가득" 당근마켓 사기 대처법
"새 상품이라더니 먼지 가득" 당근마켓 사기 대처법
정품 필터 대신 호환품…변호사들 "명백한 사기, 형사 고소 가능"

당근마켓에서 '미사용 새 상품'이라 속여 중고 공기청정기를 판매한 사기 사건이 발생했다./ AI 생성 이미지
당근마켓에서 '미사용 새 상품'이라는 말에 속아 중고 공기청정기를 구매한 피해 사례가 발생했다. 판매자는 환불을 거부하고 있지만, 법률 전문가들은 "명백한 사기"라며 형사 고소와 민사 소송이 모두 가능하다고 진단했다.
특히 개인 간 거래의 법적 한계점도 존재해, 피해를 막기 위한 구체적인 대응 방안에 관심이 쏠린다.
'새 상품' 약속과 다른 중고품…'의무 없다'는 판매자
A씨는 최근 당근마켓에서 "미사용 새상품"이라는 공기청정기를 구매했다. 판매자는 게시글에 '8만원이 넘는 정품 필터'가 포함됐다고 명시하고 관련 사진도 올렸다.
그러나 A씨가 집에 와서 확인한 제품은 약속과 달랐다. 내부에는 누런 먼지가 가득했고, 있어야 할 정품 H필터 대신 인터넷에서 구매한 것으로 보이는 호환 필터가 들어있었다.
명백한 사용 흔적에 A씨가 구매 내역을 요구하자, 판매자는 "구매 전 구매내역 보내달라 한 게 아니니 지금 구매내역 보내주는 건 의무가 아니라서 못 보내준다"며 환불을 거부했다.
변호사들 "빼도 박도 못 할 사기…형사 고소로 압박해야"
법률 전문가들은 판매자의 행위가 형법상 사기죄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다고 입을 모았다. 박성현 변호사는 "사기죄는 판매자가 허위 사실로 구매자를 속여 금전적 이익을 취한 경우 성립되며, 구매자가 거래 내용을 믿고 대금을 지불한 만큼 충분히 고소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김경태 변호사 역시 "판매자가 미사용 새상품이라고 허위 광고하고, 정품 필터를 준다고 기재했음에도 중고품과 호환품을 제공한 것은 기망의 고의가 인정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라며 사기죄 성립 가능성을 높게 봤다.
전문가들은 민사상 환불과 별개로 형사 절차를 활용하는 전략을 제시했다. 홍대범 변호사는 "형사 고소를 통해서 상대방으로부터 자발적으로 환불을 받게 유도하는 것이 좋겠습니다"라고 조언했다. 수사 과정에서 압박을 느낀 판매자가 합의에 나설 가능성을 염두에 둔 전략이다.
내 돈 돌려받는 법…증거 확보 후 '소액심판' 고려
형사 처벌과 별개로 구매 대금을 돌려받기 위해서는 민사 절차를 밟아야 한다. 법적 분석에 따르면, 판매자가 약속과 다른 물건을 보낸 것은 '채무불이행'에 해당하며, 구매자는 이를 근거로 계약을 해제하고 대금 반환을 청구할 수 있다.
우선 내용증명을 통해 판매자에게 공식적으로 환불을 요구하고, 이에 불응할 경우 민사소송을 제기하는 단계적 접근이 권고된다. 특히 거래 금액이 3,000만 원 이하일 경우, 변호사 없이 신속하게 진행할 수 있는 '소액사건심판' 제도를 활용해볼 수 있다.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증거 확보다. 박성현 변호사는 "고소를 준비하려면 거래 당시의 대화 기록, 게시글 캡처, 제품 상태 사진 등을 증거로 확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라고 강조했다.
개인 간 거래의 법적 한계…'전자상거래법' 적용 어려워
다만 개인 간의 중고 거래에는 법적 한계도 명확히 존재한다. 흔히 온라인 쇼핑에 적용되는 청약 철회(환불) 규정 등은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른 것이다.
법적 분석에 따르면 이 법은 통신판매업자, 즉 사업자를 대상으로 하므로 당근마켓과 같은 플랫폼에서 개인이 일회성으로 판매하는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적용되지 않는다. 플랫폼 사업자 역시 거래의 당사자가 아니므로 직접적인 책임을 지지 않는다.
결국 분쟁이 발생했을 때 사기죄 고소나 민사소송 등 법적 절차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만큼, 거래 전 판매자의 이력과 물품 상태를 꼼꼼히 확인하는 주의가 요구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