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테마주, 사퇴정보 미리 듣고 팔았다면 위법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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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테마주, 사퇴정보 미리 듣고 팔았다면 위법일까

2019. 10. 20 17:55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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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om@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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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출된 엠바고 이용해 37% 이상 비싸게 팔아

미공개 정보 이용한 '시장 질서 교란' 행위?⋯ 처벌 할 수 있을까

조국 전 법무장관의 '사퇴 입장문'이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 등을 통해 유출됐다. 사진은 지난 14일 오후 1시 40분쯤 한 대화방에 올라온 사퇴 입장문. 엠바고보다 20분 먼저 올라왔다. /카카오톡 캡처

지난 14일 오후 1시 40분쯤 카카오톡 등 메신저 단체 대화방에는 조국 전 법무장관의 '사퇴 입장문'이 급속도로 퍼졌다. 조 전 장관이 오후 2시에 기자회견을 통해 발표할 입장문이 사전 유출된 것이다.


앞서 법무부는 이날 오전 1시 30분쯤 출입기자단에 '오후 2시 엠바고(일정한 시간까지 보도 금지)'를 요청하고 조 전 장관의 사퇴 발표를 알렸다. 그러면서 '사퇴 입장문'도 전달했다. 기자들을 믿고 '기사 작성을 미리 해두라'는 취지로 편의를 제공한 것이다.


그런데 이 입장문을 받은 일부 기자가 외부로 이를 퍼나르면서 사달이 났다.

조국 전 장관 테마주의 대표 '화천기계', 2시 기점으로 30% 이상 급락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에 차량 부품을 납품하는 화천기계는 조 전 장관의 대표적인 정치 테마주(株)로 분류돼왔다. 회사 상근 감사인인 남광 감사가 조 전 장관과 미 버클리대 법대 동문이라는 이유에서였다. 조 전 장관이 이슈에 중심에 서면서 관련 소식과 함께 주식시장에서 급등락해왔다.


그랬던 화천기계 주가가 지난 14일 급락했다. 4645원으로 거래를 시작했던 화천기계는 오후 1시까지 4600~4700원 사이를 잔잔하게 오갔다. 하지만 오후 2시를 기해 3285원으로 급하락했다. 1500원 가까이 떨어진 것이다.


이날 오후 2시 엠바고가 풀리면서 '조 전 장관 사퇴'가 공표되면서 생긴 변화였다. 여기까지는 일반적인 정치 테마주의 모습과 큰 차이가 없었다.


조국 전 법무장관 테마주로 분류된 화천기계가 조 장관이 사퇴한 지난 14일 급락하고 있다. /팍스넷 캡처


문제는 오후 2시 전 주식을 판 사람들이 여럿 있었다는 것이다. 투자자들이 모이는 한 커뮤니티에는 "미리 '사퇴 입장문'을 받아볼 수 있어서 손해를 막았다"며 '자랑'하는 글도 여럿 올라왔다.


주식시장의 흐름을 보면 오후 1시 30분부터 오후 2시까지 거래량이 눈에 띄게 늘어난다. 1시 25분까지 3만~4만주 정도가 거래되던 화천기계는 1시 30분부터 거래량이 10만주 이상으로 늘어난다. 1시 50분엔 17만주, 1시 55분엔 33만주까지 거래량이 올랐다.


2시 전 주식을 먼저 판 사람들은 4400원대에 거래했다. 하지만 2시부터는 3200원대에 거래가 이뤄졌다. 37% 이상 차이가 났다.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시장 질서 교란' 행위? "처벌 못해"

대중에 알려지지 않은 정보를 이용해 손실을 피한 사람들은 '불법 주식거래'를 한 것처럼 보인다. 특히 공개되지 않은 중요 정보를 매매에 이용했다는 점에서 자본시장법 상 ‘시장 질서 교란 행위’와 비슷한 형태를 띤다.


하지만 증권법 변호사들은 "조 전 장관의 입장문을 미리 받아 테마주를 매도했다 하더라도 위법 행위가 아니다"는 입장이다. 미리 입수한 정보가 기업 주가에 '확실하게' 영향을 주는 내용이어야 하는데 그게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현행 자본시장법(178조의2 제1항 제2호)은 시장질서 교란 행위를 적용할 수 있는 ‘정보’를 다음 두 가지로 규정하고 있다. ① 일반 투자자들이 알지 못하는 사실에 관한 정보로서 불특정 다수에게 공개되기 전일 것 ② 매매 여부 또는 매매 조건에 중대한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을 것이다.


이중 두번째 조건 때문에 미리 정보를 입수하고 거래한 사람들은 처벌을 피할 수 있다.


조 전 장관과 화천기계 주가간 연관성을 규명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조 전 장관이 자리에서 물러나지 않는다고 해서 이들 기업의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는 확실성이 없다.


한 변호사는 "투자자들이 이 종목의 주가와 조 전 장관의 정치적 명운을 하나로 보지만, 그렇게 테마주로 엮인 이유는 회사 임직원 중 한명이 조 전 장관과 동문이라는 것 정도"라며 "이것으로는 '중대한 영향을 줄 가능성'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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