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금형 전과기록', 납부 후 2년 지나면 신청 없이 자동으로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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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금형 전과기록', 납부 후 2년 지나면 신청 없이 자동으로 사라진다?

2025. 11. 25 11:12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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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금형, 납부 2년 뒤 법률상 자동 실효... 징역형의 '재판상 실효'와 달라 혼동 잦아

벌금형 기록은 납부 2년 후 법률에 따라 자동 실효된다. /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길에서 주운 돈 썼다가 '전과자' 낙인... 5년간 속앓이 A씨, 그의 기록은 이미 지워져 있었다


5년 전 순간의 실수로 '전과자'가 된 A씨. 그는 자신의 기록을 지우기 위해 복잡한 법적 절차를 각오했지만, 법의 답변은 의외로 간단했다. 그의 기록은 이미 법적으로 사라진 상태였다.


"5년의 족쇄, '전과기록' 지울 수 있나요?"


2020년 3월, A씨는 길에서 주운 돈을 썼다가 절도죄로 벌금 50만원의 약식기소 처분을 받았다. 성실히 벌금을 냈지만 '전과기록'이라는 꼬리표는 5년 내내 그를 괴롭혔다.


2025년이 되자, 그는 법률 상담의 문을 두드렸다. "형의 실효를 신청하고 싶은데, 어떤 절차가 필요한가요? 피해자 연락처도 알고 있습니다." A씨의 질문에는 사회의 일원으로 다시 온전히 인정받고 싶은 절박함이 묻어났다.


그는 자신의 기록을 지우기 위해 법원에 특별한 신청을 하고, 어쩌면 피해자와 합의까지 해야 할지 모른다고 생각했다. 5년이라는 시간이 지났으니 이제는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품고서였다.


"신청? 필요 없습니다"… 법률이 주는 의외의 선물


하지만 법률 전문가들의 분석은 A씨의 예상과 전혀 달랐다. 결론부터 말하면, A씨의 벌금형 기록은 별도의 신청 없이 이미 법률에 따라 효력을 잃은 상태다. '형의 실효 등에 관한 법률' 제7조는 벌금형을 선고받은 사람이 그 집행(벌금 납부)을 마친 뒤, 2년간 자격정지 이상의 형을 선고받지 않으면 그 형이 자동으로 실효된다고 규정한다.


A씨는 2020년 벌금을 납부했고, 이후 다른 범죄를 저지르지 않았다면 2022년 3월에 이미 전과기록이 법적으로 실효된 것이다.


많은 이들이 '형의 실효'를 징역이나 금고형을 살고 나온 뒤 7년을 기다려 법원에 신청하는 '재판상 형의 실효'(형법 제81조)와 혼동한다. 하지만 벌금과 같은 비교적 가벼운 형벌은 사회 복귀를 돕기 위해 일정 기간이 지나면 자동으로 효력을 없애주는 '법률상 실효' 제도가 적용된다.


변호사들도 '의견 분분'… 왜 혼동할까?


흥미로운 점은 이 간단한 법리가 법률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종종 혼동을 일으킨다는 사실이다. A씨의 질문에 한 변호사는 "2025년 3월 19일 이후에 신청이 가능하다"고 조언했다. 다른 변호사 역시 "관할 경찰서 또는 검찰청에 범죄경력 말소 신청을 진행하라"고 안내했다.


이러한 혼선은 '형의 실효'라는 용어가 두 가지 다른 제도를 포괄하기 때문에 발생한다. 언론에 자주 오르내리는, 피해 보상과 7년의 시간이 필요한 복잡한 절차는 징역형 등에 해당하는 '재판상 실효'다.


반면 A씨 사례처럼 벌금형의 '법률상 실효'는 별다른 절차 없이 요건만 충족하면 자동으로 완성된다. A씨가 5년간 마음고생 할 필요가 없었다는 의미다.


그럼 내 기록은 어떻게 되나… '범죄경력회보서'의 비밀


형이 자동으로 실효되면 구체적으로 무엇이 달라질까. 법에 따라 검찰청과 시·구·읍·면사무소에서 관리하는 '수형인명부'와 '수형인명표'에서 해당 기록이 삭제·폐기된다.


더 중요한 것은 '범죄경력회보서'다. 본인이 취업이나 비자 발급 등을 위해 직접 범죄경력회보서를 발급받을 경우, 법률에 따라 실효된 형은 아예 기재되지 않은 채 출력된다. 즉, A씨가 지금 자신의 기록을 떼어보면 벌금형 기록은 나타나지 않는다. 법이 그의 '잊힐 권리'를 보장해주는 셈이다.


한순간의 잘못으로 찍힌 주홍글씨는 생각보다 빨리, 그리고 조용히 지워질 수 있다. 법은 처벌만큼이나 한 개인의 사회 복귀를 중요하게 여기며, '자동 실효'라는 제도를 통해 그 문턱을 낮춰주고 있다. A씨의 5년간의 속앓이는 법에 대한 작은 오해에서 비롯된 해프닝이었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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