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선 침범 차량에 받혔는데 내 잘못이 20%? 법원이 말하는 과실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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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선 침범 차량에 받혔는데 내 잘못이 20%? 법원이 말하는 과실의 의미

2026. 08. 13 14:18 작성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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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차로 교통사고 민사소송서 책임 비율 80:20 인정

재판부 "과실은 약한 부주의까지 가리키는 것"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도로를 주행하다 보면 명백한 상대방의 잘못으로 사고가 났음에도, 보험사로부터 쌍방 과실을 통보받고 억울함을 호소하는 운전자들을 흔히 볼 수 있다. "저 차가 중앙선을 넘어왔는데 왜 내게도 과실이 있느냐"는 항변이다.


부산지방법원에서는 이와 같은 운전자들의 의문에 대한 판결이 나왔다. 가해 차량이 중앙선을 침범해 사고를 냈음에도, 피해 차량 운전자에게 20%의 책임이 인정된 것이다.


핵심은 피해자에게도 존재했던 약한 부주의였다.


앞차 추월하려 중앙선 훌쩍… 황색점멸 교차로에서 쾅


사건은 지난 2021년 1월 27일 오후 3시 20분경, 부산 강서구의 한 교차로에서 발생했다.


당시 교차로의 신호등은 양방향 모두 황색 점멸 상태였다. 원고 A씨의 차량은 십자 형태의 중앙선 없는 도로를 직진해 먼저 교차로에 진입했다. 이때, 좌측 도로에서 피고 B보험사에 가입된 상대방 차량이 달려왔다.


상대방 차량은 전방에서 서행하던 화물차를 추월하기 위해 무리하게 중앙선을 침범하여 교차로에 진입했고, 결국 먼저 진입해 있던 A씨 차량의 측면을 그대로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A씨 차량은 크게 파손되었고, A씨는 뇌진탕과 요추 염좌 등의 상해를 입었다.


"100% 가해자 잘못 아닌가요?" 법원 판단은


A씨 입장에서는 황색점멸 신호에 먼저 진입했고, 심지어 중앙선을 넘어 역주행하듯 달려온 차량에 받혔으니 상대방의 100% 과실을 주장할 만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2심 재판부(부산지방법원 제5민사부·재판장 박우종)의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가해 차량의 불법행위 책임은 당연히 인정하면서도, 손해배상액을 정할 때 피해자의 잘못을 깎는 이른바 '과실상계' 법리를 꺼내 들며 다음과 같이 판단했다.


> "불법행위에 있어서 가해자의 과실이 의무위반의 강력한 과실임에 반하여, 과실상계에 있어서 과실이란 사회통념상, 신의성실의 원칙상, 공동생활상 요구되는 '약한 부주의'까지를 가리키는 것이다."


즉, 남에게 피해를 준 가해자의 엄격한 과실과, 스스로의 안전을 지키지 못한 피해자의 옅은 과실은 그 기준이 다르다는 뜻이다. 재판부는 A씨에게 20%의 과실 책임을 물으며 3가지 이유를 꼽았다.


  • 좌우 주시 태만: A씨가 교차로 진입 즈음 좌우 시야에 좀 더 주의를 기울였다면 피고 차량을 인지할 수 있었을 것이다.
  • 안전벨트 미착용: 사고 당시 A씨는 안전벨트를 착용하지 않아 피해가 확대된 측면이 있다.
  • 황색점멸등의 의미: 교차로에 통행 우선권이 있더라도 방어운전의 주의 의무가 완전히 면제되는 것은 아니다.


상급병실료는 '인정', 수리비 부가세는 '제외'


책임 비율이 8대 2로 정해진 후, 재판부는 A씨가 청구한 손해배상 항목들도 꼼꼼히 따졌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치료비와 차량 수리비 산정 과정이었다.


먼저 보험사 측은 "일반병실이 아닌 비싼 상급병실 입원료는 물어줄 수 없다"고 맞섰다.


하지만 재판부는 "당시 병원에 일반병실이 없어 부득이하게 상급병실을 사용할 수밖에 없었던 특별한 사정이 인정된다"며 치료비 전액을 손해로 인정했다.


반면, 차량 수리비에 포함된 부가가치세(약 37만 원)는 손해액에서 제외됐다.


A씨가 부가가치세법상 납세의무자인 개인사업자(택시 영업)였기 때문이다. 재판부는 "개인사업자의 수리비 부가세는 매입세액에 해당해 나중에 매출세액에서 공제받거나 환급받을 수 있으므로 손해로 볼 수 없다"고 명확히 선을 그었다.


결국 재판부는 전체 손해액에서 A씨의 과실 20%를 깎고, 기지급된 치료비를 공제한 뒤 위자료 200만 원을 더해 "B보험사는 A씨에게 추가로 141만여 원을 더 지급하라(총 인정액 약 847만 원)"고 판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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