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 '인싸' 되려다 범법자 될라"... 전동 캐리어, 면허 없이 탔다간 '낭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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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 '인싸' 되려다 범법자 될라"... 전동 캐리어, 면허 없이 탔다간 '낭패'

2025. 12. 09 18:12 작성
조연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yj.jo@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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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심코 탔다가 '무면허 운전' 처벌 가능성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공항에서 무거운 짐을 끌지 않고 캐리어 위에 앉아 편안하게 이동하는 모습, 최근 예능 프로그램이나 SNS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다. 일명 '타고 다니는 캐리어'로 불리는 전동 캐리어는 여행객들 사이에서 '공항 인싸템'으로 떠오르며 품귀 현상을 빚기도 했다. 버튼 하나만 누르면 힘들이지 않고 이동할 수 있어 남녀노소 모두에게 인기다.


하지만 이 편리한 가방이 자칫하면 사용자를 '범법자'로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많지 않다. 단순히 짐을 싣는 가방이 아니라 도로교통법상 규제를 받는 '이동수단'이기 때문이다.


제품의 사양에 따라 면허가 필수인 경우도 있고, 헬멧을 쓰지 않으면 범칙금을 물어야 할 수도 있다. 즐거운 여행길이 법적 분쟁으로 얼룩지지 않으려면 전동 캐리어의 숨겨진 법적 쟁점을 명확히 파악해야 한다.


"가방이 아니라 오토바이?"... 스펙 확인 안 하면 '무면허' 처벌

전동 캐리어의 법적 지위는 겉모습이 아닌 '성능'에 따라 갈린다. 핵심은 해당 제품이 현행 도로교통법상 '개인형 이동장치(PM)'로 분류되느냐, 아니면 '원동기장치자전거'로 분류되느냐에 있다.


도로교통법 제2조 및 시행규칙에 따르면, 개인형 이동장치(PM)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시속 25km 이상 운행 시 전동기 작동 차단 ▲차체 중량 30kg 미만 ▲'전기용품 및 생활용품 안전관리법'에 따른 안전확인 신고 완료라는 세 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해야 한다.


만약 이 조건 중 하나라도 충족하지 못한다면, 해당 전동 캐리어는 법적으로 '원동기장치자전거', 즉 오토바이와 유사한 취급을 받게 된다.


문제는 여기서 발생한다. 2020년 12월 개정된 도로교통법에 따라 '개인형 이동장치'는 만 13세 이상이라면 운전면허 없이도 이용이 가능하다. 하지만 기준을 초과하여 '원동기장치자전거'로 분류되는 고성능 혹은 중량 초과 제품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이 경우 도로교통법 제43조에 따라 반드시 원동기장치자전거 면허 이상의 운전면허를 소지해야 한다.


면허 없이 이를 운전할 경우 도로교통법 제154조 제2호에 따라 30만 원 이하의 벌금이나 구류에 처해질 수 있다. 단순히 가방을 탔을 뿐인데 무면허 운전자가 되어 형사 처벌의 대상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잠깐 타는데 설마?"... 공항 안이라도 헬멧 없으면 범칙금

면허 문제만큼이나 간과하기 쉬운 것이 바로 '헬멧(인명보호장구)' 착용 의무다. 많은 이용자가 공항이나 실내외에서 전동 캐리어를 탈 때 헬멧을 착용하지 않는다. 그러나 법적으로 이는 명백한 단속 대상이다.


전동 캐리어가 개인형 이동장치(PM)로 분류되든, 원동기장치자전거로 분류되든 도로교통법 제50조에 따라 운전자는 반드시 인명보호장구를 착용해야 한다. 이를 위반할 경우 범칙금 2만 원이 부과되며, 납부하지 않을 경우 20만 원 이하의 벌금이나 구류에 처해질 수 있다.


대전지방법원(2022구단103012) 등 최근 하급심 판례를 살펴보면, 경찰이 개인형 이동장치 운전자의 안전모 미착용을 단속하는 과정에서 음주운전 등 추가 범죄 사실을 적발하는 사례가 빈번하다. "잠깐 이동하는 건데 괜찮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이 단속의 빌미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공유 킥보드는 '면허 인증' 하는데 캐리어는 왜?

시중의 공유 킥보드 앱들이 이용자에게 면허 인증을 요구하는 것과 달리, 전동 캐리어 판매처나 대여 서비스에서는 면허 확인 절차가 느슨한 경우가 많다. 이는 법적 의무의 차이보다는 사업자의 정책 차이에서 기인한다.


공유 킥보드 업계의 면허 인증은 사고 예방과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하기 위한 기업의 자체적인 안전 정책 성격이 강하다. 반면 전동 캐리어는 주로 개인 소유물로 판매되다 보니, 구매 단계에서 법적 분류나 면허 필요 여부를 강제적으로 확인하는 시스템이 부재한 실정이다.


법원은 최근 판결(대법원 2022도3615, 수원지방법원 2024구단680)을 통해 개인형 이동장치의 위험성이 자동차보다는 낮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음주운전이나 법규 위반에 대해서는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전동 캐리어 역시 명확한 전용 판례는 아직 없으나, 유사한 이동장치의 법리를 따를 가능성이 높다.


결국 안전한 이용을 위해서는 소비자가 스스로 깐깐해져야 한다. 전동 캐리어를 구매하거나 이용하기 전, 제품의 최고 속도와 무게가 '개인형 이동장치' 기준(25km/h 이하, 30kg 미만)에 부합하는지, KC 안전인증을 받았는지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기준을 벗어난 제품이라면 면허증을 챙기고 헬멧을 쓰는 것이 '즐거운 여행'을 지키는 유일한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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