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에 취한 10대 모텔로 데려간 '성폭행 혐의' 남성…왜 무죄 받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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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에 취한 10대 모텔로 데려간 '성폭행 혐의' 남성…왜 무죄 받았을까

2022. 01. 05 08:55 작성
박선우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w.park@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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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모텔 들어가고 남자친구에게도 문자⋯1심에 이어 2심도 무죄

술에 취해 길가에 앉아 있던 10대 여성을 모텔로 데려가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남성이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무죄를 선고받았다. /셔터스톡

A씨는 운전 중에 우연히 길가에 앉아 있던 10대 B양을 봤다. B양은 술에 취해 울고 있었다. 이후 A씨는 B양을 모텔로 데려가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까지 이어진 끝에 A씨는 혐의를 벗을 수 있었다. 지난 4일, 광주고법 제1형사부(재판장 이승철 판사)는 A씨에게 1심과 같은 무죄를 선고했다고 밝혔다.


피해자 B양의 알코올성 블랙아웃(black out⋅기억상실)과 증거가 불충분하다는 판단에서였다.


2심에서도 무죄 ⋯재판부 "B양, 심신상실 상태에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지난 2020년 7월 새벽. 광주의 한 도로를 운전하던 A씨는 길에 있는 B양을 발견하고 다가갔다. 그리고선 B양에게 "위험하니 차에 타라" "탑승하지 않으면 112 신고를 하겠다"고 하며 한 모텔로 데려갔다.


이후 약 3시간이 지난 시각. 모텔을 빠져나온 B양이 경찰에 신고를 하면서 A씨는 간음약취와 준강간 혐의를 받고 법정에 서게 됐다.


A씨는 재판 내내 혐의를 부인했다. B양의 동의를 받고 모텔에 데려갔고, 성범죄를 목적으로 약취(略取)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또한 B양의 신체 부위를 만지기는 했지만 거부당해 중단했고, 옷을 벗기지도 않았다고 했다.


1심 결과는 무죄였다. 성범죄가 있었다는 사실을 뒷받침할 증거가 불충분했기 때문이다. 일단 모텔 CC(폐쇄회로)TV 분석 결과, B양은 심신상실 상태가 아니었다. 다시 말해 B양이 정신을 잃고 저항할 수 없는 상황에서 성폭행을 당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의미였다.


실제로 B양이 A씨의 차량에서 내려 스스로 모텔 안으로 걸어 들어갔고, 비교적 또렷하게 "X나 졸려"라고 말했다는 점이 확인됐다. 또한 B양이 A씨의 차량에 타고 모텔에서 나올 때까지 남자친구에게 수차례 문자를 보냈으며 A씨가 B양의 건강상태 등 직접 듣지 못하면 알 수 없는 사실도 알고 있다는 점 등도 무죄의 근거가 됐다.


1심 재판부는 "B양이 술에 만취해 심신상실의 상태에 있었다고 볼 직접 증거는 부분적으로만 기억이 난다는 내용의 B양의 진술뿐"이라며 "부분적으로만 기억이 난다는 것은 B양이 스스로의 행동을 기억 못 하는 블랙아웃 현상을 겪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A씨의 혐의를 인정하기 부족하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이후 열린 항소심 재판에서도 동일한 결론이 나왔다. 2심 재판부도 "제출된 증거들만으로는 공소사실이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원심(1심)이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것은 정당하다"며 무죄 선고 배경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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