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가 돌아가실 때 '상속포기'했어도, 할아버지 유산은 '상속'받을 수 있다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아버지가 돌아가실 때 '상속포기'했어도, 할아버지 유산은 '상속'받을 수 있다

2022. 07. 09 07:24 작성2022. 07. 09 08:31 수정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대습상속은 상속포기와 별개로 이뤄져

사업에 실패한 아버지의 빚을 물려받지 않기 위해 상속을 포기한 자녀들. 그런데 이후 할아버지가 돌아가시면서 생전에 아버지가 받아야 했을 몫까지 함께 물려받게 됐다. 혹, 이 상속을 받으면 아버지가 남겼던 빚을 다시 갚아야 하는 걸까? /셔터스톡

몇 년 전, 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 A씨 가족은 상속을 포기했다. 사업에 실패한 아버지가 남긴 빚이 재산보다 더 많았기 때문이다. 상속을 포기하면 재산과 빚을 모두 물려받지 않을 수 있다.


그런데 최근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게 되면서 그 유산을 상속받는 과정에서 문제가 생겼다. 당초 아버지가 살아있었다면 상속받을 수 있었던 몫까지 그 자녀인 A씨 등이 대신 상속받게 됐기 때문이다(대습상속). A씨는 이렇게 할아버지의 유산을 받아도 되는 것인지 '한 가지' 걱정이 든다.


'혹시 할아버지의 재산을 상속받으면, 아버지의 빚이 다시 살아나는 것은 아닐까.'


변호사들 "상속포기와 대습상속은 별개"

변호사들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먼저, 법적으로 A씨는 할아버지의 재산을 상속받을 수 있는 게 맞는다고 했다. 민법 제1001조 등에 규정된 대습상속(代襲相續) 제도에 따른 정당한 상속이라는 취지였다.


대습상속이란 원래 상속을 받았어야 할 사람(A씨의 아버지)이 피상속인(A씨의 할아버지⋅사망으로 인해 상속재산을 물려주는 사람)보다 먼저 사망한 경우. 자녀와 배우자 등이 '대신' 상속을 받을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이렇게 대신 상속받는 사람을 '대습자'라고 하며, A씨는 여기에 해당한다.


구체적으로 민법 제1001조⋅제1003조는 다음과 같이 규정하고 있다.


"직계비속(자식 등) 또는 형제자매가 상속개시 전에 사망한 경우 그 직계비속이 있는 때에는 그 직계비속이 사망한 자의 순위에 갈음해 상속인이 된다. 이때 그 직계비속의 배우자는 공동상속인이 되고, 그 상속인이 없는 때에는 단독상속인이 된다."


법률사무소 한솔의 권희영 변호사는 "A씨 등이 대습상속을 받게 되는 사안"이라고 했고, 법무법인 정향의 엄태완 변호사도 "당초 아버지가 받게 될 상속분이 A씨 등에게 상속될 것"이라며 비슷한 의견을 밝혔다.


A씨는 '이렇게 되면 혹시 아버지의 빚이 다시 살아나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라고 했지만, 변호사들은 "앞서 했던 상속포기와 대습상속은 별개"라고 했다.


법무법인 리버티의 김지진 변호사는 "대습상속은 앞서 했던 상속포기와 별개로 이뤄지는 것"이라며 "대습상속을 받는다고 하더라도, 아버지에 대한 상속포기가 취소되어 빚이 되살아나지 않는다"고 했다. 수앤이 합동법률사무소의 박수진 변호사 역시 "상속포기와 별개로 대습상속을 받게 될 것"이라고 했다.


변호사들의 의견을 뒷받침하는 대법원 판례도 존재한다. 법무법인(유한) 해송의 김동호 변호사는 "비슷한 사건에 대한 대법원의 판단이 존재한다"며 지난 2017년에 나온 대법원 판례(2014다39842)를 소개했다. A씨와 같이 부모에 대한 상속포기를 한 이후 조부모가 사망한 사건이었다. 당시 대법원은 이러한 상속포기가 대습상속권의 포기로 이어지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나만 모르는 일상 법률 상식, 매일 아침 배달해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