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김무룡 변호사] 압수수색 영장 허점 찔러, 대형 보험사기 '무죄' 이끌어내
[인터뷰|김무룡 변호사] 압수수색 영장 허점 찔러, 대형 보험사기 '무죄' 이끌어내
40여 명 연루된 대규모 보험사기 사건
'영장 명단 누락' 짚어 무죄 입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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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법인 해답 김무룡 변호사는 40여 명이 연루된 대규모 한방병원 보험사기 사건에서 압수수색 영장의 하자를 치밀하게 파고들어 위법수집증거를 입증해내며 의뢰인의 완전한 무죄를 이끌어냈다. ⓒ로톡뉴스
2022년부터 2025년까지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을 달군 대규모 사건이 있었다.
한 한방병원을 중심으로 피고인 40여 명이 연루된 '보험사기방지특별법위반' 사건이었다.
수사기관은 병원이 환자들에게 허위 입퇴원확인서를 발급하고, 경옥고 등 비급여 약제를 처방하고도 일반 한약을 처방받은 것처럼 꾸며 조직적으로 보험금을 편취했다고 보았다.
수십 명의 피고인이 줄줄이 유죄 판결을 받을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 방대한 기록을 파고들어 단 한 장의 서류로 의뢰인의 '무죄'를 이끌어낸 이가 있다.
바로 법무법인 해답의 김무룡 변호사다.
기소가 곧 유죄로 굳어지기 쉬운 대형 사건에서 그가 보여준 예리한 통찰력과 집요한 변호 전략을 조명했다.

거대한 유죄 흐름 속, 개인의 억울함을 놓치지 않았다
사건의 의뢰인은 기소 통보를 받고 큰 충격에 빠진 채 김무룡 변호사를 찾아왔다.
자신은 정말 아파서 해당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은 정상적인 환자였을 뿐인데, 하루아침에 40여 명이 얽힌 조직적 보험사기 범행의 가담자로 이름이 올라가 있었기 때문이다.
김 변호사가 이번 사건을 마주하며 가장 우려했던 지점은 바로 수사기관이 내세우는 거대한 범행 구조에 개인의 억울함이 묻히는 상황이었다.

그는 "대형 공범 사건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전체 피고인이 비슷한 혐의로 묶여 개별 피고인의 구체적 사정이 충분히 심리되지 않는 상황"이라며, "'개별 피고인의 사정을 다수의 흐름에 묻히게 하지 말자'는 것을 최우선 원칙으로 세웠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방대한 기록 속에서 찾아낸 '결정적 틈'
수만 페이지에 달하는 사건 기록을 검토하던 김 변호사는 직감적으로 검찰 측 증거 구조에 문제가 있음을 포착했다. 검찰의 핵심 증거는 병원을 압수수색하며 확보한 진료기록부, 물리치료대장, 외출외박대장 등이었다.
서류를 면밀히 살피던 그의 눈에 결정적인 허점이 선명하게 드러났다.
압수수색 영장 원문에 기재된 50명의 환자 명단에 의뢰인의 이름이 없었던 것이다.
당시 수사기관은 영장 대상자가 아닌 의뢰인의 자료까지 병원 원장으로부터 임의제출 받는 형식으로 확보해 증거로 제출한 상태였다.
누군가에게는 수많은 기록 중 하나로 스쳐 지나갈 수 있는 서류였지만, 김 변호사는 이 사실이 재판의 판도를 바꿀 핵심임을 즉시 간파했다.
영장 범위를 벗어난 압수물은 증거능력이 없고, 이를 기초로 수집된 모든 증거 역시 '위법수집증거'가 되어 효력을 상실한다는 형사법의 대원칙을 꿰뚫어 본 예리한 통찰력이었다.

감정에 호소하기보다 '법리'로 승부한 전략적 판단
재판을 준비하며 의뢰인은 "나는 진짜 아파서 입원했는데 왜 재판을 받아야 하느냐"며 억울함을 토로하고 사실관계를 다투고 싶어 했다.
하지만 김 변호사의 시선은 더 높은 곳을 향해 있었다.

단순히 사실관계를 다투는 것보다 증거 자체의 적법성을 무너뜨리는 것이 훨씬 확실하고 강력한 방어선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불안해하는 의뢰인에게 이 전략이 법원에서 관철될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점을 차분히 설명하고 설득했다.
감정 호소에 기대지 않고 무죄를 이끌어낼 가장 확실한 법리를 선택한 그의 판단은 재판 과정에서 강력한 무기가 되었다.

검찰 반격을 무너뜨린 집요함, '임의제출'의 허점을 파고들다
재판 과정에서 검찰 역시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설령 영장 집행에 하자가 있었더라도, 해당 서류들은 병원 원장의 자발적인 '임의제출'로 적법하게 수집된 증거라는 논리를 들고나온 것이다.
이에 맞서 김 변호사는 치밀하게 설계된 '두 축의 전략'으로 검찰 논리를 무력화했다.
첫째, 압수수색 영장 기재 범위와 의뢰인의 관계를 명확히 짚어냈다.
의뢰인의 이름은 애초에 영장 집행 대상에 없었으므로, 그의 진료기록 등을 가져간 것 자체가 영장 없이 수집된 명백한 '위법수집증거'라는 점을 명확히 한 것이다.
둘째, 검찰의 '임의제출' 주장마저 완벽히 차단했다.
김 변호사는 압수수색 영장 원문, 집행 당시 작성된 서류, 병원 원장의 진술 등을 밤낮없이 교차 분석하여 당시의 실제 경위를 정밀하게 재구성했다.
그 결과, 압수수색 집행 당시 경찰이 병원 원장에게 영장 범위 밖의 환자 자료까지 임의제출 대상에 포함된다는 취지를 설명하거나 자발적인 동의를 구했다는 '객관적 증거가 전혀 없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방대한 기록 속에서 흐트러짐 없이 수사기관의 빈틈을 엮어내어 검찰의 논리를 완벽히 차단한 순간이었다.

치밀함이 증명한 '영장주의'의 승리
2025년 11월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은 의뢰인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김 변호사의 주장을 온전히 받아들여, 영장에 기재되지 않은 피고인들에 대한 자료가 위법하게 수집되어 증거능력이 없다고 판시했다. 불법적으로 수집된 증거가 배제되니 자연스레 공소사실을 인정할 수 없게 된 것이다.
김 변호사는 이 사건을 "영장주의의 원칙이 지켜낸 무죄"라고 평가하며, 억울한 상황에 놓인 이들에게 조언을 남겼다.
"수십 명이 함께 기소된 사건에서 개별 피고인의 권리는 스스로 목소리를 높이지 않으면 묻히기 쉽습니다. 변호인이 그 목소리가 되어야 합니다. 기소가 곧 유죄가 아니며, 증거 하나를 제대로 들여다보는 것이 무죄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무고한 사람을 지키기 위해 기록을 파고드는 것'이 변호사의 본질임을 증명해 낸 김무룡 변호사.
그의 치밀함과 집요함이 만들어낸 이 무죄 판결은, 꼼꼼한 증거 분석이 얼마나 큰 힘을 발휘하는지를 보여주는 선명한 사례로 남게 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