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전당 전기로 가상화폐 채굴한 직원, 징계로 끝났지만 사실 '이 죄'로 처벌될 수 있다
예술의전당 전기로 가상화폐 채굴한 직원, 징계로 끝났지만 사실 '이 죄'로 처벌될 수 있다
건물 지하에서 몰래 가상화폐 채굴한 예술의전당 직원
사적인 목적으로 회사 물품 사용해 상당한 손해 입혔다면 "절도죄"

지상에서 관객들이 예술을 즐기는 사이, 예술의전당 지하에선 직원 A씨의 비밀스러운 작업이 이뤄지고 있었다. 컴퓨터와 그래픽 카드 등을 가져다 놓고 벌인 작업은, 황당하게도 가상화폐 채굴이었다. /예술의전당 홈페이지⋅연합뉴스⋅게티이미지코리아⋅편집=조소혜 디자이너
공연과 전시로 유명한 예술의전당. 지상에서 관객들이 예술을 즐기는 사이, 지하에선 직원 A씨의 비밀스러운 작업이 이뤄지고 있었다. 컴퓨터와 그래픽 카드 등을 가져다 놓고 벌인 작업은, 황당하게도 가상화폐 채굴이었다.
8일, YTN 보도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말부터 두 달간 서예박물관 지하에서 밤새 채굴기를 돌렸다. 직원들의 발길이 뜸하고 CC(폐쇄회로)TV도 없는 장소였기에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다. 예술의전당 전기료가 줄줄이 새어나가는 동안 그는 약 60만원 상당의 가상화폐를 채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최근 순찰을 하던 직원에게 발각됐다. 이로 인해 예술의전당 측으로부터 정직 2개월 처분을 받고, 전기와 물품(모니터)을 무단으로 사용했다는 등의 이유로 약 30만원도 뱉어냈다.
예술의전당 관계자는 8일 로톡뉴스와의 통화에서 "A씨의 행동은 개인의 문제고 (가상화폐 채굴) 자체가 불법은 아니라고 판단했다"며 "그렇기 때문에 내부 징계로 사안을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직장의 자원을 개인적으로 사용한 일. A씨의 경우, 내부징계로 끝났지만 이를 보고서 함부로 따라 해서는 안 된다. 법적으로 위험할 수 있는 행동이기 때문이다.
변호사들은 법적으로 위 행동이 절도죄에 해당할 수 있다고 봤다. 절도죄는 타인의 물건을 훔쳤을 때 성립하고, 이것이 인정되면 6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법률 자문

'변호사 도이현 법률사무소'의 도이현 변호사는 "업무 관련성 없이 회사 물건을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하는 행위는 엄밀히 말해 절도죄에 해당한다"고 했다. 회사 물품은 어디까지나 회사 소유이고, 직원의 업무를 위해 마련된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하면 '절도죄'가 될 수 있다는 취지다.
그렇다면 회사 물건의 '범위'는 어디까지일까. 우리 민법 제98조(물건의 정의)는 유체물과 더불어 전기도 물건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눈에 보이는 실제 물건뿐만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전기와 수도 등의 경우에도 '물건'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A씨의 경우 예술의전당 소유의 모니터뿐 아니라 전기도 사용했기 때문에 절도죄 적용이 가능하다. '변호사 박세훈 법률사무소'의 박세훈 변호사 역시 "전기도 재물로 간주되기 때문에 절도죄"라고 했다.
그러면서 박 변호사는 "특히 근무시간 외에 컴퓨터 등을 이용해 채굴행위를 한 것은 명백한 절도"라고 봤고, 도이현 변호사 역시 "채굴행위가 업무와 관련 없는 것이 명백하기 때문에 절도죄로 기소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이번 경우 업무 목적 외로 사용했더라도 손해가 경미하다고 판단해 문제 삼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변호사들은 입을 모았다.
종합해보면, A씨는 내부 징계로 넘어갔지만 다음 누군가는 그렇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