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린 돈 1500만원 갚았더니… 주식 기회비용 내놓으라는 전 남친의 황당한 요구
빌린 돈 1500만원 갚았더니… 주식 기회비용 내놓으라는 전 남친의 황당한 요구
투자 기회비용 청구, 법적으로 가능할까?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헤어진 연인 간의 금전 문제가 도를 넘은 협박으로 번지며 법적 분쟁의 중심에 섰다. 한때 연인이었던 두 사람은 이제 '투자 기회비용'이라는 황당한 청구서와 '수사관 행세'라는 압박을 무기로 서로를 겨누고 있다.
모든 사건의 시작은 헤어지자는 연인을 붙잡고 싶었던 한 여성의 거짓말이었다. 그녀는 작년 9월, 관계를 되돌리고 싶은 마음에 "임신했다"는 허위 사실을 알렸다. 금전적 요구는 없었다. 심지어 제3자를 사칭해 자신이 자살을 시도해 병원에 있다는 식의 극단적인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결국 거짓말로 쌓아 올린 위태로운 관계는 오래가지 못했다. 두 사람은 최근 짐을 교환하기 위해 만났고, 그 과정에서 여성은 실제로 약과 술을 먹고 자살을 기도했다. 깨어난 뒤에도 경찰에 신고하는 등 갈등은 극으로 치달았다. 한때 사랑을 고백했던 두 사람은 이제 고소와 손해배상 청구를 저울질하는 사이가 됐다.
1500만원 갚았더니... "주식 기회비용 내놔라" 황당 요구
문제는 돈에서 터져 나왔다. 여성은 과거 남성에게 빌렸던 1500만 원을 최근 모두 갚았다. 채무 관계는 깨끗이 정리된 셈이다.
하지만 남성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그는 "그 돈을 주식이나 코인에 투자했다면 얻었을 기회비용"을 주장하며 추가적인 이자를 내놓으라고 요구하기 시작했다. 여성은 이 대화 내용을 모두 녹음해뒀다.
남성의 요구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그는 여성에게 의무가 없는 카드 사용 내역과 통장 입출금 내역까지 요구하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여성은 심리적 압박감에 못 이겨 일부 자료를 카카오톡으로 보내기도 했다.
압박은 점점 노골적으로 변했다. 남성은 마치 자신이 수사관이라도 된 듯 "가해자(여성)는 피해자(남성)에게 ~~를 하였습니다. 맞습니까?"라는 식의 문자를 지속적으로 보냈다.
여성은 결국 "이런 행위가 공갈 협박에 해당하지 않느냐"며 변호사들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변호사들 "명백한 공갈·협박 소지... 그러나 거짓말은 약점"
변호사들은 남성의 행위가 공갈죄나 협박죄에 해당할 소지가 충분하다고 입을 모았다.
법무법인 명륜 오지영 변호사는 "차용금을 전액 변제했음에도 주식 투자 기회비용을 이유로 추가 이자를 요구하는 것은 법적 근거가 없는 부당한 요구"라며 "이를 관철하기 위해 해악을 고지하며 압박했다면 공갈죄(형법 제350조) 또는 협박죄(형법 제283조)가 성립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수사관 행세를 하며 보낸 문자 메시지와 금전 요구 녹취록은 이를 뒷받침하는 강력한 증거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여성 역시 법적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 과거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했던 '거짓 임신'과 '허위 자살 소동'은 남성에게 심각한 정신적 고통을 준 행위로 평가될 수 있다.
법무법인 창세 박영재 변호사는 "과거 임신 허위 진술, 제3자 사칭 등은 민사상 손해배상(민법 제750조 불법행위) 청구 가능성을 남긴다"고 지적했다. 형사 처벌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지만, 남성이 정신적 피해에 대한 위자료를 청구할 경우 방어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변호사들은 공통적으로 감정적 대응을 멈추고 객관적 증거를 확보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