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사위원 명단 유출?" 청주 꿀잼도시 특혜 의혹 시청 압수수색
"심사위원 명단 유출?" 청주 꿀잼도시 특혜 의혹 시청 압수수색
입찰방해·공무상비밀누설 혐의 정조준
단순 징계 넘어 형사처벌 국면으로

청주시 꿀잼도시 사업의 입찰 정보를 유출한 공무원에 대해 경찰이 압수수색에 나서며 본격적인 형사처벌 절차에 돌입했다.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청주시가 야심 차게 추진한 ‘꿀잼도시 사업’이 특혜 의혹에 휩싸이며 사법기관의 강제 수사 선상에 올랐다. 경찰은 해당 사업의 입찰 과정에서 내부 정보가 특정 업체에 조직적으로 유출된 정황을 포착하고 대대적인 압수수색에 나섰다.
충북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3일 오전, 청주시청 제2임시청사 내 관광과와 정보통신과를 대상으로 압수수색을 단행했다. 경찰은 이번 사업의 핵심인 푸드트럭 운영 등 행사 관련 업체 2곳에도 수사관을 보내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이번 수사의 핵심 인물은 청주시청 소속 A 팀장이다. A 팀장은 꿀잼도시 사업 참여를 희망하는 특정 업체 측에 내부 제안서 정보와 심사위원 명단을 사전에 공유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앞서 박승찬 청주시의원(더불어민주당)은 A 팀장과 업체 대표가 입찰 관련 내용을 긴밀히 논의한 문자메시지 내역을 공개하며 특혜 의혹을 제기했다. 행정안전부 역시 감찰을 통해 사안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A 팀장에 대한 중징계와 수사 의뢰를 요구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충북도는 지난달 A 팀장에 대해 정직 3개월의 징계 처분을 의결했다.
경찰은 압수수색 영장에 입찰방해와 공무상비밀누설 혐의 등을 적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단순히 행정적 징계로 끝날 사안이 아니라, 형법상 범죄 요건을 충족한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공정한 경쟁은 없었다”... 입찰방해죄 성립 가능성 농후
법조계에서는 A 팀장의 행위가 형법 제315조에서 규정하는 '입찰방해죄'에 해당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보고 있다. 입찰방해죄는 위계 또는 위력, 기타의 방법으로 입찰의 공정을 해할 때 성립한다.
특히 담당 공무원이 특정 업체에 제안서 정보나 심사위원 명단을 넘겨준 행위는 다른 참여 업체들의 공정한 경쟁 기회를 원천적으로 박탈하는 '위계'에 해당한다. 대법원은 적법하고 공정한 경쟁 방법을 해치는 상태를 발생시키는 것만으로도 이 죄가 성립한다고 판시하고 있다(대법원 2007. 5. 31. 선고 2006도8070 판결).
실제로 과거 판례를 보면, 담당 공무원이 수의계약 체결 과정에서 공사 예정가격을 미리 알려준 행위에 대해 입찰의 공정성을 해친 것으로 보아 엄중한 법적 잣대를 들이댄 사례가 존재한다(대법원 2008. 3. 14. 선고 2006도7171 판결).
A 팀장이 직접 낙찰 결과를 조작하지 않았더라도, 특정 업체가 유리한 위치에서 제안서를 작성할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한 것 자체가 이미 입찰의 공정성을 심각하게 훼손했다는 것이 법률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직무상 비밀 누설, '2년 이하 징역' 처해질 수도
A 팀장에게 적용된 또 다른 핵심 혐의는 '공무상비밀누설'이다. 형법 제127조는 공무원이 법령에 의한 직무상 비밀을 누설할 경우 2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법리적으로 '직무상 비밀'이란 실질적으로 비밀로서 보호할 가치가 있고, 외부로 공개되지 않은 사실을 의미한다. 입찰 제안서의 세부 내용이나 심사위원 명단은 공정한 심사를 위해 철저히 비공개로 유지되어야 하는 정보이므로 이에 부합한다.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공무원이 업무 처리 중 알게 된 정보를 특정인에게 임의로 알려주는 행위는 그 자체로 누설에 해당한다(대법원 2015. 11. 12. 선고 2015도9123 판결). A 팀장의 경우, 입찰 업무 담당자로서 지켜야 할 비밀 엄수 의무를 저버리고 업체와 유착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수사 결과에 따라 A 팀장은 입찰방해죄와 공무상비밀누설죄의 상상적 경합(하나의 행위가 여러 죄에 해당하는 경우)으로 처벌받을 수 있으며, 이는 정직 3개월이라는 행정 징계와는 별개로 무거운 형사처벌로 이어질 전망이다.
경찰 수사 향방은? “조직적 가담 및 대가성 여부 주목”
경찰은 이번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자료를 토대로 A 팀장과 업체 간의 유착 관계를 집중적으로 파헤칠 계획이다. 특히 정보 제공의 대가로 금품이나 향응이 오갔는지, 혹은 상급자의 묵인이나 지시가 있었는지 등 조직적 가담 여부로 수사가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청주시는 이번 사태로 인해 '꿀잼도시'라는 브랜드 이미지에 상당한 타격을 입게 됐다. 공공사업의 투명성을 확보해야 할 공무원이 오히려 비리의 몸통으로 지목되면서, 향후 재판 과정에서 양형 결정 시 공직 사회의 신뢰를 저해한 점이 불리한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경찰 관계자는 "압수물 분석을 마치는 대로 관련자들을 차례로 소환해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확인할 예정"이라며 "입찰 공정성을 해치는 행위에 대해 엄정하게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