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은 파업인가? 파업이 아닌가?⋯ 어느 쪽이든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 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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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파업인가? 파업이 아닌가?⋯ 어느 쪽이든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 몫'

2020. 01. 20 18:01 작성
조하나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one@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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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교통공사 노조, 21일 첫차부터 전면적 업무거부 선언

공사 "불법 파업 행위" vs. 노조 "파업 행위 아니다"

서울 지하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의 노동조합이 20일 서울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서울교통공사 노조는 사측이 지난해 11월부터 12분 늘린 기관사 근무시간을 원상회복하지 않으면 예고한 대로 오는 21일 첫차부터 전면적 업무 거부에 들어가겠다고 밝혔다. /서울교통공사 노동조합

서울 지하철 1~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 노동조합(노조)이 21일 첫차부터 전면적 업무거부에 들어간다고 20일 밝혔다. 전체 승무직 3250명 중 2830명(87%)이 업무거부를 예고하고 있어, 설 연휴를 앞두고 교통대란이 예상된다.


갈등은 '승무시간 12분 연장'에서 시작됐다. 공사 측은 지난해 11월 열차 운전시간을 기존 평균 4시간 30분에서 4시간 42분으로 늘렸는데, 노조는 이것이 근로기준법 위반이라며 맞서다 이번 '업무거부'까지 이어졌다.


그런데 이번 업무거부를 놓고 노사 양측이 '사소해 보이지만 아주 중요한' 법적 다툼을 시작했다. 이번 업무거부가 파업인지 아닌지에 대해서다.


사측 "파업이고, 불법파업이다" vs. 노조 "업무 거부일뿐, 불법파업 아니다"

서울교통공사 측은 노조의 이번 업무거부를 '파업(쟁의행위)'으로 규정하고 있다. 그 토대에서 "불법파업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노조는 '쟁의행위'가 아니라 "부당한 업무지시에 대한 거부일 뿐"이라는 입장이다.


파업 여부가 중요한 건 불법파업에 참가할 경우 노조원 개개인이 불이익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이번 '전면적 업무거부'는 파업 찬반 투표도 거치지 않았다. 일반적으로 투표 없이 파업에 들어가면 절차적 흠결이 있는 쟁의행위가 돼 '불법 파업'으로 인정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하지만 노조는 "파업 자체가 아니므로, 불법파업이라는 말이 성립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별도 보도자료를 통해 "파업이 아니라, 부당한 운전업무지시의 거부"라며 "용어의 혼동이 없도록 요청드린다"고 까지 당부했다.


노조 측 주장의 근거 : 비정상적인 운영에 대한 거부 ≠ 파업

노조가 이번 업무거부를 파업이 아니라고 규정하는 데에는 근거가 있다. 사측이 먼저 부당한 업무지시를 내렸기 때문에 그것에 따르지 않은 것이라는 논리다.


우리 법원은 "이미 회사가 정상적인 운영을 하지 않고 있다면 농성행위 등으로 운영을 방해했다 하더라도 그것을 쟁의행위로 볼 수 없다"는 취지로 판결하고 있다. 쟁의행위란 정상적인 영업 행위를 방해하는 행위인데, 쟁의행위에 들어가기 전에 이미 비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었다면 애초부터 성립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런 취지에서 노조는 "(우리 법원은)불법·부당성이 큰 업무지시의 경우 노동자가 그것을 따르지 않은 건 쟁의행위가 아니라고 판결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사측 주장의 근거 : 정상적인 운영에 대한 방해 = 파업

사측은 전혀 다르게 보고 있다.


서울교통공사가 운영 중인 서울 지하철 1~8호선은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었으니, 그 운영을 방해했다면 쟁의행위라고 주장한다.


대법원은 1991년 "사실상 관행에 의하여 통상 이루어지고 있는 연장근로의 거부는 업무의 정상적인 운영을 저해하는 것으로써 쟁의행위에 해당한다"고 판시한 바 있다. 대법원은 "그러므로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에서 정한 소정의 절차를 거친 이후에 쟁의행위를 행하여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런데 이번 노조의 업무거부는 찬반표결도 없었다. 쟁의행위에 들어가기 전 거쳐야 하는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것이다. 그래서 사측이 "그러므로 '불법 파업'"이라고 주장한 것이다.


파업이든, 파업이 아니든 '교통대란'은 확실시

사측은 이번 사건을 "불법파업이다"라고 말하고, 노조측은 "합법적인 업무지시 거부"라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어느 말이 맞든 지하철을 이용하는 시민 입장에서 달라지는 것은 없다. 교통대란으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이 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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