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층 가족 기다렸다 칼부림⋯층간소음 분쟁, 어디서 형사 범죄로 바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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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층 가족 기다렸다 칼부림⋯층간소음 분쟁, 어디서 형사 범죄로 바뀌나

2025. 10. 14 14:01 작성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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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 소음은 민사

"죽인다"는 협박죄, 흉기 들면 특수범죄

갈등이 범죄로 바뀌는 순간들

층간소음 갈등 끝에 아래층 남성이 위층 가족에게 흉기를 휘둘러 참극이 벌어졌다. /셔터스톡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참극이 시작됐다. 층간소음 문제로 몇 달간 갈등을 빚어온 아래층 남성이 위층 가족을 기다렸다가 흉기를 휘둘렀다. 층간소음 갈등이 끔찍한 범죄로 비화한 순간이다. JTBC 보도에 따르면, 피의자는 범행 후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전해졌다.


쿵쿵대는 발소리, 시끄러운 음악 소리는 처음엔 이웃 간의 민사상 손해배상 문제로 시작한다(민법 제750조). 하지만 감정의 골이 깊어지면 어느 순간 돌이킬 수 없는 형사 범죄의 영역으로 넘어간다. 그 경계는 어디일까.


1단계: 말이 칼이 될 때 (협박죄·스토킹죄)

갈등이 범죄로 바뀌는 첫 신호는 '말'이다. 단순히 감정 섞인 욕설을 넘어 상대방에게 공포심을 일으킬 만한 해악을 구체적으로 알리는 순간, 협박죄가 성립할 수 있다.


판단은 구체적 상황에 따라 엇갈린다. 층간소음으로 다투다 인터폰에 대고 "죽인다"고 말한 행위는 전후 사정을 고려해 무죄가 선고되기도 했다(대전지방법원 2021고정452). 하지만 우편함에 "당신에게 최대 고통을 선사할 것"이라는 편지를 남긴 남성에게는 징역 6개월의 실형이 선고됐다(광주지방법원 2021고단1651).


반복적인 항의 자체가 범죄가 되기도 한다. 층간소음을 이유로 인터폰으로 계속 전화해 욕설을 퍼붓는 행위는 스토킹범죄로 인정돼 벌금 500만원이 선고된 사례가 있다(춘천지방법원 원주지원 2022고단1067).


2단계: 몸에 손을 댈 때 (폭행·상해죄)

갈등이 물리적 충돌로 이어지면 폭행죄나 상해죄가 된다. 층간소음으로 다투다 서로를 밀치고 때려 양측 모두 벌금 100만원의 약식명령을 받은 경우가 대표적이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20가단5127633).


여기에 '위험한 물건'이 더해지면 죄는 더 무거워진다. 흉기나 망치뿐 아니라 주변의 단단한 물건도 포함될 수 있다. 칼을 들고 "모가지를 찔러버릴까"라고 위협한 남성은 특수협박죄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창원지방법원 2024고단175).


마지막 단계: 살의를 품을 때 (살인미수·살인죄)

13일 의정부에서 벌어진 엘리베이터 칼부림 사건처럼, 층간소음 갈등은 가장 끔찍한 범죄인 살인으로까지 이어진다.


살인의 고의는 반드시 계획적인 의도가 있어야만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자신의 행동으로 상대가 죽을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인식하고도 행동했다면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죄(또는 살인미수죄)가 성립한다.


춘천지방법원은 야밤에 고함을 지른다는 이유로 위층 주민의 집에 침입, 고무망치로 머리를 수차례 내리쳐 두개골을 함몰시킨 남성에게 법원은 살인미수죄를 인정해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2020고합130).


또한, 층간소음을 이유로 위층 부부를 정글도와 등산용 칼로 살해한 남성에게는 살인죄가 적용돼 무기징역이 선고됐다(광주고등법원 2022노1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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