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혼 8개월 만에 파경, 위자료 폭탄 맞을까?…경제력 없는 대학생 아내의 고민
사실혼 8개월 만에 파경, 위자료 폭탄 맞을까?…경제력 없는 대학생 아내의 고민
10살 연상 남편과 결혼 8개월 만에 이혼 선언한 대학생 아내
남편 "소송하겠다" 통보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결혼식을 올리고 신혼의 단꿈에 젖어있어야 할 8개월 차. 하지만 A씨의 결혼 생활은 이미 회의감으로 가득 찼다. 10살 많은 직장인 남편과 대학생인 자신 사이에 놓인 '미래관 차이'라는 벽은 생각보다 높았다. 외도나 폭력 같은 극단적 갈등은 없었지만, A씨는 숨 막히는 답답함을 느꼈다.
결국 A씨는 결혼 7개월 차에 먼저 이별을 고했다. 그로부터 2주 뒤, 남편은 "이혼하고 싶은 마음에 변함이 없느냐"고 물었고, A씨가 그렇다고 답하자 "변호사를 선임해 소송하겠다"는 차가운 답변이 돌아왔다. 남편은 혼인 관계 파탄의 책임이 전적으로 A씨에게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먼저 헤어지자고 하면, 100% 내 잘못인가요?
A씨의 가장 큰 고민은 자신이 '유책배우자(혼인 관계를 파탄에 이르게 한 책임이 있는 배우자)'가 되는지 여부다. 먼저 이혼을 요구했다는 사실만으로 모든 책임을 져야 할까?
변호사들은 '그렇지 않다'고 입을 모았다. 법무법인 도하의 김형준 변호사는 "이혼 의사를 먼저 밝혔다고 해서 곧바로 귀책사유가 생기는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다만 "결혼생활 유지에 문제가 되는 상황이나 행동에 대한 개선 노력을 충분히 하였는지, 상대방의 설득에도 일방적으로 이혼을 고집하는지 여부 등에 따라 일부 위자료가 인정될 여지는 있다"고 덧붙였다.
법률사무소 엘엔에스의 김의지 변호사 역시 "특별한 불법행위(폭력, 외도 등)가 없는 한, 단순 의견 차이나 성격 차이로 인한 관계 종료는 위자료 청구의 근거가 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즉, 관계 파탄의 원인이 무엇인지가 핵심이지, 누가 먼저 말을 꺼냈는지는 부차적인 문제라는 것이다.
경제력 없는 대학생인데…위자료 폭탄 맞을까?
남편이 소송을 예고한 만큼, A씨는 위자료 액수에 대한 걱정이 크다. 경제적 능력이 없는 대학생 신분으로 거액의 위자료를 감당해야 할 수도 있다는 불안감 때문이다.
이에 대해 법무법인 숭인 임은지 변호사는 "위자료가 인용되지 않거나 아주 적은 금액만 인정될 것으로 보인다"며 "몇백만원에서 천만원 정도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법무법인 승원 한승미 변호사 역시 "혼인 기간이 짧은 점, 법률혼이 아닌 사실혼인 점, 의뢰인의 경제적 사정이 좋지 못한 점 등을 고려했을 때 위자료가 아예 발생하지 않거나 1,000만 원 안팎에서 결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남편이 결혼식 비용이나 신혼여행 비용 등을 거론하며 위자료 액수를 높이려 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법무법인 한일 이재희 변호사는 "남편 입장에서는 결혼식, 신혼여행 등이 전부 무용하게 되었으니 이를 위자료에 반영해달라고 주장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 역시 법원이 여러 사정을 종합해 판단하므로 A씨에게 치명적인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은 낮다는 게 중론이다.
남편 명의 대출 집, 나도 나눠줘야 하나?
재산분할 문제도 남았다. 남편이 결혼 전 대출을 받아 마련한 집에 A씨는 '동거인'으로만 되어 있다. 결혼식 비용과 혼수는 반반 부담했고, 생활비는 각자 관리했다. A씨가 3개월간 50만 원씩 용돈을 받은 것이 전부다.
이 경우 A씨가 남편에게 재산을 나눠줘야 할 의무는 사실상 없다. 법무법인 YK 동탄분사무소 김경태 변호사는 "사실혼 기간 동안 공동으로 형성한 재산에 대해서만 분할 대상이 된다"며 "결혼 전 남편이 대출받아 산 집은 원칙적으로 남편의 특유재산으로 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결혼식 비용과 혼수는 이미 절반씩 부담해 청산이 끝난 것으로 볼 수 있고, 용돈은 생활비 지원 성격이 강해 반환 의무가 없다. 결국 8개월의 짧은 사실혼 기간 동안 두 사람이 공동으로 모은 재산이 없다면 재산분할로 다툴 실익 자체가 없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