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 통보에 폭군으로 돌변한 연인…3중 잠금 장치로 묶어야
이별 통보에 폭군으로 돌변한 연인…3중 잠금 장치로 묶어야
스토킹 신고부터 접근금지 가처분까지…법률 전문가들이 말하는 ‘3중 잠금’ 생존법

A씨의 이별 통보에 상대방은 회사로 찾아가겠다고 협박했다. 해결책은?/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헤어지자.” 그 한마디에 A씨의 세상은 무너졌다. 그날 이후, 휴대전화가 울릴 때마다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고, 밤길 낯선 발소리에도 등골이 서늘해졌다.
사랑했던 연인은 순식간에 돌변해 “네 회사로 찾아가겠다”고 협박했고, A씨의 일상은 공포로 잠식됐다.
보복이 두려워 관계를 끊지도, 이어가지도 못하는 지옥 같은 시간.
연인의 탈을 쓴 가해자로부터 ‘안전하게 이별’하는 것은 모든 피해자의 권리다. 법의 문을 두드린 A씨의 사연을 통해 전문가들이 제시하는 생존법을 알아본다.
돌변한 연인에게서 나를 지키는 '3중 잠금장치'
첫 번째 잠금장치는 모든 증거를 확보하는 것이다.
상대가 보낸 협박성 문자, 카톡 대화, 이메일은 즉시 캡처하고 통화는 녹음한다. 이는 향후 법적 대응의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된다. 확보한 증거는 휴대전화뿐 아니라 클라우드나 외부 저장 장치에 이중으로 백업해 분실과 훼손에 대비하는 것이 철칙이다.
두 번째 잠금쇠는 망설임 없는 112 신고다.
협박이나 원치 않는 연락이 시작된 즉시 112에 알려야 한다. 이때 “스토킹처벌법 위반으로 신고합니다”라고 명확히 밝히는 것이 핵심이다. 원치 않는 연락 자체가 상대방 의사에 반해 불안감과 공포심을 일으키는 명백한 ‘스토킹 범죄(스토킹처벌법 위반)’이기 때문이다. 신고와 동시에 가해자를 100m 이내 접근하지 못하게 하는 ‘긴급응급조치’나 법원을 통한 ‘잠정조치’를 신속히 요청하는 것이 가장 확실한 보호막이다.
마지막은 법원의 ‘접근금지 가처분’으로 거는 최종 잠금이다.
형사 절차와 별개로 신청하는 민사상 조치다. 법무법인 공명 김준성 변호사는 “접근금지 가처분은 위반 시 횟수당 과태료가 부과돼 실효성이 매우 높다”며 “가처분 결정만으로도 상대가 연락이나 접근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경찰의 조치에 법원의 명령까지 더해진 강력한 ‘3중 잠금장치’가 완성된다.
내 연인의 '그 말', 법정에선 이렇게 불린다
변호사들은 이별 후 협박이 단순한 감정싸움이 아닌 명백한 범죄라고 입을 모은다. 법무법인(유한) 한별 김전수 변호사는 “‘회사에 찾아가겠다’는 말은 피해자에게 공포심을 유발하므로 ‘협박죄’에 해당한다”고 분석했다.
캡틴법률사무소 박상호 변호사는 “만약 폭행이나 협박으로 공포심을 일으켜 편지나 물품을 받아냈다면 ‘공갈죄’ 성립도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사랑의 언어가 법정의 언어로 바뀌는 순간이다.
"네가 더 잘못했잖아"...적반하장 협박, 두려워 말라
피해자들은 종종 과거의 다툼을 빌미로 한 보복 고소나, 두려움에 마지못해 연락을 이어간 행위가 되레 스토킹으로 몰릴까 우려한다. 전문가들은 “걱정할 필요 없다”고 단언한다.
과거 사건이 이미 종결됐다면 추가 책임을 질 가능성은 희박하다. 법무법인 반향 정찬 변호사는 “상대방의 협박, 폭언 등 증거가 충분하다면 정신과 진료 기록이 없어도 정신적 피해에 대한 위자료 청구 소송도 가능하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