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와 아빠를 이혼시키고 싶은데, 딸인 제가 할 수 있는 방법은 없나요?"
"엄마와 아빠를 이혼시키고 싶은데, 딸인 제가 할 수 있는 방법은 없나요?"
아빠의 가정폭력에서 벗어나고 싶은 딸 A씨
엄마가 결심하지 않는 이상 이혼 소송 대신할 순 없어
만 18세 이전의 폭력에 대해서는 '아동학대'로 고소 가능

가정폭력에 시달려온 모녀. 부모의 이혼을 진행하고 싶다는데, 딸이 대신할 수 있는 걸까? /게티이미지코리아
A씨에게 아빠는 항상 없어졌으면 하는 존재다. 아빠가 퇴근해 현관문을 여는 순간 집안은 지옥으로 변한다. 집에 와 제일 먼저 하는 일은 엄마를 트집 잡는 일이다. 돈 많이 쓴다고 욕설을 퍼붓고, 죽이겠다며 엄마의 목을 조르는 게 다반사였다. A씨는 초등학생 때 술병으로 엄마를 겁주던 아빠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다.
폭력과 폭언이 일상이 돼 버린 지 15년. 엄마는 아빠와 이혼을 하려 해보기도 했지만 "죽어서 나가라"는 협박에 자포자기한 상태다. A씨는 엄마는 물론 다른 가족을 위해서라도 이런 삶을 계속 살아선 안 된다고 판단했다. 딸인 A씨는 자신이 엄마를 아빠와 이혼시키는 데 어떤 역할을 할 수 없을지 자문했다.
이 사연을 들은 변호사들은 "이혼 당사자가 아닌 자녀가 부모의 이혼소송을 진행할 수는 없다"고 했다. 하지만 "소송이 시작되면 중요한 증인이 된다”고 말했다.
법무법인 승우의 변형관 변호사는 “자녀는 이혼소송의 당사자가 아니다”며 “부모의 이혼문제를 어머니와 적극 논의하고, 어머니가 결심하면 즉시 변호사와 상담해 이혼 절차를 진행하라”고 조언했다.
법률사무소 산성의 박현우 변호사는 “어머니가 이혼을 결심해야 하며, 자녀는 사실관계 정리와 유책 사유 입증 등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사안은 이혼과 더불어 위자료청구 사유에 해당할 것으로 보이며, 위자료와 별도로 재산분할청구도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변호사 채혜선 법률사무소의 채혜선 변호사는 “이혼소송에서 자녀가 미성년자일 경우 법원은 정신적 안정을 위해 될 수 있는 대로 소송에 개입시키지 않는다”며 “그러나 성년 자녀는 유책 사유 입증을 위한 진술, 증언 등을 통해 이혼소송에 일정 부분 관여하게 된다”고 말했다.
법무법인 서상의 박준용 변호사는 “부모의 이혼소송과 별개로 자녀가 자신이 입은 피해에 대해 직접 대응할 수 있는 방법도 있다”고 말한다.
만약 A씨가 18세 이전에 아빠로부터 ‘아동학대’를 받은 사실이 있다면, 이에 대한 증거를 최대한 정리해 고소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때 자녀들은 형사고소뿐 아니라 접근금지, 손해배상 청구 등도 가능하다고 조언했다.
박 변호사는 "여기서 말하는 ‘아동학대’란 보호자를 포함한 성인이 18세 미만 아동의 건강 또는 복지를 해치거나 △정상적 발달을 저해할 수 있는 신체적·정신적·성적 폭력이나 가혹 행위를 하는 것 △아동을 유기·방임하는 것 등을 포함한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