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면부지의 사람이 술 마시고 내 집에 들어와 잤는데, ‘주거침입죄’ 불송치…“이게 뭐야?”
생면부지의 사람이 술 마시고 내 집에 들어와 잤는데, ‘주거침입죄’ 불송치…“이게 뭐야?”
주거침입은 ‘고의’가 있어야 처벌…이의제기해도 결론 바뀌지 않아
민사상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할 수 있으나, 많은 금액이 인정되지는 않아

술 마시고 A씨 집에 잘 못 들어와 잠을 잔 사람을 주거침입죄로 신고했지만, 경찰은 불송치 결정을 내렸다. 왜 그랬을까?/셔터스톡
모닝콜 소리에 기지개를 켜며 거실로 나가던 A씨가 놀라 주저앉을 뻔했다. 웬 낯선 남자가 거실 소파에 널브러져 자고 있었기 때문이다.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고 그를 깨워 물어보니, 옆집 입주민의 직장 동료가 술을 마시고 잘못 들어온 것이었다. 빌라 주인이 옆집 입주민에게 알려준 마스터 번호로 A씨 집 현관문을 열고 들어왔다고 했다.
이에 A씨는 그를 주거침입으로 경찰에 신고했다. 하지만 경찰은 그에게 고의성이 없었다는 이유로 불송치 결정을 내렸다.
A씨는 경찰의 이런 결정이 황당하기만 하다. 이해되지 않는다. 이의를 제기하고, 당사자와 빌라 주인에게 손해 배상도 청구하고 싶다.
변호사들은 주거침입죄는 고의성이 있어야 형사처벌을 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이 때문에 상대방에게 불송치 결정이 내려졌으며, 이의 신청해도 결과가 바뀌지는 않을 것으로 봤다.
법무법인 선승 안영림 변호사는 “주거침입죄는 고의가 있어야 처벌할 수 있는데 피의자가 주거침입의 고의가 없었음을 주장하였고, 주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자료들을 제출해 불송치 결정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어 “A씨가 이의신청하더라도 피의자의 변명을 뒤집을 수 있는 증거자료가 확보되지 않는 이상 결론이 뒤바뀔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법무법인 대환 김상훈 변호사도 “주거침입죄는 ‘고의범’이기 때문에 실수(과실)로 주거 침입한 것은 주거침입죄로 처벌하지 못한다”며 “이의신청을 한다 해도 다른 사실관계가 없다면 결정이 번복될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고 진단했다.
형사 사건이 불송치된다 해도 주거침입자의 민사상 불법행위에 대한 손해 배상은 청구할 수 있다고 변호사들은 말한다. 하지만 법원이 인정하는 손해액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안영림 변호사는 “형사 사건이 불송치 결정되더라도 별도의 민사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며 “상대방에게 집을 잘못 들어간 과실이 있다면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이 인정된다”고 짚었다.
“이 경우 적극 손해(인과관계가 있는 치료비)와 정신적 손해(위자료)에 대한 배상을 청구할 수 있으나, 많은 금액이 인정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그는 부연했다.
옆집 거주민에게 빌라 마스터 번호를 알려준 빌라 주인에게는 손해 배상을 청구하기 어려워 보인다. 법무법인 에스엘 이성준 변호사는 “집주인에 대한 손해배상청구는 기각될 것 같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