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상공개 처벌하자"더니 일반인 아이 사진 박제... 배현진의 모순, 현행법 처벌은
"신상공개 처벌하자"더니 일반인 아이 사진 박제... 배현진의 모순, 현행법 처벌은
배현진 의원, 악플러 대응하며 일반인 아동 사진 박제 논란
본인이 발의한 '신상 공개 처벌법'에 본인이 걸릴 판
현행법 처벌은

배현진 의원이 자신에게 반말 댓글을 단 누리꾼을 향해 "자식 사진 걸어놓고 악플질"이라며 아동의 사진을 공개한 페이스북 댓글 모습.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2026년 1월 28일 방송 장면. /'김종배의 시선집중' 유튜브 캡처
지난 일요일(21일) 오후, 페이스북에 달린 반말 댓글 하나가 도화선이 됐다. 댓글이 달린 지 불과 4분 뒤,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은 해당 누리꾼의 계정에 있던 어린아이 사진을 가져와 자신의 페이스북에 '박제'했다. 아이의 얼굴은 모자이크조차 되지 않은 상태였다.
온라인상 괴롭힘, 이른바 '독싱(Doxing)'을 처벌하자며 법안을 발의했던 국회의원이 정작 자신은 일반인, 그것도 아동의 얼굴을 공개하며 좌표를 찍었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28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김연욱 작가가 출연해 이 사건의 전말과 법적 쟁점을 짚었다.
"악플질" 응징한다며 아동 얼굴 공개
사건의 발단은 지난 일요일 오후 2시 10분경이었다. 배 의원은 페이스북에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 낙마 등 현안을 언급하며 "보복할 경우엔 가만히 있지 않겠다"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약 10분 뒤, 한 누리꾼이 "니는 가만히 있어라"는 반말 댓글을 남겼다.
이에 배 의원은 1분 만에 "내 페이스북 와서 반말 큰소리네"라고 응수하더니, 4분 뒤 충격적인 대응을 했다. 해당 누리꾼의 페이스북 커버 사진에 있던 아동의 사진을 캡처해 댓글로 올린 것이다. 배 의원은 사진과 함께 "자식 사진 걸어놓고 악플질"이라는 코멘트를 덧붙였다.
김연욱 작가는 "모자이크 처리도 없이 얼굴을 그대로 올려서 부적절 논란을 넘어 법적 논란까지 일고 있다"고 전했다.
본인이 낸 법안에 본인이 걸린다?
아이러니한 점은 배 의원이 불과 며칠 전인 지난 1월 14일, 바로 이런 행위를 처벌하기 위한 법안을 대표 발의했다는 사실이다.
배 의원이 발의한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은 이른바 '독싱' 행위를 현행법보다 가중 처벌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독싱이란 특정 표적이 된 타인의 개인 정보를 수집해 온라인에 무단 공개하여 괴롭히는 행위를 말한다.
김 작가는 "배 의원은 법안 제안 이유로 이별, 갈등, 보복 등을 이유로 타인의 사생활 정보를 공개해 불특정 다수의 협박을 유도하는 범죄가 급증하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고 설명했다. 만약 배 의원이 발의한 이 법안이 통과된 상태였다면, 아이러니하게도 배 의원 자신이 법적 처벌 대상이 될 수도 있는 상황인 셈이다.
변호사 "현행법상 처벌은 어려워"... 법의 사각지대
그렇다면 '배현진 법'이 통과되지 않은 현행 법률로는 처벌이 가능할까. 전문가의 견해는 "쉽지 않다"였다.
최새얀 변호사는 방송 인터뷰에서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이 되려면 위반 대상이 개인정보 처리자여야 하는데, 배 의원을 댓글 작성자와의 관계에서 개인정보 처리자로 보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가장 우려되는 아동복지법 위반 여부에 대해서도 최 변호사는 "모자이크 없이 아동 사진을 그대로 올린 점이 문제가 될 순 있겠지만, 법 위반으로 나아가기는 쉽지 않지 않나 생각된다"고 선을 그었다.
명예훼손이나 정보통신망법 위반 적용도 까다롭다. 최 변호사는 "민감 정보이긴 하지만 비방 목적을 갖고 올린 것이 아니라면 법 위반이라고 딱 잘라 말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즉, 도덕적 비난 가능성은 높지만, 현행법의 그물망을 빠져나갈 구멍은 넓다는 것이다.
사진은 여전히 '게시 중'
논란이 확산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배 의원은 해당 사진을 내리지 않고 있다. 김 작가는 "방송 직전 확인해 보니 배 의원이 본인의 프로필 사진은 바꿨지만, 아동 사진은 여전히 게재돼 있었다"고 전했다.
현재로서는 피해 당사자가 경찰에 피해자 보호 조치를 요청하는 것이 유일한 대응책으로 보인다. 김 작가는 "경찰이 배 의원 측에 사진 삭제 등을 요청할 수 있고, 이에 응하지 않을 경우 법적 다툼이 예상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