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호회 여성에 '사랑해' 문자 보낸 남편…성관계 없어도 이혼 사유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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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호회 여성에 '사랑해' 문자 보낸 남편…성관계 없어도 이혼 사유 된다

2025. 07. 28 11:35 작성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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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신뢰 깬 책임" 이혼 사유로 인정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늦은 시각, 남편의 휴대폰에 울린 "사랑해"라는 메시지의 수신자는 아내가 아닌 배드민턴 동호회 여성이었다. 추궁하는 아내에게 남편은 "남자 형님, 동생들에게 보내는 것과 똑같은 의미"라는 황당한 변명을 내놓았다. 아내는 무너지는 마음을 다잡고 가정을 지키기 위해 남편의 사과와 다짐을 믿고 한 번의 기회를 줬다. 하지만 그 약속은 6개월도 채 가지 못했다.


깨진 약속, 다시 시작된 남편의 외도

결혼 생활 내내 남편 A씨는 '마당발'이었다. 배드민턴 동호회, 등산회, 고등학교 동창회 총무까지 맡으며 1년 365일 약속이 끊이지 않았다. 아내는 그저 남편의 활발한 사회생활이라 여겼지만, 동호회 여성과 주고받은 다정한 문자는 아내의 믿음을 송두리째 흔들었다.


"바람은 절대 용서 못 해." 아내가 이혼을 요구하자 남편은 무릎을 꿇었다. 문제가 된 동호회를 탈퇴하고 술자리도 줄이겠다며 눈물로 호소했다. 아내는 마지막으로 한 번 더 남편을 믿어보기로 했다.


그러나 평화는 짧았다. 6개월이 지나자 남편은 다시 잦은 외박과 새벽 귀가를 반복했다. '선거 사무실', '형님 동생'을 핑계 삼았지만, 어느새 새로운 테니스 동호회에 가입해 활동하고 있었다. 잦은 다툼과 거짓말에 아내의 가슴은 새까맣게 타들어 갔다.


결국 아내가 다시 이혼을 결심하자, 남편의 태도는 180도 달라졌다. 그는 "그 여자와 성관계를 갖지 않았기 때문에 법적인 이혼 사유가 안 된다"며 "이미 한 번 용서한 일을 6개월이나 지나서 문제 삼는 건 말이 안 된다"고 큰소리쳤다. 정말 남편의 말대로 아내는 이혼조차 할 수 없는 걸까.


성관계 없어도 '부정한 행위'

법무법인 신세계로의 이재현 변호사는 28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서 "성관계가 없었더라도 이혼 사유가 될 수 있다"고 명확히 했다.


우리 민법 제840조 제1호는 재판상 이혼 사유로 '배우자의 부정한 행위'를 규정하고 있다. 이때 '부정한 행위'는 성관계보다 넓은 개념이다.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부부의 정조의무에 충실하지 않은 일체의 부정한 행위"가 모두 포함된다.


이재현 변호사는 "밤늦은 시간에 특정 여성에게 '사랑해'라는 문자를 보낸 것은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다"며 "기혼자가 이성에게 오해를 살 만한 표현을 쓰는 것 자체가 부부 사이의 신뢰를 깨는 부적절한 행위"라고 지적했다. 따라서 성관계 여부와 상관없이 남편의 행동은 충분히 '부정한 행위'로 인정될 수 있다.


'6개월' 지났어도 괜찮다…'혼인 파탄'이 핵심

그렇다면 '6개월'이 지났다는 남편의 주장은 어떨까. 민법 제841조는 배우자의 부정행위를 용서했거나, 그 사실을 안 날로부터 6개월이 지나면 같은 이유로 이혼을 청구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사연자가 남편을 용서한 시점부터 6개월이 지났기 때문에, '부정한 행위'만을 이유로 이혼을 청구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이것으로 끝이 아니다. 우리 법에는 최후의 보루가 있다. 바로 민법 제840조 제6호, '기타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다.


이 변호사는 "남편의 외도 후 가정을 지키려 노력했지만, 남편이 약속을 어기고 반성하지 않는 태도로 일관해 부부 관계가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파탄에 이르렀다면 제6호 사유로 이혼 청구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남편의 거짓말과 반복되는 행동으로 인한 아내의 정신적 고통, 그리고 이미 돌이킬 수 없게 된 부부 관계 자체가 이혼의 '중대한 사유'가 되는 것이다. 결국 남편의 주장은 법정에서는 통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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