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증 시스템 선별 적용해 무면허 운전 방치한 킥보드 업체, 전국 최초 검찰 송치
인증 시스템 선별 적용해 무면허 운전 방치한 킥보드 업체, 전국 최초 검찰 송치
경기남부경찰, ‘무면허 방조’ 혐의 적용
직영점만 면허 확인하고 대리점은 제외

전동 킥보드 운전 관련 단속 첫날 /연합뉴스
경기남부경찰청 교통과는 면허 인증 절차 없이 전동 킥보드 등 개인형 이동장치(PM)를 대여한 업체 A사와 그 대표를 무면허운전 방조 혐의로 입건해 검찰에 송치했다고 13일 밝혔다. 이는 전동 킥보드 대여업체에 대해 무면허 운전을 방치한 책임을 물어 검찰에 넘긴 전국 최초의 사례다.
이번 수사는 지난해 10월 인천 송도에서 발생한 중학생들의 무면허 킥보드 사고 이후, 대여업체의 면허 확인 의무를 강화해야 한다는 사회적 요구에 따라 진행됐다. 경찰은 지난해 11월 한 달간 관내에서 무면허 운전 단속 건수가 가장 많았던 A사를 대상으로 수사를 벌여왔다.
“면허 확인 기술 알고도 미적용”... 선별적 운영이 부른 결과
수사 결과에 따르면, A사는 면허 인증 시스템을 전 지역에 도입할 수 있는 능력이 충분함에도 불구하고 이를 선별적으로 적용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본사가 직접 관리하는 직영 지역에서는 앱을 통한 면허 인증 과정을 거치게 했으나, 대리점이 운영하는 지역에서는 해당 시스템을 가동하지 않은 채 기기를 대여해 왔다.
경찰은 이러한 운영 방식이 무면허 운전자가 킥보드를 이용할 수 있는 구조를 지속적으로 제공한 것이라고 보았다. 특히 2024년 경기남부 지역에서 발생한 PM 사고 651건 중 약 38%(248건)가 18세 미만 청소년에 의한 사고라는 점은 업체의 관리 부실이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이어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부작위 방조’ 법리 적용... 법적 쟁점과 향후 전망
경찰은 A사의 행위에 대해 ‘부작위에 의한 방조’ 혐의를 적용했다. 이는 법적 작위의무가 있는 자가 마땅히 해야 할 안전 조치를 하지 않음으로써 타인의 범죄를 용이하게 한 경우 성립한다.
- 작위의무의 인정: 경찰은 A사가 위험한 이동 수단을 대여하는 사업자로서 무면허 운전을 방지할 법적·조리상 의무가 있다고 판단했다.
- 고의성 입증: 직영 지역에서 이미 인증 시스템을 운영했다는 사실은 업체가 무면허 운전의 위험성을 인지하고 있었음을 뒷받침하는 핵심 근거가 됐다.
- 처벌의 한계: 도로교통법상 무면허 운전의 법정형은 20만 원 이하의 벌금이나 구류 등에 해당한다. 형법상 방조범은 정범보다 무겁게 처벌할 수 없으므로 실제 업체에 내려질 형량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 송치는 최소한의 안전조치를 소홀히 한 업체에 엄정히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며 “업계 전반의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상징적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