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린 월급 달라 항의했더니 '업무방해' 적반하장 고소…법률가 "무고죄 가능, 순서가 중요"
밀린 월급 달라 항의했더니 '업무방해' 적반하장 고소…법률가 "무고죄 가능, 순서가 중요"
CCTV가 핵심 증거…'업무방해' 무혐의 입증이 최우선 과제. 변호사 비용·정신적 피해보상은 별도 민사소송으로 다퉈야

A씨가 밀린 월급을 받으러 갔다가 사장으로부터 업무방해 혐의로 고소당해, 되레 피의자가 됐다./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월급 떼인 것도 억울한데…사장의 '역고소', 법적 쟁점과 대응 전략은?
밀린 월급을 받으러 갔다가 하루아침에 '피의자'가 됐다. '정당한 항의였다'는 주장과 '난동을 피웠다'는 사장의 엇갈린 진술 속, 억울하게 업무방해 혐의로 고소당한 근로자는 어떻게 자신의 결백을 증명하고, 빼앗긴 권리를 되찾을 수 있을까.
법률 전문가들의 조언을 통해 '적반하장 역고소'의 대응 시나리오를 단계별로 재구성했다.
"난동 없었다" vs "업무방해"…CCTV가 가를 운명
사연의 핵심은 근로자의 항의가 형법상 '업무방해'에 해당하는지 여부다. 업무방해죄가 성립하려면 폭행이나 협박 등 사람의 의사를 제압할 만한 '위력'을 사용해야 한다. 근로자는 난동이 없었다고 주장하는 반면, 대표는 이를 문제 삼아 고소했다.
캡틴법률사무소 박상호 변호사는 "어떠한 유형력의 행사도 없었다면 본 사안을 업무방해죄로 평가하기란 무리가 있다"고 선을 그었다. 결국 진실 공방의 열쇠는 당시 상황이 녹화된 CCTV가 쥐고 있는 셈이다.
법률사무소 새율의 최성현 변호사는 "CCTV 영상을 통해 업무방해 혐의가 허위임이 입증된다면, 무고죄로 맞고소가 가능하다"며 객관적 증거 확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무고죄' 맞고소, 타이밍이 관건이다
대표의 고소가 명백한 허위라고 판단된다면, 근로자는 '무고죄'로 맞고소를 검토할 수 있다. 무고죄는 타인을 형사처벌 받게 할 목적으로 허위 사실을 신고했을 때 성립하는 중범죄다.
하지만 변호사 다수는 '성급한 맞고소'를 경계했다. 법률사무소 조이 윤관열 변호사는 "경찰이 증거를 확인한 후 혐의없음 처분이 내려지면, 그때 무고죄 고소를 진행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조언했다.
JY법률사무소 이재용 변호사 역시 "현 단계에서 무고죄로 고소하더라도 수사기관은 업무방해 혐의부터 판단해야 한다"며 "우선 본인의 혐의를 벗는 데 집중해야 할 시기"라고 강조했다. 자신의 결백이 입증된 후에야 상대방의 '고의성'을 문제 삼기 용이하다는 전략적 판단이다.
억울함 푸는 비용, 변호사비는 누가 내나
법적 다툼에는 비용이 따른다. 억울하게 고소당한 근로자가 변호사를 선임했다면 그 비용은 누구에게 청구할 수 있을까. 이 질문에 변호사들은 원칙적으로 형사사건의 변호사 비용은 상대방에게 물릴 수 없다고 입을 모았다.
법무법인 오른 백창협 변호사는 "형사 사건의 변호사 선임료는 상대에게 전가할 수 없고, 통상 합의가 진행되면 합의금에 포함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민사소송을 통해 일부 돌려받을 길은 열려있다. 리라법률사무소 김현중 변호사는 "상대에게 무고죄가 인정된다면 변호사 비용 정도는 손해배상청구를 통해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즉, 형사 절차와 별개로 민사상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해야 한다는 의미다.
임금체불에 우울증까지…'정신적 피해' 보상의 길
이번 사안의 근로자는 임금체불로 인해 이미 '우울증 중증' 진단을 받은 상태였다. 여기에 억울한 고소까지 당하며 정신적 고통이 가중됐다. 이러한 '보이지 않는 피해'도 보상받을 수 있을까.
법률 전문가들은 '가능하다'고 답했다. 법무법인 OOO의 김경태 변호사는 "허위 고소로 인한 정신적 손해배상도 함께 청구 가능하며, 우울증 진단서는 정신적 피해를 입증하는 중요한 증거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법무법인 베테랑 오승윤 변호사 역시 "변호사 비용은 민사소송을 통해 받을 수 있는데, 당연히 정신적 피해보상도 포함되고 여기서 우울증 진단 자료는 유용하게 사용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결국 이 싸움의 핵심은 '순서'다.
① CCTV 등 객관적 증거로 '업무방해' 무혐의를 먼저 입증하고,
② 이를 근거로 '무고죄' 형사고소를 진행하며,
③ 마지막으로 이 모든 과정에서 발생한 변호사 비용과 정신적 피해를 '민사소송'으로 청구하는 3단계 전략이 필요하다.
억울함에 앞서 성급히 맞고소하기보다, 차가운 이성으로 자신의 결백부터 증명하는 것이 가장 빠른 길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