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방이 허위 내용 '변호인 의견서' 제출…무고죄로 고소할 수 있다? 없다?
상대방이 허위 내용 '변호인 의견서' 제출…무고죄로 고소할 수 있다? 없다?
허위 내용의 변호인 의견서 제출한 상대방
"무고죄로 고소해 법적 책임 묻고 싶어"
변호사들 "무고죄 적용 어렵다" 이유는?

허위 내용의 변호인 의견서를 재판부에 제출한 상대방. A씨는 거짓말을 일삼는 상대방 B씨를 무고죄로 추가 고소하려고 한다. 과연 가능할까? /게티이미지코리아·편집=조소혜 디자이너
A씨는 금전 문제로 다투는 와중에 친구 B씨에게 맞았다. 단지 B씨에게 빌려 간 돈을 갚으라고 요구한 것뿐이었는데, 주먹을 휘둘렀다. 사과도 없었다. 이에 A씨는 B씨를 고소했고, 이 일로 재판을 받게 된 B씨. 그런데 재판 과정에서 B씨는 거짓말을 일삼았다. 자신이 학창 시절부터 B씨를 오랫동안 괴롭혔다며, 자신의 행동은 정당방위라는 식의 주장이었다.
A씨는 황당하기만 하다. 자신은 B씨를 괴롭힌 적이 없다. 하늘에 맹세할 수도 있다. 물론 어릴 적에 딱 한 번 싸운 적은 있지만, 이미 화해도 한 일이었다. 그런데 변호사를 통해 해당 사건을 이렇게 꾸며낼 줄은 꿈에도 몰랐다.
물론, B씨의 변호사는 의뢰인의 이야기만 듣고 썼을 테니 어쩔 수 없었을 거다. 하지만 거짓말을 하는 B씨에게 꼭 벌을 주고 싶다. 이에 무고(誣告)죄로 추가 고소할 예정이다. 더욱이 B씨 측이 제출한 의견서를 재판부가 보게 될 경우, A씨에 대한 신뢰도는 떨어지고 도리어 B씨에게 유리한 판결이 나올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를 막기 위해서라도 움직여야 할 것 같다.
A씨의 이런 생각에 대해 변호사들은 B씨가 무고죄로 처벌되긴 어려워 보인다는 입장을 밝혔다. B씨의 행동은 A씨를 처벌받게 할 목적으로 신고한 것이 아니라, 단지 재판부에 의견서를 제출한 것뿐이기 때문이다.
형법상 무고죄(제156조)는 다른 사람을 '형사 처벌 등을 받게 할 목적'으로 경찰서 등 공무소(공공기관) 또는 공무원에 대해 '허위로 신고'했을 때 성립한다. 특히 객관적인 진실에 반하는 허위 사실임을 알면서도, '고의'를 가지고 이같은 행위를 했어야 한다.
법무법인 혜안의 안병찬 변호사도 "변호인 의견서를 재판부에 제출한 것은 A씨를 고소하거나 신고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무고죄와 무관하다"며 "B씨에게 무고죄를 적용하긴 어렵다"고 했다.
법무법인 선승의 안영림 변호사도 "변호인 의견서 제출은 A씨가 형사처분 등을 받게 할 목적이 아니었다"며 "또한 B씨 변호인 입장에서는 피고인 B씨가 얘기한 내용을 사실이라 믿고 기재했을 것이기 때문에 허위 사실에 대한 인식도 없었다고 보인다"고 했다.
그렇다면 A씨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이에 대해 법률사무소 사유의 이상호 변호사는 "변호인 의견서에 대하여 반박하는 취지의 의견서를 작성해 B씨 사건을 맡고 있는 재판부에 제출하면 될 것 같다"고 했다.
법률사무소 원탑의 권재성 변호사도 "변호인 의견서에 사실과 다른 내용이 있다면 이를 반박하는 내용의 의견서를 제출하라"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