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년자인 줄 몰랐다" 즐톡성매매, 가중처벌 피한 '스모킹 건'의 정체
"미성년자인 줄 몰랐다" 즐톡성매매, 가중처벌 피한 '스모킹 건'의 정체
아청법 위기서 ‘일반 성매매’로 감경된 이유
결정적 증거는 피고인이 직접 켠 ‘녹음기’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성매매 사건에서 상대방의 미성년자 여부를 인지했는지는 처벌 수위를 가르는 결정적 잣대다.
대구지방법원 안동지원에서 선고된 판결(2020고합51)은 이와 관련해 법원이 '고의성' 여부를 어떻게 엄격히 판단하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성매수 혐의로 기소된 남성이 직접 기록한 ‘녹취 파일’이 재판의 향방을 완전히 뒤바꿔 놓은 사건이다.
피고인 A씨는 지난 2020년 3월 22일 새벽, 안동시의 한 교회 주차장에서 채팅 앱 ‘즐톡’을 통해 만난 여성 B양과 성관계를 가졌다.
당시 A씨는 B양에게 대가로 150,000원을 지급했다. 하지만 이후 B양이 미성년자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A씨는 일반 성매매보다 훨씬 처벌 수위가 높은 ‘아청법 위반(성매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사건의 핵심은 A씨가 성관계 당시 B양이 미성년자임을 인지하고 있었느냐는 점이었다. 검찰은 A씨가 미성년자임을 알고도 성매수를 했다고 판단했으나, A씨는 “상대방이 성인인 줄 알았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이 과정에서 A씨가 처음 만남부터 헤어질 때까지 상황 전체를 녹음한 파일이 법정에 제출되며 반전이 시작되었다.
“나이 말한 적 없는데?” 번복된 진술과 b스모킹 건 ‘녹음 파일’
재판 과정에서 가장 먼저 주목받은 것은 피해 여성 B양의 진술 변화였다. B양은 초기 경찰 조사에서 A씨에게 자신의 나이를 말했다고 주장했으나, A씨가 제출한 녹취 파일이 등장하자 태도를 바꿨다.
녹취록에는 두 사람이 만난 시점부터 헤어질 때까지 B양이 자신의 나이를 언급한 내용이 전혀 포함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결국 B양은 법정에서 “나이를 말했다고 생각했는데 녹취록을 보니 말하지 않은 것 같다”며 기존 진술을 번복했다. 또한 B양은 “즐톡은 미성년자가 가입할 수 없어 프로필에 성인 나이를 입력했을 것”이라며, A씨가 본 프로필 상의 나이가 23세였다는 점도 사실상 시인했다.
이러한 객관적인 증거들은 A씨의 주장에 강력한 설득력을 부여했다. 재판부는 A씨가 B양의 프로필 나이를 확인했고, 실제 대화 과정에서도 나이를 인지할 만한 정황이 없었다는 점을 확인했다.
즉, A씨에게 미성년자 성매수에 대한 ‘고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결론에 도달한 것이다.
법원 ‘미성년자 인식’ 증거 부족, 일반 성매매만 인정
대구지방법원 안동지원 형사부는 A씨에 대해 당초 기소된 ‘아청법 위반’ 혐의 대신, ‘성매매 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성매매)’ 혐의만을 인정하여 벌금 200만 원을 선고했다.
미성년자 성매수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가 인정되었지만, 성매매 행위 자체는 명백한 사실이기에 내려진 결정이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B양을 미성년자로 인식했다는 점을 입증할 증거가 부족하다”며 “피고인이 촬영하거나 녹음한 파일들이 오히려 피고인의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다”고 판시했다.
다만, 성매매가 사회 전반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이 큰 만큼 그에 상응하는 벌금형 처분이 불가피하다고 덧붙였다.
본 판결은 수사기관의 판단과 달리 객관적인 녹취 자료를 통해 고의성이 부정될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로, 법적 방어권 행사 시 물적 증거의 중요성을 보여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