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이중국적? 순수 독일인?…이이경 협박범 국적에 따라 갈리는 체포 시나리오
한국인? 이중국적? 순수 독일인?…이이경 협박범 국적에 따라 갈리는 체포 시나리오
한국계 독일인이라면 처벌 가능성↑
순수 독일인은 '산 넘어 산'

경찰이 배우 이이경을 협박한 독일인의 신원을 특정하기 시작했다. /연합뉴스
배우 이이경이 자신을 협박하고 허위 사실을 유포한 A씨에 대해 강력한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A씨가 독일인이라는 점을 고려해 직접 독일 현지에서 고소장을 제출하겠다는 강수까지 뒀다.
수사는 이미 급물살을 탔다. 경찰은 최근 법원으로부터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A씨의 포털사이트와 SNS 계정 IP 추적에 나서는 등 본격적인 신원 특정에 돌입했다.
범죄자가 해외에 체류 중이라는 사실만으로 수사는 난항을 겪기 십상이다. 하물며 A씨가 한국 국적이 없는 순수 외국인이라면, 수사기관은 법의 국경이라는 복잡한 난관에 봉착하게 된다. A씨의 국적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법적 시나리오를 면밀히 분석해봤다.
시나리오 1. A씨가 '한국계 독일 이중국적자'라면? "한국인과 똑같다"
가장 유리한 시나리오는 A씨가 한국 국적과 독일 국적을 모두 가진 '이중국적자'인 경우다.
우리 국적법상 이중국적자는 대한민국 국민으로 취급된다. 형법 제3조는 "대한민국 영역 밖에서 죄를 범한 내국인에게도 우리 법을 적용한다"는 '속인주의' 원칙을 천명하고 있다. 즉, A씨가 독일 베를린 한복판에서 범죄를 저질렀어도 한국 형법으로 처벌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 경우 한국 경찰은 직접 수사에 나설 수 있다.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인터폴 적색수배를 내리거나, A씨가 한국 땅을 밟는 즉시 공항에서 체포하는 것도 가능하다.
시나리오 2. A씨가 '순수 독일 국적자'라면? "국제 공조만이 살길"
상황이 가장 복잡해지는 건 A씨가 한국 국적이 전혀 없는 '순수 독일인'일 때다.
물론 우리 형법 제6조는 외국인이 외국에서 한국인에게 죄를 지은 경우에도 우리 법을 적용한다고 규정하고 있다(보호주의). 한국 법원에 재판권이 있다는 얘기다.
문제는 신병 확보다. 독일은 자국민을 다른 나라로 보내지 않는 '자국민 불인도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한국 경찰이 아무리 A씨를 잡고 싶어도, 독일 정부가 "우리 국민은 우리가 알아서 하겠다"고 나오면 강제로 데려올 방법이 없다.
결국, 이 경우에는 '국제형사사법공조'를 통해 독일 경찰이 대신 수사해주길 기다리거나, A씨가 제 발로 한국에 들어오기를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이이경 측이 "독일에 직접 가서 고소하겠다"고 한 것도 이런 현실적인 어려움을 고려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시나리오 3. A씨가 '한국 국적 독일 거주자'라면? "강제 송환 가능성"
마지막으로 A씨가 한국 국적자이면서 독일 영주권만 가진 '재외국민'인 경우다. 이때는 시나리오 1과 마찬가지로 '속인주의'가 적용되어 한국 경찰이 수사 주도권을 쥘 수 있다.
게다가 A씨는 독일 국민이 아니므로, 독일 정부에 범죄인 인도 청구를 통해 강제 송환을 요청할 명분도 생긴다. 독일 입장에서도 외국인 범죄자를 굳이 자국에 데리고 있을 이유가 없기 때문에 협조적일 가능성이 높다.
결국 경찰이 영장을 통해 확보하게 될 A씨의 신원 정보가 이번 수사의 성패를 가를 첫 단추가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