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맡긴 가방을 엉뚱한 손님에게 준 가게 주인, 그 가방을 잃어버린 손님
내가 맡긴 가방을 엉뚱한 손님에게 준 가게 주인, 그 가방을 잃어버린 손님
가게에 맡겼던 가방⋯다른 손님에게 건넨 주인
변호사들 "형사처벌받게 하는 건 어려워⋯'고의' 인정되지 않을 것이기 때문"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는 가능⋯CCTV 등 증거 확보가 중요

식당에서 귀중품이 든 가방을 잃어버린 A씨. 미리 가게 주인에게 특별히 부탁하며 가방의 맡겼었기 때문에 '분실'은 상상도 못 한 일이었다. /게티이미지코리아·편집=조소혜 디자이너
식당에서 귀중품이 든 가방을 잃어버린 A씨. 미리 가게 주인에게 특별히 부탁하며 가방을 맡겼었기 때문에 '분실'은 상상도 못 한 일이었다. 알고 봤더니 주인이 다른 손님 B씨를 A씨로 착각하면서 벌어진 일이었다. 술에 취해 가게를 떠나려는 B씨에게 주인이 가방을 넘겨준 것.
다행히 B씨와 연락이 닿았지만, 문제는 오히려 복잡해졌다. B씨는 "그때 너무 취해서 아무것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그 가방이 어디 있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아마도 그날 가방을 잃어버린 것 같다고 한다.
가방에 있던 귀중품은 가격도 가격이지만, A씨에게 추억이 담긴 물건이었다. 잃어버리지 않기 위해 맡겼는데, 결국 없어졌다는 점에서 A씨는 화가 난다. 다행히 가게의 CC(폐쇄회로)TV에는 가게 주인에게 A씨가 가방을 맡긴 점, 가게 주인이 가방을 엉뚱한 B씨에게 건넨 점 등은 증명이 가능하다.
상심한 A씨. 그는 가게 주인 및 B씨를 상대로 책임을 물을 수 있는지 궁금하다.
변호사들은 "가게 주인이나 B씨에게 형사책임을 묻기는 어렵다"고 봤다. 절도죄 등으로 형사처벌하는 데 있어서 필요한 '고의'가 인정되지 않을 것이라는 이유에서였다.
법률사무소 파운더스의 하진규 변호사는 "가게 주인과 B씨 모두 절도죄 등 범죄에 대한 고의가 없어 보인다"며 "형사처벌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구체적으로 "가게 주인이 고의가 아닌 착오로 가방을 건네준 것으로 보인다"는 게 법률사무소 원탑의 권재성 변호사의 의견이었다. B씨에 대해서도 원앤파트너스 법률사무소의 조대진 변호사는 "고의가 아니라 술에 취한 상태에서 실수로 가방을 가지고 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대신 변호사들은 "민사소송을 통해 가방 및 귀중품에 대해 금전적인 배상을 받으라"고 조언했다. 우리 민법은 고의가 아닌 과실이라도 타인에게 손해를 끼쳤다면 이를 배상하도록 하고 있다(제750조). CCTV로 가방 및 귀중품을 맡긴 점을 증명할 수 있다는 게 A씨에게 유리한 상황이라고 했다.
하진규 변호사는 "민사적으로 손해가 발생한 것은 명확하다"며 "사건과 관련된 CCTV, 대화 내용 등을 확보해 증거자료로 제출하라"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