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몰랑~ 그냥 죽어' 댓글 썼다가 2년 만에 검찰 송치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아몰랑~ 그냥 죽어' 댓글 썼다가 2년 만에 검찰 송치

2025. 09. 28 10:30 작성
조연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yj.jo@lawtalknews.co.kr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스포츠 선수 '마녀사냥' 비꼬려다 모욕죄 피의자로

법률 전문가들 “합의가 최선, 안되면 벌금형 유력”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2년 전 무심코 쓴 '아몰랑~ 그냥 죽어'라는 댓글 한 줄이 A씨에게 검찰 송치라는 날벼락으로 돌아왔다.


한 스포츠 선수를 둘러싼 인터넷 '마녀사냥'에 환멸을 느껴 던진 비꼼의 한마디가 그를 형사 피의자로 만든 것이다. 순간의 감정 표현은 어떻게 2년 만의 법적 책임으로 현실화됐을까.


"마녀사냥 지겨워 비꼰 것 뿐" 2년 만에 날아온 소환장

사건은 2023년 7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구설에 휘말린 스포츠 선수에 대한 비난 여론이 인터넷을 뒤덮었다.


A씨는 사실관계 확인도 없이 한 사람을 매장하려는 듯한 '사이버 마녀사냥' 분위기에 답답함을 느꼈다.


그는 이런 대중의 맹목성을 비꼬기 위해 일부러 과격한 표현을 사용해 댓글을 달았다. "어차피 내 일도 아닌데 그냥 징역 50년 받아~ㅎㅎ"라며 조롱 섞인 말을 덧붙였다.


그렇게 댓글은 기억 속에서 잊혔다.


하지만 2년이 지난 2025년 9월, A씨는 경찰로부터 모욕죄 혐의로 조사를 받으라는 연락을 받았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기자들이 주도하는 마녀사냥 분위기가 답답해 비꼰 것일 뿐, 선수를 모욕할 의도는 없었다"고 항변했다.


동시에 "피해자 입장에서는 충분히 기분 나빴을 수 있다. 다음부터 조심하겠다"며 반성의 뜻도 내비쳤다. 그러나 사건은 경찰의 기소 의견으로 서울중앙지검에 송치됐다.


'죽어라'는 비꼼, 풍자인가 모욕인가 법의 매서운 눈

A씨의 댓글은 과연 단순한 '풍자'일까, 아니면 처벌 대상인 '모욕'일까. 법률 전문가들은 A씨의 표현이 모욕죄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다고 입을 모은다.


형법 제311조의 모욕죄는 '공연히 사람을 모욕한 경우' 성립한다. 법원은 '모욕'을 사람의 사회적 평가를 떨어뜨릴 만한 경멸적 감정의 표현으로 본다.


법무법인 태강의 정재영 변호사는 "'죽어라', '모기·파리 같다'는 표현은 특정인의 인격적 가치를 경멸하는 것으로 비쳐 모욕적 요소가 인정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법률사무소 유(唯)의 박성현 변호사 역시 "표현이 다소 과격하고 상대방을 비하하는 뉘앙스를 담고 있어 모욕죄로 판단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비록 사회 현상을 비꼬려는 의도였더라도, 표현 방식이 특정인의 인격을 해충에 빗대거나 죽음을 언급하는 등 경멸적 감정을 담고 있다면 법의 심판대를 피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벌금 100만원이냐, 전과 없는 기소유예냐…A씨의 선택지는?

검찰 송치 소식에 A씨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징역형' 가능성이다.


하지만 변호사들은 "실형 가능성은 사실상 없다"고 잘라 말한다.


법무법인 에스엘 이성준 변호사는 "동종 전과가 없고 단 1회 댓글이라면, 유죄가 인정되더라도 통상 30만 원에서 100만 원 내외의 벌금형이 선고될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이 제시하는 최선의 시나리오는 피해자와의 '합의'다.


모욕죄는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히면 사건이 그대로 종결되는 '반의사불벌죄'이기 때문이다.


법무법인대한중앙 조기현 변호사는 "피해자와 합의만 되면 사안은 '공소권 없음'으로 바로 종결된다"고 강조했다.


만약 합의가 어렵다면, 검찰 단계에서 선처를 구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


변호사들은 ▲진심 어린 반성문 제출 ▲댓글 작성 경위와 사회적 맥락을 설명하는 변호인 의견서 제출 ▲초범이라는 점 강조 등을 통해 '기소유예' 처분을 노려볼 수 있다고 조언한다.


기소유예는 혐의는 인정되지만 재판에 넘기지 않는 처분으로, 전과 기록이 남지 않아 벌금형보다 당사자에게 유리하다.


순간의 감정이 부른 소환장 '표현의 자유'와 '인격권' 사이

결국 A씨는 피해자와의 합의를 시도하며 동시에 검찰 처분에 대비해야 하는 현실적인 기로에 섰다. 온라인 공간에서 순간의 감정으로 쓴 글이 언제든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수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달은 것이다.


한 법률 전문가는 A씨의 상황에 대해 "법정에서는 풍자의 의도보다 경멸적 표현 그 자체가, 사회 비판보다는 피해자가 입은 인격적 상처가 먼저 고려된다"며 "온라인의 감정 배설은 결국 언젠가 날아올 청구서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고 냉정하게 짚었다.

나만 모르는 일상 법률 상식, 매일 아침 배달해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