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공판 기소, 구약식 기소? '옛것'[舊]이라는 뜻이 아닙니다
구공판 기소, 구약식 기소? '옛것'[舊]이라는 뜻이 아닙니다
검찰, '패스트트랙 충돌' 국회의원 무더기 기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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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4월 26일 나경원 원내대표 등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사법개혁특위가 열리는 국회 회의실 앞에 드러누워 이상민 위원장 등 참석자 진입을 막는 모습이다. 이 사건을 수사한 검찰은 황교안 대표와 더불어 여야의원 28명을 기소했다. /연합뉴스
2020년 근무일 첫날이었던 지난 2일. 국회의원들이 대거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이 지난해 국회 패스트트랙 국면에서 있었던 국회법 위반 사건을 정리한 것이다.
검찰은 이날 국회의원 94명에 대해 사법처리 결과를 발표하면서, 세 가지 분류법을 적용했다. 구공판 기소(18명), 구약식 기소(11명), 기소유예(65명). 기소란 "재판에 넘긴다"는 의미인데 그 앞에 붙은 구공판, 구약식은 무슨 말일까.
기소는 검찰이 법원에 재판을 신청하는 행위다. 재판에는 크게 정식재판이 있고 약식재판이 있는데, 검찰은 법원에 재판을 청구하면서 "어떤 형식의 재판을 열어달라"고 요구할 수 있다.
정식재판을 열어달라고 청구하는 행위가 구공판이다. 정식 재판을 의미하는 공판(公判)을 구(求)한다는 말이다. 검찰은 형량이 무겁거나 죄질이 나쁜 범죄에 대해서는 정식재판을 청구한다.

지난해 4월 25일 당시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와 한국당 의원, 보좌진들이 국회 의안과 앞에서 경호권발동으로 진입한 국회 경위들을 저지하며 헌법수호를 외치는 모습이다. /연합뉴스
검찰이 법원에 약식재판을 열어달라고 요청한다면 구약식 기소라고 한다. 구공판⋅구약식 앞에 붙은 접두사 '구'는 "청구한다"할 때 그 '구(求)'자다. 실무적으로 검찰은 벌금 500만원 이하로 처리될 것이 확실한 사건의 경우 약식재판을 청구한다.
우리 형사소송법(제448조)은 '약식명령을 할 수 있는 사건'을 열거하고 있는데 벌금 이하의 사건에 대해서만 적용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법원은 공판절차없이 약식명령으로 피고인을 벌금, 과료 또는 몰수에 처할 수 있다."
약식재판도 재판이다. 이에 따른 벌금형도 형벌에 해당하므로 확정되면 피고인은 전과자가 된다.
약식 재판을 받을 정도도 되지 못하는 범죄는 어떻게 할까. 검찰의 선택지 중에는 '기소유예(起訴猶豫)'도 있다. 불기소처분의 일종으로, 말 그대로 기소를 유예하는 것이다.
기소가 이뤄지지 않기 때문에 아예 형사재판 절차에 들어가지 않는다. 따라서 형사재판의 유죄판결을 전제로 하는 전과도 생기지 않는다. 한 마디로 검찰이 봐준다는 처분에 가깝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