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 고소, 무고죄 두렵나요? 변호사 27인의 일치된 답변
성추행 고소, 무고죄 두렵나요? 변호사 27인의 일치된 답변
'증거부족 무혐의'와 '고의적 허위'는 천지차이
변호사비 배상의 진실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강제추행으로 고소하려는데, 만약 증거가 부족해 무혐의가 나오면 어떡하죠? 상대방이 저를 무고죄로 역고소하고, 그 사람 변호사 비용까지 물어줘야 하나요?"
성범죄 고소를 앞두고 터져 나오는 흔한 두려움이다.
이에 법률 전문가 27인은 입을 모아 "'증거 불충분 무혐의'가 곧바로 '무고죄'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단언했다. 핵심은 '고의로 허위 사실을 꾸며냈는지' 여부이며, 변호사 비용 배상 책임 역시 별개의 문제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
"무혐의 나왔다고 바로 무고죄? 천만의 말씀"
강제추행 고소 결과가 '증거 불충분 무혐의'로 나왔다는 사실만으로 고소인이 무고죄로 처벌받을 가능성은 희박하다. 다수의 변호사들은 무고죄의 성립 요건이 매우 까다롭다고 강조한다.
김기윤 변호사는 "무고죄는 고의로 허위사실을 꾸며서 수사기관이나 법원에 신고하거나 고소한 경우에만 성립된다"고 설명했다.
즉, 피해를 당했다고 믿을 만한 정황이 있어 진심으로 호소한 것이라면, 최종 결과가 무혐의라도 무고죄는 성립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안영림 변호사 역시 "강제추행 사실이 없음에도 거짓으로 고소하였다는 점이 입증되어야 무고죄가 성립한다"고 못 박았다.
법무법인(유한) 한별의 고용준 변호사도 "실제로 강제추행 피해를 당했다고 믿을 만한 이유가 있었고, 당시 상황이나 감정에 따라 피해 사실을 진술했다면, 결과적으로 무혐의가 되더라도 무고로 처벌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분석하며 섣부른 걱정을 경계했다.
만약 '진짜 무고'라면... 변호사비에 위자료 폭탄 맞을 수도
물론, 고소 내용이 명백한 허위임이 재판을 통해 입증되어 무고죄 유죄 판결을 받는다면 상황은 180도 달라진다. 이 경우 고소인은 형사 처벌과 별개로 만만치 않은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을 질 수 있다.
신선우 변호사는 구체적인 판례를 들어 그 위험성을 경고했다. 신 변호사는 "예를 들어, 허위 강간 고소로 인해 상대방이 지출한 변호사 비용 460만 원 전액을 손해로 인정한 사례가 있으며"라고 언급하며, 다른 유사 사건에서도 500만 원에서 880만 원에 이르는 변호사 비용이 손해배상액으로 인정된 바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판례를 보면, 허위 성범죄 고소 사안에서 적게는 500만 원에서 많게는 3,000만 원까지 다양한 액수의 위자료가 인정되었다"고 덧붙였다.
JY법률사무소 이재용 변호사 역시 "법원은 통상적으로 상대방이 억울한 누명을 벗기 위해 방어권 행사 차원에서 지출한 변호사 선임 비용을 상당인과관계가 있는 적극적 손해로 인정하여 배상 책임을 지우고 있고, 더불어 수사 및 재판 과정에서 겪은 극심한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까지 배상하도록 판결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라고 설명했다.
"형사재판에서 변호사비 자동 배상? 그런 제도는 없습니다"
하지만 무고죄가 인정된다고 해서 상대방의 변호사 비용을 형사 절차에서 자동으로 물어주는 것은 아니다. 법률 전문가들은 이 부분을 명확히 구분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법무법인 감명 신민수 변호사는 "형사사건에서 선임한 변호사비용을 상대측이 대신 지급하는 절차는 없습니다. 따라서 설령 무고죄로 혐의가 적용되어도 상대측 변호사비용을 지급할 의무는 없습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단, 합의금 혹은 이후에 그에 따른 민사소송이나 피해보상등의 절차로 상대측에게 그에 상응하는 비용을 지불할 수는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법무법인 오른 백창협 변호사도 "형사 절차에서 선임한 변호사 비용을 무혐의 처분이 나온 경우 배상하는 규정은 없습니다.
다만 무고가 인정되는 경우라면 합의금에 포함될 수 있습니다"라며, 상대방이 비용을 받기 위해서는 별도의 민사소송을 제기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는 무고죄 유죄 판결이 나와도, 변호사 비용 배상은 별개의 민사 재판을 통해 그 책임과 범위가 다시 결정된다는 의미다.
"진실한 고소가 최선의 방패... 거짓·과장은 금물"
결론적으로 전문가들은 '진실'에 기반한 고소라면 무고죄를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고 한목소리로 조언한다. 오히려 억울함을 풀려다 되레 위기에 처하지 않으려면, 사실만을 일관되게 진술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법무법인 에스엘 이성준 변호사는 "진실에 기반한 고소라면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겪으신 사실에 거짓을 보태지 않고, 있는 그대로 진술하며 고소를 진행한다면 '무고죄' 걱정은 크게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라고 당부했다.
그는 또한 "과장하거나 허위 사실을 추가하지 마십시오. 억울한 마음에 사실을 부풀리거나 없었던 일을 추가하면, 진술의 신빙성 전체가 무너져 불리한 결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최악의 경우 무고의 빌미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라며 사실에 기반한 주장을 거듭 강조했다.
박상현 변호사 역시 "경찰 조사에서는 사건 당시 나는 강제추행을 당한 것으로 인식하였다는 일관된 입장이 필요해보입니다"라고 조언했다. 결국, 억울한 피해를 입었다면 법률 전문가의 조력을 받아 사실관계를 명확히 정리하고 일관된 진술을 유지하는 것이 자신을 보호하는 가장 현명한 방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