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살 여중생 "성관계 300번 했다" 주장에…남성은 "과장된 거짓말" 비웃었지만
14살 여중생 "성관계 300번 했다" 주장에…남성은 "과장된 거짓말" 비웃었지만
중학생과 교제하며 성관계한 남성, 재판서 "피해자 진술은 허구" 주장
법원 "성관계 횟수 과장됐어도, 성관계 사실 자체가 없어지는 건 아냐"
피해자 부모가 나이 고지했음에도 범행

“300번은 비현실적이라 성관계 자체가 없었다”는 피고인의 주장,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셔터스톡
14살 여중생과 교제하며 성관계를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성인 남성 A씨. 그는 법정에서 억울함을 호소하며 피해자의 진술을 문제 삼았다. 피해자가 주장하는 성관계 횟수가 300번으로 비현실적이니, 피해자의 모든 진술이 거짓이라는 논리였다.
하지만 법원은 그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서울고등법원 춘천제1형사부(재판장 이은혜)는 미성년자의제강간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하고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 80시간 등을 명령했다.
"300번 했다는데 믿을 수 있나" vs "삽입 횟수 말한 것"
A씨는 2022년 10월, 지역 축제에서 중학생 B양(당시 14세)을 만나 교제를 시작했다. 이후 그는 자신의 집, B양의 집, 차량, 여행지 펜션 등에서 수차례 B양과 성관계를 맺은 혐의를 받았다.
재판의 쟁점은 성관계 여부였다. A씨는 수사기관부터 법정에 이르기까지 "교제는 했지만, 성관계는 단 한 번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 근거로 내세운 것이 바로 피해자 B양의 진술이었다.
B양은 수사 과정에서 "만나는 동안 약 300회 넘게 성관계를 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는데, A씨는 이를 두고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횟수다. 있지도 않은 일을 꾸며내다 보니 황당한 숫자가 나온 것"이라며 무죄를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의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성관계 횟수를 다소 과장했더라도, 그로 인해 성관계가 있었다는 진술 전반의 신빙성이 부정되는 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특히 재판부는 피해자의 진술 맥락을 꼼꼼히 살폈다. B양은 수사기관에서 "관계는 삽입을 의미한다"고 답했고, 법정에서도 "한 번 만날 때 연속적으로, 시간 간격 없이 여러 번 진행했다"고 진술했다. 즉, B양이 말한 300회는 사정 횟수가 아닌 삽입 행위의 횟수를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할 여지가 충분하다는 것이다.
법원은 어린 피해자가 겪은 공포와 수치심, 그리고 당시 상황을 종합할 때 이 진술이 완전히 거짓이라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나이 몰랐다" 발뺌했지만... 부모와의 통화 녹취에 '덜미'
A씨는 "피해자가 16세 미만인 줄 몰랐다"는 주장도 펼쳤다. 합의하에 성관계를 했더라도 상대방이 만 16세 미만이면 처벌받는 '미성년자의제강간죄'를 피하기 위한 전략이었다.
하지만 이 역시 거짓으로 드러났다. 피해자의 부모는 A씨를 직접 만나 "우리 아이는 2007년생 중학교 3학년이니 만나지 말라"고 경고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피해자 어머니와 A씨의 통화 녹취록에는 "우리 아이는 아직 너무 어리다. 중3을 생각해 봐라"는 내용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재판부는 "통상적으로 중3은 만 14~15세에 해당한다"며 "피고인은 적어도 부모를 만난 시점부터는 피해자의 나이를 명확히 인식했다"고 꼬집었다.
'성인용품 사용' 자필 진술서... 결정적 증거 되다
A씨의 발목을 잡은 또 하나의 증거는 그가 직접 쓴 각서와 진술서였다. 그는 피해자 부모에게 "내가 주도하여 유혹했고 관계를 지속했다", "내 집에서 관계를 몇 차례 하고 성기구를 2차례 사용했다"는 내용의 문서를 작성해 준 사실이 있었다.
A씨는 재판에서 "강압적인 분위기에서 억지로 쓴 것"이라며 증거 능력을 부인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성관계를 한 사실이 없다면, 아무리 강압적이어도 처벌을 받겠다는 내용의 문서를 써줄 이유는 없다"며 이를 배척했다.
또한 피해자가 진술한 성인용품 특징과 실제 A씨가 소지했던 물품이 일치한다는 점도 유죄 근거가 됐다.

법원 "어린 피해자 짓밟고 납득 안 되는 변명만"
항소심 재판부는 1심의 징역 4년을 파기하고 징역 3년을 선고했다. 감형 이유는 알리바이 때문이었다. 2022년 10월 30일 새벽 2시에 성관계를 했다는 공소사실에 대해, A씨가 그 시각 다른 장소(술집)에 있었다는 사진 증거가 제출되면서 해당 날짜 범행만 무죄로 판단된 것이다.
하지만 나머지 범행에 대해서는 엄중한 책임을 물었다. 재판부는 "성인인 피고인이 성적 가치관이 정립되지 않은 만 14세의 피해자를 수차례 간음했다"며 "그럼에도 납득하기 어려운 주장을 하며 범행을 일체 부인하고 피해 회복을 위한 노력도 하지 않았다"고 질타했다.
[참고] 서울고등법원 (춘천)2024노226 판결문 (2025. 6. 5. 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