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앉으면 전화 온다"…알바생 감시하는 사장님, 처벌될까?
"앉으면 전화 온다"…알바생 감시하는 사장님, 처벌될까?
6시간 근무에 휴게시간 '0분', CCTV로 일거수일투족 감시하며 업무 지시 논란

7개월차 알바생이 사장의 CCTV 불법 감시와 휴게시간 미부여로 고통받고 있다. / AI 생성 이미지
7개월 차 알바생의 절규. 고객이 없어 잠시 의자에 앉으려 하면 귀신같이 전화가 걸려 온다. "먼지 닦아라", "재고 파악해줘" 사장의 지시는 쉴 틈을 주지 않는다.
CCTV 불법 감시 의혹 속에 물증 없이도 사장을 처벌하고 빼앗긴 휴식권을 되찾을 수 있을까? 전문가들의 답변을 통해 해결책을 모색한다.
"앉으려고 하면 바로 전화가 와요"…7개월차 알바생의 호소
7개월째 한 매장에서 일하고 있는 A씨. 하루 6시간을 근무하지만 법적으로 보장된 휴게 시간은 단 한 번도 가져본 적이 없다. 동료에게 "고객이 안 계시면 판을 깔고 앉고, 고객이 오시면 일어나서 응대하면 된다"는 말을 듣고 잠시 앉아 쉬는 것이 유일한 위안이었다.
하지만 그마저도 3주 전부터 불가능해졌다. A씨는 "힘들어서 앉으려고 하면 바로 전화가 오더라고요. 아님 톡으로 이것 좀 해줘, 재고 좀 파악해줘, 어디 좀 청소해줘 등등"이라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사장이 CCTV를 통해 자신을 감시하고 있다는 강한 의심이 들었지만, 명확한 물증이 없어 속만 태우고 있었다.
사장의 감시는 노골적이었다. "차로 지나가다 봤는데 복장 잘해", "영상 매장 다 찍어서 보내라"와 같이 사사건건 개입하는가 하면, 다른 직원에게는 시키지 않는 "신발 벗고 올라가서 먼지 닦아라" 같은 궂은일을 시키기도 했다.
A씨는 "딱 앉을 때만 연락이 오는데 CCTV 본다는 물증이 없어요. 증언을 해 줄 사람은 있고, 몇 개월 전부터 사장이 CCTV로 감시해서 업무 지시하는 것 같다는 연락을 꾸준히 다른 알바생이랑 가족 등이랑 했어요"라며 법적 처벌이 가능한지 물었다.
'대기 시간'은 휴식이 아니다…CCTV 감시는 명백한 위법 소지
전문가들은 사장의 행위가 여러 법률을 위반했을 소지가 크다고 입을 모은다. 우선 6시간 근무에 휴게시간 30분을 부여하지 않은 것은 명백한 근로기준법 위반이다.
근로기준법 제54조에 따르면 사용자는 근로시간이 4시간인 경우 30분 이상, 8시간인 경우 1시간 이상의 휴게시간을 보장해야 한다. 이를 위반할 시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A씨가 고객을 기다리며 앉아 있는 시간은 '자유로운 이용이 보장된' 휴게시간이 아니라, 언제든 업무에 복귀해야 하는 '대기시간'이므로 근로시간에 해당한다.
더 큰 문제는 CCTV를 이용한 감시다. 김경태 변호사는 "CCTV를 통한 과도한 감시와 업무 지시는 근로자의 인격권을 침해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윤관열 변호사 역시 "CCTV 설치 목적이 방범이 아니라 근로자 감시로 사용되었다면 이는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에 해당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시설 안전이나 방범 등 본래 목적을 벗어나 근로자 감시와 통제를 위해 CCTV를 이용하는 것은 사생활 및 인격권 침해로, 직장 내 괴롭힘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물증' 없어도 가능?…이렇게 대응하라
A씨처럼 사장이 CCTV 감시 사실을 직접 시인하지 않는 경우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변호사들은 '정황 증거'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직접적인 물증이 없더라도, 감시를 입증할 수 있는 간접적인 증거들을 체계적으로 수집하는 것이 핵심이다.
김경태 변호사는 "사장이 CCTV를 보고 연락한 시점의 통화기록과 문자메시지, 카카오톡 내역을 모두 보관하시기 바랍니다"라며 "특히 앉아있을 때만 업무지시가 온다는 사실을 입증할 수 있는 시간대별 연락 기록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윤관열 변호사 또한 "다른 알바생이나 증인의 진술도 중요한 증거로 활용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의 조언을 종합하면 대응 방법은 다음과 같다.
첫째, 앉으려 할 때마다 업무 지시가 온 날짜, 시간, 내용을 빠짐없이 기록한다.
둘째, 사장과의 통화, 문자, 카카오톡 등 모든 연락 기록을 캡처해 보관한다.
셋째, 동료나 가족에게 실시간으로 상황을 알린 대화 내역을 확보하고, 이들의 증언을 확보한다.
넷째, 사장이 감시 사실을 암시하는 발언("CCTV 봤는데 왜 앉아 있냐" 등)을 할 경우, 대화 내용을 녹음한다.
이러한 증거를 바탕으로 휴게시간 미부여에 대해 즉시 고용노동부에 진정을 제기할 수 있다. CCTV를 이용한 불법 감시에 대해서는 개인정보보호위원회에 신고하거나, 인격권 침해를 이유로 민사상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방안도 가능하다.
